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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416세월호 기억 그날을 쓰다

세월호 구술 100권에 담긴 100개의 이야기, 55명 붓글씨로 기록
세종손글씨연구소 회원 참여…목포 신항서 ‘그날을 쓰다’ 전시회
8월 광주, 대전·서울 등서도… 출판사 ‘걷는 사람’ 책으로 발간

‘그날을 말하다-수현 엄마 이영옥’, ‘그날을 말하다-소희 아빠 박윤수’. 책 표지에 적힌 아이의 이름만 봐도 마음이 내려앉는다. 2014년 수현이는 단원고 2학년 4반, 소희는 2학년 1반이었다.

이 책들은 ‘304명의 꿈이 빛이 되어 세상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4·16기억저장소’(소장 이지성) 가 지난 2019년 펴낸 전집 중 일부다. 참사를 온전히 기억하기 위해 기록을 남기고, 남겨진 기록을 역사로 전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4·16 기록저장소’는 세월호 유족, 세월호관련 사람들 100명을 인터뷰해 100권의 책으로 엮은 ‘416 그날을 말하다’를 펴냈다.
 

구술에 참여한 이들은 참사 이전의 삶, 팽목항과 진도에서의 경험, 자녀에 대한 기억, 참사 이후 개인과 가족이 경험한 삶의 변화와 깨달음 등에 대해 담담히 답했다.

‘그날을 말하다’ 100권을 55명의 작가가 읽고 마음을 담아 100작품을 붓으로 써내려갔다.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416세월호 기억 손글씨 전시회 ‘그날을 쓰다’가 올 한해 전국에서 열린다. 전시는 지난 1일 목포 신항 세월호 기억공간(30일까지)과 안산 416민주시민교육원에서 출발해 대전, 옥천, 부산, 서울, 인천 등 전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광주에서는 오는 8월 10일부터 24일까지 광주여성가족재단 전시관에서 열리며 전시를 원하는 지역이나 단체는 요청할 수도 있다.

 

 

참여 작가들은 30여년간 신영복 서체를 연구해온 김성장 소장의 주도로 설립된 세종손글씨연구소 회원들과 신영복 선생의 사상과 활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조직된 ‘사단법인 더불어숲’, 신영복 붓글씨를 좋아하는 글씨모임 ‘서여회’회원 등이다. 세종손글씨연구소는 2017년 남북 평화를 주제로 한 기획전 등 사회적 주제로 전시를 열어왔으며 그동안 세월호, 노무현 대통령, 전태일, 김남주를 주제로 삼았다.

참여작가는 강민숙·강윤도·김미화·김승주·김윤주 등 55명으로 전문 작가라기 보다는 취미로 글씨를 즐기는 평범한 시민들이다. 아르헨티나 한국 학교 파견교사도 있고 어린시절 미국생활을 하다 한국 대학을 다니고 있는 이도 있다.

모두 글씨를 잘 써서 참여한 게 아니라 마음을 보태기 위해 붓을 들었다. 또 스스로 작품 완성까지의 비용을 기부하고 많은 시간 글씨에 몰두해 작품을 빚어냈다.
 

참여자들은 유가족 뿐 아니라 희생을 고발당한 잠수사들, 세월호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피해가 극심했지만 세월호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동거차도 주민들의 구술도 붓글씨로 써내려갔다.

함께 나누는 마음도 이어졌다. 출판사 걷는사람(대표 김성규)은 작품과 구술 부문을 기획편집해 책 ‘그날을 쓰다’를 펴냈으며 ‘잼에스디’는 전시 패널을 후원했다. 또 전시가 펼쳐지는 각 지역에서도 자발적인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글씨로 416을 기억할수 있어 감사합니다. 글씨를 쓰며 이웃의 아픔을 기억하면 나의 아픔도 함께 다독거리는 덤이 따라옵니다. 붓끝을 모으며 마음을 추스렸습니다. 참여 작가들 모두 글씨를 쓰는 시간, 그 시간만큼은 유족의 마음에 다가가는 선명한 기억의 시간들이었을 것입니다. 아픔과 통곡과 의문과 그리고 앞으로 긴 동행의 내일을 위한 다짐의 시간이었으리라 믿으며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김성장 세종손글씨연구소 소장)

이번 전시는 ‘416기억저장소’가 주최했으며 ‘더불어숲’ ‘416연대’가 후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