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의 대표 랜드마크인 창원광장이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도입과 함께 기존 6차선 회전교차로의 모습을 탈피하고 시민친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 창원시가 BRT 도입에 맞춰 창원광장을 시청 앞까지 확장하고 남측으로만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창원광장 확장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창원광장 확장안은 1일 오후 2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창원 원이대로 S-BRT 시민공감 토론회’에서 발표됐다. 이날 창원 BRT 용역업체인 ㈜신성엔지니어링 정운 이사는 주제발표에서 ‘원이대로 S-BRT 구축사업’에 대한 주요 설계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광장변경안·광장유지안 2개안 제시 시, BRT 도입 맞춰 확장안 적극 검토 남쪽으로만 양방향 통행 방안 추진 보행자 접근성·광장 활용성 높아져 변경안 적용 땐 신호교차로 2곳 신설 광장 내 BRT 정류장 통합 설치 계획 BRT는 버스운행에 철도의 개념을 도입한 시스템으로, 도로 중앙 차선을 버스전용 도로로 지정해 통행속도·정시성·수송능력 등을 지하철 수준으로 대폭 향상시키는 대중교통체계다. 창원시에 추진되는 S(Super)-BRT는 기존 BRT에서 더 나아가 전용주행로, 교차로우선거리, 첨단정류장, 전용차량을 갖
부마민주항쟁은 10·26사태로 이어지면서 유신 독제체제를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됐다. 시민들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시작을 기대했지만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계엄령은 유지됐고 12·12 군사 반란 등을 거쳐 전두환이 정권을 집권하며 또 다른 독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부마항쟁은 ‘부마사건’으로 치부됐다. 항쟁 참가자들의 위대한 행동은 왜곡되고 잊혀 갔다. 고문 인한 트라우마로 ‘꿈’ 포기 독재정권의 반복은 인생 바꿔놔 수십년 민주주의 발전 힘썼지만 자료 없어 민주항쟁 인정 못받아 7년간 446명 신청해 309명만 인정 진상규명위 활동 기간 연장돼야 ◇직장·꿈 포기해야만 했던 가혹한 현실= “태권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 했죠…” 1979년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던 이창곤씨는 경남 대표 태권도 선수였다. 중학교 시절 전국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등 실력도 출중했다. 항쟁을 경험하자 태권도 도복을 다시 입을 수 없었다. 고문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자기만의 공간에서 벗어나면 불안증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꿈을 포기해야만 했다.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평범한 사회생활조차 할 수 없었다. 몇 년간 정처 없이 방황하던 그는 부모님의 간절한 부탁에 경남대 앞에
‘독재타도-유신철폐-목이 터지라 외치며/마산의 중심에서 함께한 민초와 함께/시월에 피었던 가장 붉고 뜨거웠던 꽃이여/꽃송이 꽃송이 활화산처럼 터졌던.’(부마민주항쟁기념사화집 ‘부마인가요?’, 정일근 시 ‘시월, 처음’ 일부) 1979년 10월 유신체제의 종식을 이끌어 낸 부마민주항쟁의 주역은 민초였던 ‘평범한 시민들’이다. 하지만 항쟁은 이들에게 후유증·트라우마와 함께 ‘시위 참가자’란 낙인을 남겼고 더 나아가 그들의 오랜 꿈을 빼앗아갔다. 42년이 지난 2021년, 항쟁의 현장이었던 마산에는 여전히 항쟁 참가자들이 살고 있다. 누구보다 평범했지만, 남들과 다른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소시민으로 말이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창원공단 한국캬브레타 노동자 박영주(62·당시 20세)씨, 불종거리 입구서 간판업을 하던 자영업자 양석우(69·당시 27세)씨, 경남 태권도 대표였던 경상고등학교 학생 이창곤(60·당시 18세)씨는 직업과 나이는 모두 다르지만 마산의 중심지 창동거리에 피어난 붉고 뜨거웠던 꽃들이었다. 부마민주항쟁 42주년을 맞아 세명의 회고를 통해 항쟁 참가자들이 지금까지 겪어 온 삶을 느껴본다. 42년 전 박영주·양석우·이창곤씨 창동·오동동 일대 시위 참
“마산에서는 옛날에 오리떼기나 띠기로 불렸지. 최근에 뭔 드라마에 나왔다면서 다 큰 어른들이 달고나 먹으려고 여기 창동까지 찾아와. 덕분에 상인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사 다 됐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대박 행진 속에 시작된 달고나 열풍이 창원 창동에도 불고 있다. 7일 오전 10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사거리. 이곳에서 13년간 달고나를 만들어 팔고 있는 허정남(75) 할머니는 생각도 못한 호황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오징어게임의 대박을 예견이라도 한걸까. 할머니가 달고나에 찍어내는 문양은 ‘오징어’와 별이다. 장사를 시작할 때 큰 의미 없이 문양을 결정했고 지금도 같은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그는 오징어게임을 보지 못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시청방법을 잘 몰라 앞으로도 보긴 어렵지 않겠냐고 웃으며 말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하루 12시간 장사하면서 1000원 지폐 한장만 받아 본 적도 있는 허씨는 최근 달고나 열풍이 꿈만 같다. 손님은 지난 개천절 연휴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연휴 3일간 하루 매출은 25만여원. 허씨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달고나 2개를 10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하루에만 500개의 달고나가 이곳
창원의 대표적인 쇼핑 시설인 합성동 대현프리몰 지하상가가 코로나19 이후 점포 수가 절반가량 줄면서 상권 몰락 위기에 놓였다. 대현프리몰은 임대료 인하 등 자체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적자가 누적되면서 한계점에 이르렀다. 6일 오후 2시 합성동 지하상가. 드문드문 지나가는 상가 이용객들 뒤로 문을 닫은 빈 점포들이 줄지은 모습은 창원을 대표하는 쇼핑 시설로 불리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대현프리몰에 따르면 총 점포 230개 중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120개에 불과하다. 빈 점포가 단 한 곳도 없었던 2020년 1월과 비교하면 1년 9개월 사이 절반가량(47.8%)의 점포가 사라진 것이다. “분기별로 1000만원씩 적자입니다. 차라리 문 닫고 노는 게 지출이 더 적을 거예요. 현재 수익은 코로나 전보다 70%가량 줄었고 임대료·관리비 등 고정 지출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네요.” 지난 2002년부터 이곳에서 옷집을 운영하는 주정화(47·여)씨는 코로나19 이후 받은 대출만 4000만원에 달한다. 직원 3명을 고용해 점포 2개를 운영해왔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금은 홀로 점포 1곳만 운영하고 있다. 그마저도 수익이 적어 적자가 이
추석 당일 밤 4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부려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의 한 주점. 날이 밝자 주점 문 앞에는 전날의 참극을 알려주는 핏자국이 곳곳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곳 외에도 주점 옆 상가 주차장으로 들어서면 주점 벽면과 반대쪽 차량 곳곳에도 혈흔이 남아 있다. 응급처치에 사용된 의료용 거즈도 바닥에 나뒹굴었다. 혈흔은 이날 정오께 몰아친 소나기에 씻겨졌지만, 주민들과 상인들의 공포와 걱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확산되고 있었다. 주점 반대편 골목에 무리 지어 앉아 있던 주민들은 주점 앞에 설치된 폴리스 라인과 혈흔들을 바라보며 불안감과 걱정을 토로했다. 주민들은 “식당, 주점 등 상가들이 밀집해 주민들끼리 술 먹고 싸우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한 사건은 처음”이라며 “여기 사는 동안은 계속 기억날 것인데 앞으로는 마음 놓고 다니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건이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청년들이 주점이 있는 골목 안으로 들어와 두리번거리기도 했다. 박모(22·여)씨는 “SNS에 주점 명칭이 나와 있어 친구와 지나던 길에 잠깐 찾았다”라며 “당분간은 무서워서 이곳 먹자골목 방문이 꺼려질 것
창원에 공장을 둔 제조기업 세방전지가 가음4지역 재건축정비사업에 포함된 사원아파트를 시민들에게 매각했지만 현행법상 매수인들이 분양권 획득이 불가능한 ‘물딱지’가 돼 논란이다. 매수인들이 보상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세방전지 측은 계약 당시 우려점을 충분히 설명했고 현재 매수자 권리보호를 위해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세방전지 사원아파트를 매수한 60여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9년부터 2020년 6월까지 ‘분양권이 문제 없이 나온다’는 이야기만 듣고 아파트를 매수했다. 하지만 조합의 해석은 달랐고 분양권을 기대했던 매수자들은 사기 매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기업의 말만 믿고 새집 마련을 위해 전 재산을 투자했지만 물거품이 됐다”며 “세방전지는 책임지고 현 시세대로 손실보상을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현재 조합 측은 성산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을 근거로 매수자 전원이 아닌, 대표 조합원 1명만 조합원 자격을 얻어 2세대에 대한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조합설립인가 이후 1명의 토지등소유자로부터 건축물소유권을 양수해 여
창원시가 오늘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가운데, 일선 버스기사들은 처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전체 노선의 배차간격 조정 등 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창원형 준공영제 시행 전날인 31일 오전 11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덕동차고지에서 만난 버스기사들은 서비스 개선을 다짐하며 준공영제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밝혔다. 배차간격 완화 138개 노선 중 13개 시행 전과 차이 없어 체감 ‘미미’ 시 “문제 단계적 해소…협조 부탁” 대부분 버스기사들은 준공영제 시행을 시내버스 노동자 처우 개선의 첫 발걸음이라고 해석했다. 버스기사 정모(47)씨는 “현 준공영제 내용에 만족하고 있진 않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노사정이 식당, 배차 시간 조정 등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리라 믿고 보다 나은 시내버스 서비스 제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준공영제 시행과 함께 변경되는 노선 관련 주요 내용은 △공동배차제→개별노선제 전환 △13개 노선 운행 횟수 조정 등이다. 개별노선제는 노선별로 전담운행 업체를 지정·관리하는 제도인데, 개별노선제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밝히는 기사도 있었다. 이날 운
“코로나 방역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고객 여러분, 불편함이 따르더라도 조금만 비켜주세요. 오늘도 경남에 확진자가 41명(18일)이나 발생했습니다. 코로나 끝날 때까지 마스크 착용 등 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9일 오전 10시께 마산어시장 입구 앞 노상에서 김기욱(66) 마산어시장 자율방역단장의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울려 퍼졌다. 김 단장 뒤로는 새빨간 방역장비를 모는 이영기(67) 단원과 장비를 잡고 소독제를 분사하는 한영기(59) 단원이 보였다. 주변에서는 최해련(68) 단원이 지속적으로 시민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마산어시장 자율방역단은 지난해 9월 어시장 상인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발적으로 창립한 단체다. 현재 4명으로 구성된 방역단은 매주 월·목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어시장 전역을 돌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약품은 마산보건소·마산합포구청으로부터 지원받는데, 매번 사용하는 소독제의 양만 400ℓ에 달한다. 자율방역단의 첫 집결지는 마산어시장 상인회다. 물과 약품을 8대 2 비율로 섞어 상인회 건물에 비치된 ‘불도리’에 담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다. ‘불도리’는 화재 사전 진화를 위해 각 전통시장에 보급되는 이동식 미분무 소
“이교재 선생의 정혼(精魂)의 뼈에다 8의사의 행동미의 살을 붙여 후세에 독립정신의 자료가 되어 유의미한 사업이 있기를 빌며 일행은 일로귀로에 올랐다.” 1954년 4월 23일 경남신문의 전신인 마산일보에 연재됐던 기행문 ‘삼진기행 - 황교 교반의 전적지, 장렬히 순국한 8열사’의 끝맺음 말이다. ‘H생’이란 필명을 사용한 기고자는 경남언론의 선구자로 알려진 목발(目拔) 김형윤 선생(당시 마산일보 사장)이다. 김형윤 선생은 9편의 기행문을 통해 1919년 4월 3일 마산 삼진의거 당시 순국한 8의사의 독립정신이 후대에 널리 계승되길 간곡히 기원했다. 그러나 67년이 지난 2021년, 기미년 전국 4대 의거로 평가받는 삼진의거와 8의사는 삼진(진전·진북·진동) 지역민들의 관심으로 명맥만 유지될 뿐 역사적 가치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다. 1919년 4월 3일 8000여명 군중 진북면 황교서 대치·전진하다 김수동 의사 등 8명 총격에 순국 지역민 주도 창의탑·묘역 건립 재현행사 등 계승하고 있지만 관련 단체 고령화로 추진 한계 2019년 삼진의거기념사업회 발족 “독립기념관 ‘삼진’ 명칭 포함해 8의사 정신 계승하고 널리 알려야” ◇일본 경찰 냇가에 패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