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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새만금 육상태양광 부지, 끝나지 않는 ‘제강슬래그’ 유해성 논란

군산시민단체 “제강슬래그, 크롬 · 망간 등 검출”
지난 전북보건환경연구원 검사서 ‘중금속 불검출’
‘용출 · 함유량’ 검사 차이…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

 

 

새만금 육상태양광 부지 내 도로 보조기층제로 사용된 ‘제강슬래그’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군산육상태양광은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의 ‘용출 검사’결과를 토대로 “환경 유해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민환경단체는 한국세라믹기술원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함유량 검사’ 결과를 근거로 “중금속이 검출된 제강슬래그를 걷어내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처럼 제강슬래그 유해성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으로 도민들의 불안과 혼란만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전북도, 군산시, 새만금개발청 등 관리·감독기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바다지키기 군산시민행동은 29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에 사용된 제강슬래그에서 망간(Mn)과 크롬(Cr)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 또 현장엔 백탁수(침출수)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제강슬래그가 물과 만나면 화학 반응으로 강알칼리성이 되는데, 이로 인한 백탁수로 물고기가 죽는 등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강슬래그는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폐기물관리법상 일반폐기물로 지정돼 있다. 다만, 해당 법 시행규칙에 따라 적정 기준을 통과하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군산시는 세아베스틸과 무상공급 업무협약을 맺고 제강슬래그 13만여 톤을 사용해 새만금 육상태양광 부지를 메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제강슬래그 유해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지난달 15일 도보건환경연구원이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토양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카드뮴·구리·비소·납·아연·니켈·수은이 기준치보다 낮게 검출됐다.

그러나 이날 단체는 도보건환경연구원과 같은 날 채취한 시료에서 유해 중금속인 망간, 크롬 등이 검출됐다는 한국세라믹기술원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내놨다. 단체는 “도보건환경연구원은 수은, 카드뮴, 비소 등 8가지 중금속을 폐기물 공정시험법에 따라 용출 검사했다. 용출 검사란 지정폐기물과 일반폐기물을 판단하기 위한 시험에 불과하다. 그 결과가 제강슬래그가 무해하다는 것을 입증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유해물질에 대한 전문분석기관의 결과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용출량’을 검사하느냐, ‘함유량’을 검사하느냐의 차이다. 폐기물관리법의 규제를 받는 제강슬래그는 ‘용출 검사’를 하게 돼 있다. 도보건환경연구원이 폐기물 공정시험법에 따라 용출 검사를 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해 중금속 함유량이 많더라도, 폐기물 공정시험법에 따른 용출 검사에서는 미량만 검출되거나 아예 검출되지 않기도 한다. 이로 인해 단체는 용출 검사가 아닌 ‘함유량 검사’를 한 것이다. 즉 ‘안전성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제강슬래그 유해성에 대한 해석이 달라진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세아베스틸은 법률대리인을 선임하는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함유량 검사는 성토나 복토를 했을 때 하는 검사 방법이고, 도로 보조기층용은 법에 따라 용출 검사를 하도록 돼 있다. 검사 결과, 제강슬래그를 도로 보조기층용으로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백탁수 현상과 관련해 “제강슬래그는 도로포장 아래에 사용하기 때문에 바닷물이나 빗물 접촉이 없다. 제강슬래그에 석회 성분이 있어 그런(백탁수) 문제가 나올 수는 있다”라고 했다.

문민주 moonming@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