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23.9℃
  • 맑음서울 16.4℃
  • 구름조금인천 16.6℃
  • 맑음원주 15.3℃
  • 맑음수원 14.2℃
  • 맑음청주 17.3℃
  • 맑음대전 14.9℃
  • 맑음포항 19.0℃
  • 맑음대구 15.0℃
  • 맑음전주 15.6℃
  • 맑음울산 14.8℃
  • 맑음창원 14.1℃
  • 맑음광주 15.8℃
  • 맑음부산 17.1℃
  • 맑음순천 7.6℃
  • 박무홍성(예) 14.1℃
  • 맑음제주 16.5℃
  • 맑음김해시 15.0℃
  • 맑음구미 15.2℃
기상청 제공
메뉴

(경인일보) 화재 위험천만 '노후·불량 전봇대'…실태 파악조차 안돼

 

건설노조 전기지부 "월 200건 복구
경기도 인구밀집… 불나면 큰 피해"
한전 '고성산불' 질타에도 교체 미온
제작 경과연수 누락 감사원 지적도


한국전력이 강원 고성 산불 당시 노후·불량 배전설비 유지 관리 부실이 낳은 '인재(人災)'란 질타를 받았으면서도 노후·불량 설비 실태 파악과 교체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성 산불은 지난해 4월4일 고압 전선이 끊어지면서 발생한 '불 막대'가 주변의 마른 낙엽을 태우면서 주유소 인근으로 삽시간에 번져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대형 화재 사건이다.

27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도전기지부에 따르면 지난 10~11월 경기도내 변압기, COS(컷아웃스위치), 전선 단선 등 긴급복구 공사는 402건으로 월 평균 200건을 넘겼다. 변압기 고장이 143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선 단선이 100건, COS 고장 80건, 기타 79건 순이었다.

공장 밀집지역인 시화공단에는 전봇대를 잇는 철선이 녹슬어 끊어질 듯 위태롭게 연결돼있는 곳은 물론 전선에 나뭇가지가 닿아 녹아내리면서 단선이 염려되는 구간도 있었다.

철선이 끊어져 전선과 닿으면 곧바로 열을 내면서 불꽃이 발생해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다. 단선 우려가 있는 녹아내린 전선의 경우에도 정전 사고와 함께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교체 공사가 시급하다.

균열이 가거나 심하게 기울어진 전봇대는 도내 곳곳에 셀 수 없이 많다. 전기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10~11월 작업 도중 파악한 균열주·경사주만 용인 58개, 수원 40개, 고양 36개, 광주 35개, 동두천 25개 등 586개에 달했다.

이중 경인일보가 확인한 균열주는 전선이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장력을 버티지 못해 콘크리트 전봇대 기둥이 세로로 갈라져 육안으로 봐도 위태로워 보였다.

 

 

한전 경기북부본부가 관할하는 가평에서는 지난 15일 농사용 전기 선로를 잇기 위해 설치된 전봇대의 전선과 연결된 상단부가 가로로 부러져 바닥에 나뒹구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전국에 설치된 전봇대는 약 220만1천84개(2019년 기준)다. 이중 약 120만개가 도내에 있다. 건전도 평가를 통해 양호·불량을 판가름하는데, 이때 제작 경과연수를 평가항목에서 누락하고 양호한 것으로 둔갑시켰다가 감사원 지적을 받기도 했다.

오재석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도전기지부장은 "경기도는 인구 밀집 지역이 많아 배전설비 화재가 나면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불량 설비 교체를 건의해도 10%만 받아들여질 뿐 사고가 나야 교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