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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경인 WIDE]이건희 컬렉션 '그림의 떡'…경기도에 와도 둘 곳 없다

경기도내 박물관·미술관 수장고 포화 상태

 

경기도박물관 포화율 195% 등
도내 대부분 90% 안팎 꽉 채워
소장품 연간 평균 1400점 증가
기증 의사 이어져도 포기할 판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다.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이라 불리는 유물과 미술품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보살도'(보물 2015호)를 비롯한 국보급·보물급 유물과 박수근, 이중섭, 파블로 피카소 등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도 포함됐다.

대부분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됐고 일부 대구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박수근미술관(강원), 이중섭미술관(제주)에도 기증된다.

지역으로 기증된 미술품의 경우 지역적 특색과 정체성, 작품 관리와 관련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을 고려했다는 게 미술계의 시각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건희 컬렉션과 같은 소장품의 기증이 이뤄졌을 때 경기도는 받을 수 있을까. 결론은 '어렵다'이다.

현재 경기도를 대표하는 박물관과 미술관의 수장고는 가득 찼다.

수장고는 유물과 미술품 등이 알맞은 환경에서 보존과 관리가 이뤄지는 곳이다. 다양한 소장품을 보관하는 동시에 연구도 이뤄지며, 박물관과 미술관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기도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경기도박물관(용인)의 수장고 포화율은 약 195%, 경기도미술관(안산)은 약 105%로 파악됐다. 백남준아트센터(용인)와 실학박물관(남양주), 전곡선사박물관(연천) 역시 포화율이 90%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박물관·미술관의 소장품은 지난 2015년 5만8천41점에서 2019년 6만3천734점으로 증가해 연평균 약 1천400점 이상의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라면 향후 10년 뒤에는 10배가량 소장품이 늘어나게 된다.

자체 수장고가 가득 찬 경기도박물관과 경기도미술관은 아직 여유가 남은 다른 박물관의 수장고를 함께 쓰거나 임대료를 지불하고 외부 수장고를 이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장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렵다. 특히 기증 의사가 이어지는 박물관과 미술관은 일부 유물과 미술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고 있다.

도민들의 문화적 눈높이는 높아지고 있지만 10여 년 운영되어 온 경기도의 박물관과 미술관의 수장고는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이 와도 둘 곳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높아진 경기도민 문화수준 맞추려면 효용성 갖춘 '개방형' 필요)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