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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시립사진전시관 개관 5년만에 문 닫는다

이정록 전시 마지막으로 7월부터 광주시립예술단체 연습실로 사용
“대안없는 폐관” 사진계 반발 …시립미술관 뒤늦게 공청회 등 의견수렴

 

지난 2016년 개관한 광주시립사진전시관(이하 사진전시관)이 문을 닫는다. 사진전시관은 7월부터 광주시립예술단체의 종합연습실과 파트연습실로 사용될 예정이다.

26일 광주시립미술관과 광주문예회관에 따르면 사진전시관은 오는 6월27일까지 열리는 이정록 작가의 전시 ‘꿈, 일상’을 끝으로 개관 4년 8개월만에 문을 닫는다. 전국 최초의 공립사진미술관인 사진전시관은 유휴공간이었던 광주문화예술회관 내 옛 시립미술관 자리에 문을 열었고 개막전 ‘예향·의향 광주를 본다-노랑나비는 새벽에 날다’를 비롯해 지금까지 모두 19차례 전시회를 개최해왔다.
 

사진계는 5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는 공간을 갑자기 없애면서 지역 사진계와 어떤 소통 과정도 거치지 않고, 대안 마련도 없이 폐관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시관을 운영하는 광주시립미술관은 뒤늦게 공론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전시관 폐관 저지를 위한 광주사진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하선)는 26일 성명서를 내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만들어졌고, 전문인력도 없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별다른 문제 없이 운영돼 온 전시장을 갑자기 없애는 건 성급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광주비엔날레 등에서 보듯 사진 분야가 예술의 큰 흐름으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진전시관을 운영하는 광주시립미술관이 폐관과 관련, 어떤 역할도 하지 않은 점에 대해 항의한다”고 밝혔다. 사진계는 현 전시관 유지나 대안 공간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관 폐관은 광주혁신추진위 ‘제2차 시정혁신 권고문’에 따라 시립예술단 활성화 및 단원들 기량 향상을 위한 연습 환경 조성, 종합연습실 확보 등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사진전시관 소유권을 갖고 있는 광주문예회관측은 적정 공간으로 사진전시관을 활용키로 하고 광주시, 시립미술관 등과 논의 과정을 거쳤다.

회관측은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올해는 별도의 리모델링 필요없는 연습 공간으로 활용한다. 교향악단 등 각 단체의 요구가 쏟아져 조만간 단체 예술감독과 운영실장 회의를 거쳐 공간 운영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며 내년 본격적인 리모델링을 계획중이다.

사실, 시립사진관 개관은 전임 시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중론이다. 준비 과정에서부터 특정 분야 전문 공간을 운영하는 데 대해 타 장르 단체의 문제 제기가 있었고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문을 열었다.

이번 폐관과 관련, 시청을 항의 방문한 사진작가들은 성명서를 통해 “시 간부로부터 예술단의 연습장이 부족하고, 타 예술단체가 사진분야 특혜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전시관을 폐관한다는 말과 함께 전임 시장이 만든 공간이어서 없앤다는 말도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운영을 맡아온 광주시립미술관은 사진전시관이 우천 시 상시 누수가 발생하고 항온항습 설비 미비 등 전시장으로 적합하지 않아 고민해왔다. 또 문예회관에 자리하다 보니 접근성이 떨어지고 공연이 없는 주간 시간대에 1일 평균 관람객이 10명에 그치는 등 전시관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여기다 전시 관련 예산도 미미하고 사진 전문 큐레이터 충원이 이뤄지지 않아 전문가가 없는 상황도 계속돼 소유권을 갖고 있는 문예회관의 의견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립미술관은 지역 미술계와의 사전 소통이나 대안 마련 등에 소홀히 한 점이 있었다며 앞으로 시간을 갖고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전시관에서 진행됐던 전시는 본관과 하정웅미술관, 서울 GJ갤러리 등에서 적극 수용, 사진분야가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하겠다는 설명이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미술과 사진의 경계가 거의 없어진 상황에서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향후 공청회 개최 등 공론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듣는 등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전용전시관 확보 문제는 검토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라 미술계 전반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