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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당신이 모르는 엑스포 스토리 ③] 1893년 시카고엑스포 ‘대관람차’로 대성공

대한민국의 미래,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연속 기획
창의적인 대관람차 세계에 퍼뜨린 월드엑스포

 

영국 런던 템스강변의 ‘런던 아이(London Eye)'처럼, 세계 유명 도시나 놀이공원을 가면 대관람차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립국어원은 이 대관람차를 이렇게 정의한다. ‘바퀴 모양의 둘레에 두 명이나 세 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을 여러 개 만들어,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 거대한 회전식 놀이기구.’

 

그런데 이렇듯 일반 명사가 된 대관람차가 탄생한 계기는 월드엑스포였다. 시간은 1893년 미국 시카고엑스포 당시로 돌아간다.

 

시카고엑스포는 미국 의회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연 세계박람회였다. 고종 황제가 13명의 홍보사절단을 보내 ‘대조선’관을 지은 최초로 해외 공식 행사로 알려져 있다.

 

페리스, 자전거 바퀴에서 착안

조직위 퇴짜에도 투자자 유치

엑스포 기간만 160만 명 이용

세계 대도시 상징적 놀이기구로

 

1889년 파리엑스포의 에펠탑이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자, 시카고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이를 능가하는 랜드마크가 절실했다. 이때 교량 건축 전문 엔지니어 조지 페리스가 거대한 철재 바퀴를 회전시켜 끝에 매단 기구에 탑승한 관람객이 풍광을 보는 작품으로 공모에 참여했다.

 

높이 80.4m, 무게 71t에 달하는 페리스의 작품은 자전거 바퀴에서 출발한 획기적인 아이디어였지만, 조직위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퇴짜를 놓았다. 페리스는 동료 기술자들로부터 기술과 안전 보증을 받아 내고, 투자자 유치까지 직접 나서면서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조직위의 승인을 얻었다.

 

 

시카고엑스포 개막 7주 뒤인 1893년 6월, 1000마력을 내는 거대한 증기엔진이 장착된 대관람차가 드디어 완성됐다. 시카고엑스포의 위락시설 지구인 ‘미드웨이 플레이선스’에 자리를 잡았고, 어디서든 보이는 명물이 됐다. 세계 최초로 놀이공원 개념이 도입된 이곳에는 서커스와 음악회, 놀이기구, 카지노, 식당가 등이 1.5km 중앙 도로를 따라 들어섰다.

 

여기에 우뚝 솟은 대관람차는 엑스포 기간 내내 엄청난 무게를 견뎌냈고, 잔고장을 일으키지 않아 미국의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미국인들은 대관람차를 ‘페리스 휠(Ferris Wheel)’이라 불렀고, ‘시카고 휠’ ‘빅 휠’ ‘그레이트 휠’ 등 여러 별명도 얻었다.

 

최초의 대관람차는 시카고엑스포에서 모두 160만 명이 탑승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36개 탑승 기구에 각각 40개의 의자를 설치했고, 입석까지 모두 60명이 탈 수 있었다. 한 번에 최대 2160명을 태우고 20분간 회전하며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대관람차를 앞세워 유흥과 여가를 강조한 시카고엑스포는 대성공을 거뒀다.



 

 

페리스 휠은 계획에 따라 1894년 4월에 해체된 뒤 시카고 북부로 옮겨졌고, 1904년 세인트루이스엑스포로 원정을 가기도 했다.

 

하지만 대관람차를 세상에 내놓은 조지 페리스는 에펠탑을 탄생시킨 에펠과 다른 운명을 맞게 된다. 자신의 지적재산권을 꼼꼼히 챙기며 장수한 에펠과 달리, 페리스는 특허 출원 등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당장 뉴욕의 유원지 운영자들이 대관람차를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운영 수익 분쟁까지 더해져 조직위와 고된 소송전을 해야 했다. 에펠처럼 철도와 철골 구조물에 심취했지만, 그는 큰돈을 벌지도 못하고 1896년 37세에 장티푸스로 숨을 거뒀다.


 

 

 

그러는 사이에 세계에서는 최대 규모 대관람차 경쟁이 벌어졌다. 1895년 런던에서 열린 인도박람회장에 페리스 휠보다 높은 94m ‘그레이트 휠’이 등장해 1906년까지 운영됐다. 이후 세계 도시와 놀이공원, 유원지에서는 크고 작은 대관람차가 가장 흔하고 상징적인 놀이기구로 여겨졌다.

 

시카고는 2016년 미시간호 변 ‘네이비 피어’에 페리스 휠의 명맥을 이어가며 운영하던 대관람차 ‘페리스 휠’을 철거한 뒤 첨단 장비를 갖춘 새로운 ‘센테니얼 휠(Centennial Wheel)’의 탄생을 세계에 알렸다.

 

2030부산엑스포가 현실이 된다면 어떤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첨단 상징 시설이 세계를 놀라게 할지 사뭇 궁금해 진다.

 

※ 공동 기획 : (사)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