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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은지화’ 광주로…천경자 ‘꽃과 나비’ 전남으로

광주시립미술관
5명 작가 30점…내년 전시
이중섭 ‘엽서화’ 등 8점…김환기·오지호 5점
이응노 ‘군상’ 등 11점…임직순 ‘포즈’도
전남도립미술관
9명 작가 21점…9월 공개
천경자 ‘만선’ 등 2점…김환기 ‘무제’

 

이중섭·김환기·천경자·오지호···.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대표작가들의 작품이 광주·전남에 온다.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들은 28일 ‘이건희 컬렉션’ 중 광주시립미술관에 5명 작가 30점, 전남도립미술관에 9명 작가 21점을 기증했다. 유족들은 광주·전남 지역에 연고를 둔 작가들의 근현대기 작품을 중심으로 기증했다. 이번 기증으로 미술관의 소장품 컬렉션이 풍부해져 시도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연구 기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된 작품 중에는 미술관측이 처음으로 소장하게 된 ‘국민화가’ 이중섭(1916~1956)의 작품이 눈에 띈다. 기증작은 은색 담배 종이에 그린 ‘은지화’(銀紙畵) 4점과 연인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보낸 ‘엽서화’ 4점이다. 궁핍한 생활 속에서 가족을 그리워하며 그린 은지화는 1950년대 초반의 작품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번 기증된 4점의 작품 중 3점이 1940년대 작품으로 은지화의 시작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작품 ‘우주’로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130억원) 기록을 세운 신안 출신 김환기(1913~1974) 작가의 작품은 모두 5점이 기증됐다. 1968년에 제작된 대작 ‘30-Ⅲ-68#6’(121.3㎝×85.6㎝)을 비롯해 ‘무제’ 등 유화 4점과 드로잉 작품 1점이다. 미술관은 현재 유화 1점과 드로잉 2점을 소장하고 있어 김환기 작품은 모두 8점을 보유하게 됐다.

 

 

한국적 인상주의 화풍을 남도화단에 정착시킨 오지호(1905~1982) 화백의 작품으로는 ‘추경’, ‘정물’, ‘설경’, ‘계곡 추경’ 등 1960~70년대 제작한 풍경 4점과 정물 1점의 유화를 포함, 모두 5점이 기증됐다. 기존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7점의 유화 작품과 함께 오지호 컬렉션이 풍성해졌다.

지역 출신 작가는 아니지만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직후 시위 군중을 표현한 ‘군상(群像)’ 시리즈로 잘알려진 고암 이응노(1904~1989)의 작품은 모두 11점이 기증돼 기증 작품 수가 가장 많다. ‘문자추상’ 경향의 대작 2점과 ‘군상’ 연작 3점, 염소, 닭을 소재로 한 수묵화 5점 등이다. 그밖에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남도 서양화단에 영향을 끼친 임직순(1921~1996)의 작품으로는 ‘포즈’가 기증됐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미술관 개관 30주년을 맞는 2022년 이번 기증 작품들을 시민들에게 전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전남도립미술관 기증작 중에는 고흥 출신 작가 천경자(1924~2015)의 작품이 눈에 띈다. 1970년대 실험을 통해 동양화라는 매체를 넘어서는 다채로운 시도를 한 ‘꽃과 나비’와 ‘만선’ 두 작품이 관람객들을 만나게 된다.

 

김환기 작품 ‘무제’는 그의 대표 화풍인 전면점화(全面點畵)가 시작되기 전 작품으로 화면을 가로지른 십자구도가 인상적이며 ‘풍경’과 ‘복사꽃이 있는 풍경’, ‘잔설’, ‘항구풍경’ 등 5점이 기증된 오지호 화백의 작품은 특유의 필치가 살아있는 중요작이다.

그밖에 ‘색채의 마술사’로 꼽히는 임직순의 ‘여인 좌상’과 함께 의재 허백련의 작품으로는 ‘산수화첩’, ‘산수’ 등이 기증됐다.

지역 외의 작가로는 한국화 분야에 큰 획을 그은 이당 김은호 화백의 ‘꿩-쌍치도’ 등 4점이 기증됐으며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유영국과 박대성의 작품도 도립미술관 품에 안겼다.

지난 3월 광양에 문을 연 전남도립미술관은 오는 9월1일 기증작을 공개할 예정이며 이후 상설관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