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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서른 살 광주시립미술관, ‘처음’을 만나는 두 개의 기증전

# 시립미술관 본관 ‘기증의 시작’전 1부 (15일~5월18일)
1993년 첫 기증작 70점 전시
오지호·박서보·양수아·강용운 등
# 하정웅미술관 ‘씨앗, 싹트다’전 (7월 3일까지)
하정웅 첫 기증작 85점 전시
곽덕준·이우환·전화황·송영옥 등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이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았다. 1992년 최초의 지방 공립미술관으로 문을 연 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출발해 지난 2007년 현재의 자리로 옮긴 후 다양한 전시와 작가 지원 등을 통해 지역미술문화 발전에 힘을 쏟아왔다.

척박했던 초창기 시절, 광주시립미술관은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컬렉션을 갖추고 미술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갔다. 한국의 대표작가들이 작품을 기증했고, 재일 교포 사업가 하정웅 선생이 작품을 대거 기증하면서 풍성한 소장품을 품에 안게됐다.
 

30주년을 맞아 광주시립미술관이 본관과 하정웅미술관에서 두 개의 기증전을 시작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의 출발과 현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 시립미술관 본관 ‘기증의 시작’전 1부 (15일~5월18일)

지역 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열망을 안고 출발한 광주시립미술관의 ‘처음’은 열악했다. 1992년 8월 미술관이 개관했지만 미술관 등록에 필요한 최소한의 작품마저 소장하지 못했다. 뜻있는 지역원로, 중견작가들이 작품을 기증했고 광주예총을 중심으로 한 지역 예술인들이 전국의 주요 미술인들을 찾아다니며 작품 기증을 요청했다.

이들 작품은 광주시립미술관의 첫 번째 기증 컬렉션이 됐고, 1993년 2월 1일 광주시립미술관이 문화체육관광부에 정식 등록된다.

본관 3·4전시실에서 열리는 ‘기증의 시작’전은 미술관의 첫번째 도약을 이끌었던 기증작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획이다. 전시작들은 1980년대와 1990년대 한국미술사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작품들로 근현대 미술의 진수를 감상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전시는 모두 2부로 진행되며 서양화와 조각을 소개하는 1부 전시는 오는 15일부터 5월18일까지 관람객을 만난다. 한국화와 서예를 소개하는 2부 전시는 5월25일~6월26일까지 열린다.

 

 

1부 전시에서는 구상미술, 추상미술, 조각 등 3개 분야로 나눠 70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오지호 작가의 작품으로는 무등산 산자락의 마을을 그린 ‘추경’을 만날 수 있으며 양인옥 작가는 고아한 자태가 인상적인 ‘여인상’을 전시한다.

추상 작품으로는 박서보 작가의 ‘백색 모노크롬 시대’의 대표작인 ‘묘법’, 강렬한 색채가 인상적인 양수아 화백의 ‘무제’, 기하학적인 형태와 면을 강조한 류경채 작가의 ‘염원’ 등이 전시된다. 또 조각가 민복진은 청동으로 제작한 추상작품 ‘아기와 엄마’로 관람객들을 만난다.

 

 

그밖에 강용운·구자승·노의웅·김영중·김재형·김행신·김흥남·문옥자·박상섭·오승우·오승윤·우제길·이두식·이태길·최영훈·최종섭·황영성 작가 등의 작품도 전시된다.

2부에서는 허백련·서세옥·민병갑·이돈흥·신영복 등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 하정웅미술관 ‘씨앗, 싹트다’전 (7월 3일까지)

“하정웅컬렉션은 새로운 만남을 찾아 미래를 향해 힘차게 걷기 시작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평화와 인류애에 찬, 참된 우정과 친선을 풍부하게 공감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1993년 광주시립미술관에 첫번째 기증작품을 전달하며 재일교포 사업가 하정웅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첫해 기증 작품은 212점. 하 선생은 이후 2018년까지 8차에 걸쳐 30여년간 무려 2603점을 기증했고, 미술관은 양적, 질적으로 수준 높은 ‘하정웅컬렉션’을 갖추게 됐다.

하정웅컬렉션은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 ‘광주’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하정웅컬렉션 특별전 ‘씨앗, 싹트다’전은 오는 7월3일까지 열린다. 하정웅 선생의 첫 기증작 중 곽덕준·곽인식·문승근·송영옥·이우환·전화황 작가의 대표작품 85점을 소개하는 전시다. 평화와 안녕, 통일과 화합의 정신이 담긴 컬렉션의 의미와 메세나 정신을 새길 수 있는 기획이기도 하다.

재일 한국인으로 자신의 정체성 문제를 작품으로 표현해온 곽덕준 작가의 ‘레이건 곽’은 작가 자신의 모습과 레이건 대통령의 모습을 합성한 작품이며 시대를 앞서간 전위작가 곽인식의 ‘워크 65’는 다양한 색감이 눈길을 끈다.

현재 단색화로 국내외에서 핫한 작가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이우환 작가의 작품으로는 ‘From line’을 만날 수 있다.

또 인간의 구원 등을 이야기하며 ‘불상 시리즈’ 등을 제작, ‘고뇌와 기도의 화가’로 불리는 전화황의 작품 ‘백제 관음’, 5·18, 히로시마 원폭투하, 베트남 전쟁 등 현실참여적 주제에 천착해온 송영옥의 ‘슬픈 자화상’ 등이 전시중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