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미달 됐다고 선수에게 대회 나가지 말라는 건 너무한 처사입니다." 중학생 테니스 선수 자녀를 둔 백모(50)씨는 최근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학생 선수 최저학력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자녀가 다음 달에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자녀가 기준 학업 성적에 미달한 점수는 불과 0.3점. 그는 0.3점차로 한 학기 동안 대회에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대회에 한 번 못 나가기 시작하면 실력도 떨어지는 게 이 바닥의 현실. 자녀가 이대로 꿈을 포기하는 건 아닐까 두려웠다. 그렇게 해당 법의 효력을 정지하기 위해 그는 행정소송을 내기로 결정했다. 백씨는 "지난 1학기 기말고사 때 공부를 열심히 시켰는데 0.3점차로 미달하니까 허탈했다. 운동에 꿈이 있는 아이인데 대회를 못 나가게 하는 건 너무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2024 파리 올림픽의 흥행으로 엘리트 체육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체육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정 기준 학업 성적에 도달하지 못하면 대회 출전 자체가 금지되는 최저학력제가 오는 9월 본격 시행하기 때문이다. 대회 출전은 운동선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인 만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관리·운영하는 (재)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재단)이 오는 6월 열리는 국제양궁대회에 경기장을 대관해 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재단 등에 따르면 다음 달 3~8일까지 열리는 '수원 2024 아시아컵 3차 국제양궁대회'의 장소로 수원월드컵경기장 주경기장을 빌려줬다. 아시아양궁연맹(WAA)이 주최하고 수원시와 수원시양궁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 대회는 18개국 1천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하지만 재단은 설립 목적인 축구 발전을 위한 진흥사업보다 매년 경기장 대관을 다른 이벤트로 수익을 내고 있어 지역 축구계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재단 정관 제3조에는 '법인(재단)은 지역 및 국내 축구 발전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체육·문화시설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지방체육진흥과 도민화합을 도모하며, 나아가 세계축구 발전과 인류평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됐다. 그럼에도 재단은 이번 양궁대회처럼 매년 수원월드컵경기장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을 대관해주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재단이 발표한 2023 회계연도 결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경기장 시설물 대관으로 낸 수익은 19억3천여만원에 달한다. 싸이 흠뻑쇼 SUM
지난해 11월 1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돔에 1만8천명이 모였다. 프로야구 시즌도 끝난 이 무렵, 많은 인파가 이곳에 몰린 것은 5년 만에 한국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 결승전이 열려서였다.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인기팀이자 세계적인 선수 '페이커'가 속한 SKT T1이 7년 만에 우승을 확정짓자 고척돔 일대에 일제히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결승전을 시청한 온라인 동시 접속자 수(잠정치)는 무려 1억명. 광화문 광장에 모인 응원단만 1만5천명에 달했다. e스포츠를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롤드컵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e스포츠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 속, 정부와 각 지자체들은 e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한 경기장 설립과 대회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작 '게임산업 메카'인 경기도는 경기장 조성 계획은 백지화됐고 관련 예산은 줄이는 등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천514억4천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1천48억3
13일 오후 5시 30분께 수원시 망포동의 한 드라이브스루(DT) 매장. 퇴근 시간이 되자 차량이 몰리는 가운데, 우회전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이 50m가량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이때 매장 입구로 흰색 SUV 차량이 들어오자 일제히 경적 소리가 울렸다. 옆 차선에서도 우회전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 때문에 한층 더 혼잡해져, 퇴근길 시민들의 불편은 더해져갔다. 맞은편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A(40대)씨는 "이곳 인근에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두 개라 차량이 몰릴 땐 교통체증이 심한 편"이라며 "보행 중에도 아이를 데리고 다닐 땐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늘어난 가운데, 매장 인근의 교통체증 문제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1년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까지도 대안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스타벅스·맥도날드·버거킹 매장 2년새 59·19·13개씩 증가세 불구 교통영향평가 등 별다른 제재 없어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지역 소재 스타벅스·맥도날드·버거킹의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각각 133개, 62개, 27개다. 이는 2년 전 2021년 8월 말 기준보다 각각 59개, 19
1일 오후 4시께 파주시 동패동 초롱꽃마을 3단지(파주운정 A34) 지하주차장 1층에선 슬래브(콘크리트 천장) 보완 작업 등 보강공사가 한창이었다. 천막 안엔 하중을 분산시키기 위한 철제 기둥들이 설치돼 있었다. 지난달 11일부터 시작됐다는 보강 공사는 천장의 하중 무게를 분산시키기 위해 진행됐다. 해당 아파트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아파트 중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난 15개 단지 중 한 곳이다. 정부 조사 결과 해당 아파트 단지는 331개 철근 중 11개가 누락된 것으로 밝혀졌다. 보강공사가 진행 중임에도 입주민들의 우려는 가시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김모(37)씨는 "원래는 지하주차장 천장 보강 공사가 아니라 페인트 도색 공사로 알고 있었다. 어제(7월 31일) 갑자기 설명회가 진행됐는데, LH 관계자가 '불안감을 조성할 것 같다'는 이유로 페인트 도색 공사라고 말했다고 했다"며 "개인적으로 지난해 11월 지하 주차장 천장 콘크리트가 떨어진 것을 목격해 관리사무소에 얘기했던 적이 있어서 설명을 들어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불안 조성 이유로 일부 '거짓 설명' 공지도 부실, 입주민들 "못 믿어" 같은 날 남양주 별내동 별내퍼스트포레
유례없는 폭우로 반지하 가구가 침수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피해를 복구하지 못했다. 이재민들은 한가위에도 근심 속에 명절을 보내게 됐다. 8일 찾은 피해 지역인 안양 박달1동과 군포 산본1동. 박달1동 이재민은 대체로 복구 작업을 마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재난지원금 지급이 늦어 세간살이를 장만하진 못했다. 복구가 덜 된 산본1동은 아직도 이재민 77명이 임시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두 지역 모두 추석 명절을 기대하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오전 10시께 박달1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김모(87)씨는 지난달 11일 만났을 때보다 얼굴색이 환했다. 지인에게 8만원을 빌려 장판을 새로 한 덕분에 일주일 전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김씨가 집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침수로 유일한 낙인 TV가 고장이 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내가 요양병원에 있는데 1년 동안 연락이 안 된다. 그 기간 동안 자식들도 본 적이 없다. 이번 추석에도 혼자 지낸다"고 밝혔다. 산본1동의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선 이모(71)씨가 의자에 앉아 8년 동안 거주한 자기 집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한 달 동안 비가 꾸준히 내린 탓에 집안 곳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