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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단독] 부산포해전 승전 교두보 가덕도 천성진성 ‘객사’ 실체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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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물관, 월대 추정 ‘대’ 발굴

쇠못 갑옷 ‘두정갑’ 미늘 500점

투구·철촉 포함 총 600점 나와

“역사·문화적 가치 더욱 높아져”


 

임진왜란 당시 부산포해전(1592년)서 왜군 격파의 교두보 역할을 한 부산 가덕도 천성진성 객사 터의 존재가 발굴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객사 앞에는 얇은 돌이 깔린 넓은 단(壇) 형태의 월대(月臺)로 추정되는 대(臺)도 나왔다. 또 객사 터 인근에서는 두정갑(갑옷미늘을 머리가 둥근 쇠못으로 박아 만든 갑옷) 철 갑찰(미늘)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이는 조선시대 두정갑 발굴 유물로는 전국 최초며 출토지가 명확한 두정갑 미늘의 무더기 출토도 처음이다.

 

부산박물관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강서구청의 의뢰로 부산 강서구 천성동 천성진성(부산시 기념물 제34호) 부지 내 남문지 객사 터 일원 3186㎡를 정밀발굴조사하는 과정에서 천성진성 객사 터와 객사 앞 월대로 추정되는 대(臺), 회랑(回廊), 객사 부속건물, 연지, 두정갑 미늘 500여 점, 투구 편 1점을 비롯해 다수의 명문 막새기와와 기와 편, 백자 편, 전돌, 철촉 등 총 600여 점의 유물과 유구를 발굴했다고 31일 밝혔다. 부산박물관의 천성진성 시굴 및 발굴조사는 2016년 첫 시굴조사 이후 네 번째지만, 이렇게 대량으로 유물과 유구가 출토된 것은 처음이다.

 

1544년(중종 39년) 축성된 천성진성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과도 인연이 깊은 곳으로 <이충무공전서 권2> <장계 부산파왜병장>에 부산포해전 전날 장군은 천성진성에 잠시 머문 후, 다음날 왜선 100여 척을 격퇴, 부산포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발굴된 천성진성 객사는 기둥을 박은 자리가 선명하게 드러난 흔적(적심)을 통해 정면 6칸, 측면 2칸 규모의 건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천성진성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1872년 제작된 ‘군현지도’에는 천성진성과 함께 성 내부에 객사가 표시돼 있다. 이번 발굴로 천성진성 객사 실체가 처음으로 확인된 셈이다.

 

객사 앞쪽으로는 얇은 돌과 와전 등이 깔리고 석축이 1~2단으로 쌓인 대도 확인됐다. 대는 두께 16cm가량의 지대석을 먼저 깔고, 그 위에 높이 56cm 정도의 기단석을 쌓았다. 대는 가로 48m, 세로 13.5m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 대는 전라남도 순천 낙안읍성 객사, 강진 병영성의 객사 사례와 유사한 월대로 추정된다. 31일 현장을 둘러본 부산대 건축학과 서치상 교수는 “얇은 돌이 깔리고 일반 건물과 바닥 높이가 다른 점으로 봐 형태상 월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의 규모가 너무 커 월대로 보기는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학계에서는 경상도 지역에서는 객사 앞에 대가 있는 이런 구조의 유적이 현재까지 발굴된 적이 없어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하나 주목받는 출토유물은 객사 터 주변 매몰토에서 나온 두정갑 미늘 500여 점이다. 조선후기 두정갑으로 추정되지만, 매몰토상에서 수습돼 정확한 시기를 판별하기는 어렵다. 다만 세로로 두정을 배치한 조선후기 미늘과 유사해 전문가들은 17세기 또는 19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출토지가 명확한 두정갑 발굴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렇게 두정갑 미늘이 무더기로 출토된 것도 처음이다.

 

부산박물관 김은영 문화재조사팀장은 “예전부터 천성진성이 조선시대 수군진성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어 그 중요성이 인정돼 왔지만, 이번 발굴조사에서 객사 터가 확인되고 두정갑이 무더기 출토됨으로써, 그 역사적·문화재적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박물관은 2일 오후 2시 천성진성 발굴조사 현장에서 현장 공개 설명회를 가진다.

 

한편, 천성진성은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와는 많이 떨어져 있어 신공항 건설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