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우리나라에는 국권상실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한편으로 3·1만세운동을 토대로 향후 민족운동을 전개하고자 하는 다양한 조직들이 생겨났다. 광주에서도 1920년대 신간회 광주지회, 광주청년회 등이 결성되면서 새로운 방식의 민족운동이 전개됐다. 그 가운데 기독교인으로 구성된 광주기독교청년회(광주YMCA)가 그 중심을 이루었다. 광주YMCA는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청년문화의 불을 밝힌 요람이었다. 조선기독교청년회의 지역 단체로 출발한 광주YMCA는 민족운동을 통해 자주독립을 실현한다는 원대한 꿈이 있었다. 당시 덕육부(德育部), 지육부(智育部), 체육부(體育部)로 조직으로 출발했으며, 해방 이후에는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시민사회를 열어가기 위한 지난한 과정을 펼쳐왔다. 광주YMCA의 역사와 활동상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관장 김오성)은 일제강점기부터 우리지역 사회운동을 이끌어왔던 광주YMCA의 어제와 오늘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개최한다. 오는 12월 13일까지 역사민속박물관 2층 근대역사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지역에 기여한 공로와 헌신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기획됐다. 전시는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전국적으로 개최되는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연등회’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향후 등재 판정이 되면 연등회는 우리나라 21번째 인류무형유산이 된다. 평가기구는 심사 결과를 등재, 정보 보완, 등재 불가로 구분해 무형유산위원회에 권고하는데, 등재 권고 판정이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연등회 등재 여부는 12월 14일부터 19일까지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되는 제15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평가기구는 연등회 등재신청서를 대표목록 신청서 중 모범사례로 제시하며 “특정 무형유산의 대표목록 등재가 어떻게 무형유산 전체의 중요성에 대한 가시성과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잘 준비된 신청서”라고 평가했다. 연등회는 석가모니가 태어난 음력 4월 8일에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행하는 불교행사다.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비춰 차별 없는 풍요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등회는 지난 2012년 국가지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됐으며 연등회 보존위원회를 중심으로 전통등
최근 남산타워가 보이는 자택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됐던 혜민스님이 참회의 글을 SNS에 올리며 활동중단을 선언했다. 혜민스님은 15일 오후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트위터 등 SNS에 올린 글에서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다”며 그럼에도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서 부족했던 저의 모습을 돌아보고 수행자의 본질인 마음공부를 다시 깊이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한다”고 말했다. 앞서 혜민스님은 지난 7일 한 방송 예능프로그램 ‘온앤오프’에서 이른바 ‘남산타워 뷰’의 서울 도심 자택을 공개한 것 등을 두고 논란이 됐다. 당시 방송에서 스님은 “절에
오는 25일로 개관 5주년을 맞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직무대리 박태영)이 융복합 전시, 공연, 영화제, 워크숍, 학술토론회, 교육 등 시민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ACC는 올해는 창제작 전시, 참여형 가상현실(VR) 공연 등 복합문화예술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이 담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관객과 즉각 소통하는 디지털화 된 미래형 연극 ‘비비런’(20~22일)을 선보인다. ‘고성오광대탈춤’(중요무형문화재 제7호)을 현대화한 희곡에 전통 춤사위와 가상체험(VR) 기술을 결합했다. 고성오광대의 인기 캐릭터 비비를 호출해, 재난으로 쓰레기 행성으로 변한 지구를 생명의 별로 재생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작품은 배우의 연기와 디지털 카메라가 접목된 가상현실(VR) 연극이다. 문화창조원 ACT스튜디오에서 볼 수 있으며 VR 헤드셋을 쓴 관객이 가상환경에서 디지털 캐릭터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체험할 수 있다. 모션캡처 기술과 가상체험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형식으로, 코로나시대 새로운 비대면 양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일부터 내년 3월 14일까지는 ACC FOCUS 전시 ‘이퀼리브리엄:
완연한 가을 날씨, 파란 풍선이 두둥실 떠 있는 듯 하늘은 맑고 공기는 가볍다. 코로나로 움츠렸던 시간을 털어버리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남도의 가을은 어디든 그 색이 푸르고 예쁘지만 전주에 비할 바는 아니다. 남도적인 서정과 기품이 어려 있어, 호남제일문에 들어서면 마음부터서 다잡게 된다. 전라도(全羅道)의 ‘전’이 전주에서 비롯된 것은 가장 전라도스러운 고장이라는 의미를 담뿍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풍남동에 자리한 전주 한옥마을. 두말할 필요 없는 가장 전주다운 곳이다. 한국의 전통과 역사, 문화가 수백 여 채의 한옥과 함께 아름답게 응결돼 있는 곳이다. 혹자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가장 전라도적인 감성이 깃든 곳이라 상찬한다. 최명희(1947~1998)는 한옥마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작가다. 마을 한복판에 자리한 최명희문학관에는 ‘전주’의 정신과 ‘최명희’의 얼이 드리워져 있다. 최명희는 고향 전주를 이렇게 표현했다. ‘천년이 지나도 이천년이 지나도 또 천년이 가도, 끝끝내 그 이름 완산이라 부르며 꽃심 하나 깊은 자리 심어 놓은 땅’이라고. 작가 최명희의 모국어 사랑은 고향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서 비롯됐다. 그것은 곧 우리말에 대한 사랑으로 표현할 수 있
광주문화재단은 오는 31일 거리예술축제를 오는 31일~11월 1일, 11월 7일~8일 5·18민주광장과 충장로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거리예술축제’(감독 임수택)는 축제를 통한 사회적 가치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 최고 예술가들이 거리극, 서커스, 공연, 공중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무대를 마련했다. 참가단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자연재해, 국가적 이슈 등 아픈 시대상을 비추는 활동을 펼쳐온 댄스씨어터 창, 광주의 대표 마당극 단체인 놀이패 신명, 역동적 무대예술을 선보여온 온앤오프무용단 등은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또한 제주를 중심으로 다원예술퍼포먼스를 펼치는 살거스, 대만 Iron Ros Festival에 국내 최초 초청됐던 공중 퍼포먼스 극단 단디 등도 포함돼 있다. 눈여겨볼 만한 작품으로 모던테이블의 ‘다크니스 품바’와 단디의 ‘평화의 빛’을 들 수 있다. 전자는 품바를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서민들의 애환과 슬픔을 드러낸다. 무용수들은 ‘품바’를 부르며 강렬하고 빠른 속도로 춤을 추는데, 마음 속 깊이 드리워진 두려움과 공포를 풀어낸다. 후자는 어둠이 일상이 된 사람들, 한줄기 빛조차 허용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작
광주문화재단은 미디어아트 플랫폼 특화 공간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미디어아트 플랫폼 오프라인 ‘거북이 스티커 투어’와 온라인 ‘유튜브 댓글’ 참여 이벤트가 그것. ‘거북이 스티커 투어’는 20일부터 문화재단 일대 총 14개 기관이 참여한다. 광주공원의 역사공원 기능 회복을 위해 마련됐으며, 공원의 역사와 문화자원 22곳을 경유하며 스티커 7장을 모아 거북이를 완성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스티커는 광주향교 해설사의 집, 4·19 문화원 2층 입구, 광주시민회관 1층 입구, 국창임방울전시관 입구, 공원마트, 홀로그램극장, 미디어놀이터에서 제공한다. 거북이 스티커 투어맵을 모두 완성하면 홀로그램극장을 무료 관람할 수 있다. 11월 21일까지 진행하며 일요일, 월요일과 공휴일은 정기휴관이다. 온라인 ‘유튜브 댓글’ 이벤트는 단체 관람객을 위해 마련됐다. 미디어아트 교육용 영상(유미씨의 美미한 카메라)을 오는 22일부터 11월 12일까지 매주 목요일 ‘광주문화재단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 편씩 공개한다. 22일 미디어아트 작가 최석영(작가수요일)의 영상을 시작으로 윤일석 작가(폴바주카), 김도현((주)지니소프트 대표이사), 유지원 작가의 영
코로나19는 장기간 사회적 단절을 가져왔다. 많은 이들에게 불안과 우울을 가져다준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가 낳은 병리현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로와 연대의 역할을 한 것은 문화예술이었다. 언택트, 온라인으로 명명되는 비접촉을 통해 사람들은 새롭게 연결됐다. 혹자들은 오늘의 사회를 문명 대전환 시대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향후 우리는 문화를 통해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 2020아시아문화포럼이 오는 2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회의실에서 ‘문명의 전환-뉴노멀 시대, 문화 연대의 가능성’을 주제로 열린다. 이번 포럼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과 광주문화재단이 공동주관하며, 특히 세계적 지성 노엄 촘스키와의 화상 인터뷰가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재난시대와 문화적 연대’라는 제목으로 촘스키와 대담을 나눈다. 촘스키는 사전 녹화한 대담에서 “우리가 결단력 있게 행동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며 “서양 중심의 세계질서가 동양 중심으로 전환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전 세계와는 차원이 다른 새 질서가 등장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주제세션은 문명이 전환하고 있는 현재 시대의 모습을 ‘인류세’, ‘위험사회’,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은 공동 기획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 전시를 오는 1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연장 전시기간 중에는 보물 제1973호인 ‘신윤복 필 미인도’를 다시 특별 공개한다. 조선 후기 화가 신윤복이 그린 대표 작품인 ‘미인도’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선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게 특징이다. 사상 최대 규모 국보와 보물을 선보인 이번 전시는 그 자체로 화제가 됐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국보와 보물을 만나 자긍심을 느꼈다” 등과 같은 호평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오기도 했다. 전시장을 직접 찾지 못하는 관람객들은 매주 전시 장면과 주요 전시품 등을 담은 다양한 주제의 온라인 전시를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과 국립중앙박물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인하면 된다. 문화재청이 선정한 주요 전시품 30건은 다음 갤러리와 트위터, 블로그 등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올해로 개관 5년째를 맞이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은 그동안 1000만 명의 누적 관람객을 기록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나름 성과도 있었지만 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이하 문화원)이 이원체제로 운영되는 등 불안정한 체제가 지속되고 있어 정상화에 걸림돌이 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병훈(광주 동남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8월 문화전당과 문화원의 이원체제를 해소하고 수익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설립 및 법안 5년 연장을 골자로 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아특법 개정안 2호)을 발의했다. 이에 앞서 이 의원은 지난 6월 ‘문화전당 운영의 일부 위탁 규정의 유효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법안(이하 아특법 개정안 1호)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문화수도 조성사업 근간이 되는 아특법 개정 및 핵심 기반시설인 문화전당의 운영 방식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 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문화단체나 시민사회는 개정안 2호 중 ‘조성사업 유효기간 5년 연장’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하지만 문화전당과 문화원의 운영체제 일원화 및 ‘문화전당의 정부 상설 기관화’라는 방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