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은 단순히 좋은 식품을 넘어 약으로 대접받는다. 지금껏 과학적으로 입증된 약효만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인삼을 가리켜 명약이라 불렀다. 우리 인삼의 가치는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다.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고려 시대 인삼은 수많은 무역상이 탐낸 수출품이었고 ‘고려인삼’이란 말은 이런 연유에서 탄생했다. 조선시대엔 개성지방이 인삼의 주 생산지로 자리 잡으며 청나라를 오가는 상인들 사이에서 ‘개성인삼’이란 말이 돌았다. 그 명성은 오늘날 포천에 뿌리내려 번창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6·25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으로 모든 것이 초토화되는 모습을 지켜본 개성지방 청년 삼농인들은 가업인 인삼만은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결사대를 만들었다. 이들은 삼 종자를 몰래 땅속에 묻었다가 휴전 후 남한에서 다시 인삼 농사를 시작한다. 그곳이 바로 포천을 비롯해 연천, 파주, 강화 등 접경지 일대다. 포천이 인삼의 배양 터가 될 수 있었던 건 토질과 기후 조건이 개성지방과 마치 쌍둥이처럼 닮아서다. 인삼 재배에 가장 적합한 위치라고 알려진 북위 38도선 부근인 점도 천운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포천은 대를 이은 삼농인들의 피땀으로
2023년 칠곡할매글꼴(이하 할매글꼴)은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각계에 보낸 신년 연하장을 할매글꼴로 제작하면서부터다. 연하장에는 "76세 늦은 나이에 경북 칠곡군 한글교실에서 글씨를 배우신 권안자 어르신의 서체로 제작되었습니다"라고 적혀있어 할매글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달아올랐다. 경주 황리단길엔 할매글꼴로 제작한 대형 글판이 내걸렸고, 해병대는 할매글꼴을 활용해 입대 환영 현수막을 제작하기도 했다. 할매글꼴은 한컴오피스·MS워드·파워포인트 정식 글씨체로 등록되고, 국립한글박물관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추유을·이원순·이종희·권안자·김영분 할머니 일제강점기·가난으로 한글교육 받지 못한 세대 일흔 넘어 성인문해교육 노력 끝에 글꼴로 탄생 4개월간 1인당 종이 2천여장 채운 힘겨운 작업 '디지털화' 마치고 칠곡군 홈페이지서 정식 배포 한컴오피스·MS워드·파워포인트 글씨체 등록도 ■ 대통령도 반한 칠곡할매글꼴 할매글꼴을 모르면 간첩(?)이란 시쳇말이 있다. 할매글꼴이 시사용어 사전에 등재될 만큼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의미다. 할매글꼴은 칠곡군이 시행한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일흔이 넘어 한글을 깨친 추유을(89), 이원순(86), 이종희(81),
전북 정읍시의 '쌍화차'가 사계절 건강 먹거리로 자리매김하면서 쌍화차거리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연중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추위를 이겨내고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먹거리로 쌍화차가 최고라며 겨울철에 많았던 사람들의 발길이 연중으로 확장된 것이다. 시간과 정성, 불의 세기 등 세 박자를 기준으로 최고의 쌍화차 맛을 진심으로 달여낸 정읍 쌍화차는 맛과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가게 하는 정읍 쌍화차거리에서 든든하게 배 채우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보약 같은 차 한잔에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서로 합치다, 서로 짝이 되다 뜻을 지닌 '쌍화' 음과 양 부족한 기운 보충한다는 의미로 해석 장명동 450m 구간 17개 찻집 '쌍화차거리' 핫플 정읍은 불로명약 경옥고 주원료 '지황'의 고장 넉넉한 한약재에 밤·대추… 10시간 이상 달여 재료 고유의 맛이 어우러져 건강한 '슬로푸드' ■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보약 같은 차 한잔 차(茶)는 나라별, 지역별 풍습에 따라 수천, 수만 가지에 이른다. 하지만 원재료와 달이는 정성, 시간에 따라 차 한 잔이 누군가에게는 건강한 기운을 찾게 해주고,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대신할
지난해 말 구례군 '국가공인 1호 치유농업사'가 된 강승호(60) '지리산과 하나되기' 대표는 말 그대로 지리산 정기(精氣)와 하나 되기 위해 산수유 농사를 택했다. 지난 2010년 구례에 자리 잡은 그는 산동면 위안리에서 3천306㎡ 규모 산수유 농장을 꾸리고 있다. 산수유는 해발이 높고, 나무 수령이 많고, 계곡을 끼고 자라야 과피가 두꺼운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강 대표가 '지리산 서리맞은 산수유' 재배를 고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한겨울 눈 속에서 영하 20도의 날씨를 버텨내고 응달에서 말린 산수유를 가장 좋은 품질로 친다. # 지리산 정기 가득 품은 '구례 산수유' 한겨울 눈속 영하 20도 날씨 버틴 고품질 선상지·구릉지 최적의 조건 갖춘 재배지 전국 팔도 약재상들이 탐내는 약용 열매 구례 산수유는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3월이면 284.2㏊ 면적에 12만주의 산수유나무가 구례 곳곳을 노랗게 물들인다. 구례 농민들의 삶의 기반이 돼온 산수유농업은 지난 2014년 6월 국가중요농업유산(제3호)으로 지정됐다. 앞서 2008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리적 표시' 보호를 받기 시작했고, 구례군은 2011년 산수유산업특구로 선정
살랑살랑 봄바람은 불어오고 어디선가 살찌우는 소리가 흥겹게 들려온다. 겨우내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따뜻해질 시기를 기다리던 서천 주꾸미가 움직이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가을엔 낙지, 봄은 주꾸미'라는 말이 있듯 주꾸미는 5월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더욱 쫄깃쫄깃 고소해지고 알이 통통하게 들어차 맛이 일품이다. 어떻게 알았는지 서천 동백정의 동백꽃은 때를 맞춰 꽃을 피우며 주꾸미의 등장을 반긴다. 전국의 식도락 여행객들에게 충남 서천의 매력을 소개한다. ■ 천연기념물 동백나무 숲의 은은한 향기 서면 천연기념물 제169호 동백나무숲 3~4월 '만개' 해질 무렵 '동백정' 올라 오력도 배경 낙조는 '백미' 3월부터 4월까지 파릇한 나무들 사이로 붉은 몽우리가 개화하는 동백나무숲은 주변을 화사한 봄빛으로 물들게 한다. 서면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500여 년 수령의 동백나무 80여 그루가 8천265㎡에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동백나무 숲은 서천에 부임한 수군 첨사가 뱃길의 안전을 기원하며 심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동백꽃·주꾸미 축제가 열리는 시기에 동백나무 숲을 방문하면 선분홍빛 자태를 자랑하며 꽃봉오리를 터트리는 붉은 동백꽃을 마
봄을 시샘하듯 찬 바람이 부는 이 계절에는 따뜻한 두부전골 또는 순두부찌개 한 그릇이 떠오른다. 두부 중 전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강릉초당두부'는 강릉시 초당동에서 탄생한 팔도 명물이다. '홍길동전' 허균 아버지 '초당' 허엽 의해 탄생 바닷물 천연 간수로 만들어 특유의 맛 입소문 뭉게구름 모양 담백한 순두부, 오랜 여운 인기 두부마을 300만명 발길… 지역경제 효자 노릇 ■ 초당두부의 유래 '초당(草堂)'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성리학자였던 허엽(許曄·1517~1580)의 호다. 허엽은 여류시인 허난설헌과 '홍길동전' 작가 허균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가 강릉부사로 재임할 때 탄생한 게 바로 초당두부였다. 예부터 서민들은 두부를 만들어 먹었지만 소금기가 없어 맛이 좀 싱거웠다고 한다. 강릉 앞바다는 수심이 깊고 바람이 강해 천일염 생산이 어려웠다. 때문에 서민들이 소금기를 넣을 생각을 못했지만 허엽은 바닷물이라는 천연 간수로 두부를 만들게 했고, 특유의 맛이 소문나며 대표 음식이 됐다고 전해진다. 이후 초당두부가 널리 확산된 것은 한국전쟁이 끝난 뒤부터였다. 전쟁 중 마을에서 두부를 쑤어 시장에 내다파는 집이 한두 집 생기기 시작했다. 집집마다 형편이
통일신라 말기, 풍수학의 대가로 알려진 도선 국사는 광양 옥룡사에서 참선 중이었다. 오랜 수행 후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무릎이 펴지지 않았고,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잡던 도중 가지가 부러지고 말았다. 부러진 나무에선 수액이 흘러나왔고 그것을 마신 도선은 신기하게도 무릎이 쉽게 펴지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후 수액을 '뼈에 이로운 물'이란 뜻의 '골리수(骨利水)'라 불렀고, 그 말이 변해서 '고로쇠'가 됐다. ■ 자연이 허락한 나무의 선물 강원도 홍천군과 접경지역인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이곳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경관을 지닌 소리산이 있고 맑은 공기 가득한 숲, 약수터가 지천에 있는 청정지역이다. 봄이 되면 전국 최대 규모의 고로쇠 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한데 소리산과 쾌일산, 보룡천 일대에서 채취한 고로쇠는 매년 10만명이 넘는 방문객의 목을 축여준다. 고로쇠 나무 수액은 1.8~2%의 당도에 각종 영양소가 다량 함유된 '건강한 단물'이지만 1년 내내 마실 수는 없다. 이른 초봄 2월 중순에서 4월 초순까지만 채취되는 고로쇠 수액은 나무 지름 10㎝가 넘어야 구멍 하나를 겨우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뼈에 이
제주의 땅과 햇살, 바람, 그리고 농부의 땀 방울이 만들어 낸 빨간빛 영양 덩어리가 웰빙 푸드로 각광받고 있다. 은은한 단맛과 강렬한 선홍빛으로 일명 '빨강 사탕무'라고 불리는 레드비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겨울철 제주에서 나고 자란 비트는 특히 달큰하고 질이 좋아 전국 각지에서 소비된다. 천혜의 자연에서 자라 은은한 단맛과 아삭한 식감 파프리카·브로콜리·샐러리와 함께 서양 4대 채소 토마토보다 '베타인' 함유량 8배 높아 항산화 효과 가공제품 2 → 5종… 생산액 8억 →100억 확대 목표 ■ 여름보다 더 달콤한 제주 겨울 레드비트 빨간 색감과 은은한 단맛이 매력적인 비트가 제철을 맞았다. 비트는 따뜻한 곳에서 잘 크는 채소이기 때문에 평균 기온이 높은 제주에서 맛있게 자란다. 비트 재배에 적합한 기후 덕에 제주지역 비트 재배면적은 2015년 23만㎡에서 2019년 228만㎡ 등으로 늘고 있다. 레드비트의 제철은 단연 겨울이다. 겨울 비트는 여름 비트에 비해 작고 동글동글하지만 높은 당도와 진한 향으로 사계절 중 가장 좋은 맛을 자랑한다. 재배 품종은 우단, 보한, 메를린, 아틀란, 타이틀, 루비, 안토산 등으로 다양하다. 비트 상품 등급 결정에 결정적인
'청송사과'라는 이름이 브랜드가 된 지는 오래됐다. 10년 넘게 대한민국 사과 시세의 기준이 된 청송사과는 맛과 품질, 가격 등 전국 모든 사과 중 가장 우위에 있다. 청송사과의 가격이 선두에 서고 나머지 사과들의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전국 사과농가들은 청송사과 첫 경매가 일년 농사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짝퉁 '청송사과'가 곳곳에 널려있다. 경북을 넘어 수도권은 물론 전라도를 가더라도 청송사과가 판매될 정도다. 하지만 청송사과는 맛과 품질이 특출나기 때문에 한번 맛을 본 사람은 진짜 '청송사과'와 구분을 할 수 있다. 지리적 자연조건·농업 기술력 맞물려 명품 입지 구축 시나노골드 품종 '황금진' 큰 호응… 사과산업 시너지 3년 만에 열린 '사과축제' 관광객 40만명 다녀가 '히트' 인도네시아에 300t 쿼터 승인·주스 5년 무제한 수출도 ■ '최고의 맛' 청송사과의 비결 청송사과의 상품성은 지리적 자연조건과 농업 기술력에 있다. 청송군은 해발 250m 이상의 산간지형이자 고지형 분지이며 생육 기간에 일교차가 13.4℃로 커서 사과재배에 아주 적합한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또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교차하는 등의 날씨 여건 또한 맛있는 사
겨울은 딸기 맛이 최고인 계절이다. 제철을 맞아 가장 맛있을 때 먹어야 하는 만큼 제대로 알고 먹으면 맛은 배가 된다. 지금부터 밀양의 대표 과일, 붉은 과일의 선두주자! 밀양딸기에 대해 살펴보자. 1943년 日서 모종 10여 포기 들여와 처음 심어 '수출액 20억원' 세계 시장 뻗어가는 'K-딸기' '햇살 빽빽한' 지역 특성에 고당도 자랑 항암작용·노화방지·면역력 증대 효과도 ■ 대한민국 딸기 재배의 첫 시작! 밀양 밀양은 지난 1943년경 우리나라 처음으로 딸기 재배를 시작해 8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딸기 시배지다. 1943년 밀양 삼랑진 금융조합 이사로 있던 고 송준생(1976년 작고) 씨가 일본에서 딸기 모종 10여 포기를 가져와 자신의 밭에 처음 심었으며, 이후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이 송씨로부터 딸기 모종 5포기를 받아 노지 재배에 성공하면서 딸기 농사가 삼랑진읍 거족마을 위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비닐하우스 딸기 재배는 1962년 삼랑진읍 정말영(1998년 작고)씨 등이 창호지에다 들기름을 발라 딸기 모종을 덮어 씌워 재배한 것이 시초다. 1980년대 이후 영남권 중심으로 백색혁명으로 불렸던 비닐하우스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밀양지역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