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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이재명 “DJ·노무현도 고통 … 사법 쿠데타”

헌정 사상 첫 제1야당 대표 검찰 출석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조사
“정치검찰에 맞서 이기겠다”
호남 민심·정치권 정국 변화 주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정국이 출렁이고 있다. 제1야당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것은 헌정 사상 최초다. 이를 반영하듯, 여야는 이날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둘러싸고 원색적인 비난전을 펼쳤으며 호남 민심도 향후 정국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날 성남지청에 들어가기에 앞서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소환 조사는 정치검찰이 파 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 있다”며 “무리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늘의 검찰 소환이 유례없는 탄압인 이유는 헌정사상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니다”라며 “이미 수년간 수사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없는 사건을 만드는,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란 세력들로부터 내란 음모죄라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논두렁 시계 등의 모략으로 고통을 당했다”며 “이분들이 당한 일이 사법 리스크였느냐. 그것은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쿠데타였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검찰 공화국의 이 횡포를 이겨내고 얼어붙은 정치의 겨울을 뚫어내겠다. 당당하게 정치검찰에 맞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7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여야는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등 당분간 정국이 출렁일 전망이다. 특히,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사건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일단 정치권에선 검찰이 이 대표를 불구속 상태에서 기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1야당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 대표를 둘러싼 다른 의혹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불구속 기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의혹으로 제기된 뇌물액이 170억 원에 달한다는 점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이 대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다면 국회 본회의의 체포동의안 가결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민주당이 전날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개회한 가운데 현역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호남 민심과 정치권도 이재명 대표의 검찰 소환에 따른 정국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지역 정치권에선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치 보복 성격을 띠고 있다는 반발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이 대표의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민심이 출렁이고 내년 총선 구도도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지역 민심도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 대해 착잡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