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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교황청 장관에 유흥식 대주교…한국 성직자 첫 임명, "교황 방북 주선 노력"

 

 

"민족·종교 구분 없이 사람을 대하는 형제애를 가진 사제를 양성하는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한국 천주교회 성직자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70) 라자로 대주교는 지난 12일 세종시에 있는 대전교구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포부를 밝혔다. 유 대주교는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북한에 방북 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티칸 현지에서는 유 대주교 임명을 두고 북한이나 중국 문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주교는 지난 11일 교황청의 장관직 임명 발표 후 "교황님을 도와 전 세계에 있는 가톨릭교회의 신부님들을 돕고, 신부님을 양성하는 신학교를 책임지도록 하겠다"며 강조했다.

 

이번 성직자성 장관 임명으로 유 대주교는 이변이 없는 한 교계제도의 정점인 추기경에 서임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교황청 행정기구인 9개 성(Congregations) 장관은 추기경 직책으로 분류된다. 한국의 추기경 수도 다시 2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의 추기경은 2명이었으나 지난 4월 정진석 추기경 선종으로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78) 추기경 한 명만 남은 상태다. 유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깝게 소통하는 몇 안 되는 한국인 성직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유 대주교와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인연은 2013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 대주교는 행사에서 처음 교황을 만났다. 이후 교황의 방한을 요청하는 서신을 여러 차례 보냈고 결국은 성사됐다. 유 대주교는 지난 4월 교황청을 방문했을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성직자성 장관직을 제안받았다고 했다. 통상 장관 임기는 5년으로 알려진다. 500년 역사를 가진 성직자성은 전 세계 사제와 부제들의 모든 직무와 생활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교황청 부처다. 사제·부제의 사목 활동을 감독·심의하는 것은 물론 신학교 관할권도 갖고 있다. 유 대주교의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임명은 지난 1784년 한국천주교회가 우리나라에 첫 발을 내디딘 뒤 237년이 지난 시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박상원 기자 swjepark@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