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이 가족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를 하는 일이 연이어 벌어진데는 ‘가부장적 악습’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5일 용인시 수지구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이들을 살해한 50대 가장 A씨가 광주광역시에서 붙잡혀 지난 15일 용인서부경찰서로 압송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업 실패로 빚이 생기고 민사 소송이 들어오는 것을 비관했다”는 내용의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A씨는 분양사업 투자 실패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으며, 1차 부검 결과 피해자들이 동일하게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수면제를 먹인 뒤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계획 범죄에 무게가 쏠린다. 비슷한 일은 지난달 수원시에서도 벌어졌다. 남편이자 아버지인 40대 남성 B씨는 장안구 아파트 단지 지상 화단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고, 집 안에는 아내와 중학생 아들, 초등학생 딸이 숨져 있었다. 경찰은 B씨가 가족들을 살해한 뒤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생전 지인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수억원에 달하는 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비극은 가부장적 악습이 원인이라는 분
경기도 내 일부 시군이 지역에 대기하면서 초기 산불을 진화하는 헬기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대형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는 산림청의 거점 헬기가 없으며, 다른 지역 항공관리소 4곳(서울·비무장지대·진천·산림항공본부)에서 나눠 관할하고 있다. 다만,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소방헬기 2대가 있는데, 이 헬기는 화재 진압이 아니라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산불을 끄는 데 투입하긴 어렵다. 이에 따라 수원·과천·용인 등 18개 시군에선 민간 헬기를 임차해 운행하고 있다. 임차 헬기가 산불 초동 진화를 담당하고, 불길이 거세지면 산림청 헬기가 출동하는 식으로 화재를 진압한다. 지자체의 예산 사정에 따라 헬기 보유 능력이 갈리면서 일부 시군은 산불 진화용 임차 헬기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들 지역은 산불이 발생하면 인근 시군에 있는 임차 헬기가 대신 출동한다. 실제 지난달 22일 연천군 백학면 전동리 야산에서 불이 나자 포천시의 임차 헬기가 불을 끄는 데 동원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날 경우, 잦은 출동에 조종사의 체력이 한계에 달하거나 헬기 확보에
수원의 최저 기온이 영하 11도로 떨어진 9일 오전 9시께 찾은 수원역 앞. 2년째 이곳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최모(60)씨의 볼은 찬 바람에 빨갛게 얼어 있었다. 살림살이라고는 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얇은 매트리스와 낡은 솜이불 한 장이 전부다. 이부자리 위에 놓인 손바닥만한 핫팩이 추위를 달랠 수 있는 유일한 방한용품이다. 그는 하얗게 튼 양손을 쓰다듬으며 “잘 때 핫팩을 등 뒤에 놓고 누우면 추위를 견딜만 한데, 며칠 전 나눔을 받은 핫팩을 어젯밤에 다 써서 오늘 밤부터가 진짜 걱정”이라고 했다. 길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에겐 비 내리는 여름보다 눈 내리는 겨울이 배로 힘들다. 더운 날씨에 금방 마르는 비와 다르게, 눈은 이불과 바닥에 쌓인 채 그대로 얼어붙기 때문이다. 최씨는 “며칠 전 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공원에서 지붕이 있는 역 공중화장실 근처로 급히 자리를 옮겼다”며 “빨리 움직여야 이불을 건질 수 있다”고 했다. 연이은 불경기로 도움의 손길마저 꽁꽁 얼어붙으면서 취약계층은 겨울나기가 한층 더 어려워졌다. 바로 옆에 무료급식소가 있지만, 끼니 해결은 쉽지 않다. 기부금이 부족해 세 끼 급식이 전부 나오는 날이 줄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한 끼만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