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9시 부산 동래구 안락동 충렬대로 원동IC 방향. ‘드라이브 스루’(차에서 내리지 않고 커피·햄버거 등을 살 수 있는 영업 형태, 이하 DT)’ 매장으로 커피를 사려고 줄을 선 차량들 때문에 맨 우측 차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경부고속도로와 해운대 방향으로 가는 길목인 충렬대로엔 DT 매장으로 향하는 차량과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이 뒤섞인 채 혼잡이 빚어졌다. 신호가 바뀌자 차량 3대가 DT 매장으로 향했다. 보도를 지나 DT 매장으로 들어가던 차량은 행인에게 ‘빵’ 경적을 울렸다. 인근을 지나던 박진철(49) 씨는 “인도에서도 DT 매장 진입 차량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자주 생긴다”며 “진입로를 넓고 길게 만들거나 이에 상응하는 부담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구매 수요 확산으로 부산에도 부쩍 늘어난 DT 매장들이 곳곳에서 교통 체증과 보행자 불편을 야기하고 있지만 제도 미비 탓에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 DT 매장이 시설물 연면적이 1000㎡ 이상인 건물에 부과되는 교통유발부담금 대상에서 빠지다 보니 제도 현실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7일 오후 6시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변 커피 DT 매장 앞에
올여름 태풍 ‘카눈’을 포함해 매년 부산의 빌딩풍에 대한 경고가 반복되지만, 부산시의 관련 대책 수립에는 진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에서 진행한 실증 연구 이후 적절한 해결책까지 제시됐지만, 예산 문제와 주민 동의 등의 이유로 사실상 방치된 것으로 밝혀져 시의 적극적인 행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부산시와 부산대학교 '빌딩풍 위험도 분석 및 예방·대응 기술 개발 연구단(이하 부산대 연구단)'에 따르면, 카눈이 부산을 관통한 지난 10일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일대에는 순간풍속 초속 39m,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일대에는 초속 32m의 빌딩풍이 분 것으로 조사됐다. 기상청의 육상 ‘강풍경보’ 기준은 순간풍속 초속 26m다. 카눈의 영향으로 엘시티와 마린시티에 불었던 바람은 강풍경보 수준을 넘어서는 위력을 가졌던 셈이다. 빌딩풍은 여러 고층 빌딩 사이를 통과하는 바람의 압력과 세기가 급증하는 돌풍 현상이다. 강한 바람에 시설물 파손이 빈번하게 발생해 ‘신종 재난’으로 인식된다. 시는 매년 반복되는 빌딩풍의 위협 때문에 2021년 빌딩풍 실증 분석 연구 용역을 시작해 지난 3월 부산대 연구단으로부터 결과를 통지받았다. 연구단은 엘시티 인근 5곳,
취미로 수영을 배우는 직장인 김 모(31) 씨는 3개월째 공공수영장 수영 강습 예약에 실패했다. 김 씨는 “회사 근처 공공수영장에서 수영 강습을 들으려고 했지만 예약의 벽에 부딪혔다”며 “결국 예약 전쟁 패배를 인정하고 저렴한 수강료를 포기한 채 배 이상 비싼 수강료를 내고 사설 수영장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여가 활동으로 삶의 활력을 찾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생활체육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부산의 공공체육 시설은 전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된 체육시설에 생활체육인이 늘어나다 보니,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려면 상당한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시민 사이에선 운동을 즐기기도 전에 포기해야 한다는 푸념이 나온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전국공공체육시설 현황’에 따르면 전국 평균 국민 1400명당 공공체육시설 1곳이 설치돼 있지만, 부산의 경우 시민 2000명당 1곳에 그친다. 이는 전국 17개 특별·광역시도 가운데 10번째 순위다. 시민 1250명당 공공체육시설 1곳을 가진 광주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어서 매우 열악한 편이다. 그나마 다른 대도시보다는 조금 양호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
부산 연제구 거제2구역 레이카운티 재개발 공사 탓에 학교 건물에 금이 가는 등 피해를 보는 계성여고 학생들이 학습권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법원의 공사 일부 재개 결정에 반발하고 재개발 공사를 맡은 HDC현대산업개발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계성여고 학생들은 17일 오후 1시 30분께 연제구 거제동 학교 운동장에서 집회를 열고 공사 현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학생회가 주관한 이 집회엔 전교생 375명 중 대부분인 350여 명이 참여했다. 계성여고 2학년 박소연(17) 부학생회장은 “학생회의를 통해 마스크에 붙일 스티커와 플래카드 문구를 정해 시위에 나섰다”며 “공사 때문에 교실 10개 사용이 금지돼 다른 교실에서 이동수업을 하는 등 학생들이 겪는 불편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여한 정유경(17) 학생은 “학교와 학생회 측에서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동의해 참여하게 됐다”며 “학교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학교에서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7일 계성여고 건물 안전 위협으로 중지됐던 재개발 공사의 일부 재개를 인가했다. 계성여고 지반 바로 아래에 설치된 흙막이 가시설의 수명에 한계가 있어 영구적으로 지반 무
부산 시내 곳곳에 난립한 원색적 비난 위주의 정치 현수막이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을 넘어 10여 일 뒤에 있을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 평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 시민적 열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오히려 정치권이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오전 9시께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사거리 앞 횡단보도에는 상대 정당을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나부꼈다. ‘검사아빠 전성시대’라며 정부를 비꼬는 야당의 현수막, 야당의 상징색을 활용해 ‘부패노조’라고 써 야당과 노동계를 비난한 여당의 현수막. 이곳은 BIE 실사단 방문 예정지인 유엔평화공원 인근이어서 현장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곳이다. 유동 인구나 교통량이 많은 부산의 주요 길목엔 어김없이 정당 현수막이 널찍하게 펼쳐져 있다. BIE 실사단 방문 예정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옥외광고물법 개정으로 상황이 더 악화(부산일보 1월 25일 자 6면 보도)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전부터 정치 현수막이 너무 많다는 게 시민들의 대체적인 반응인데, 법 개정으로 현수막 게재가 더 쉬워졌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