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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부산 분양시장 ‘바닥’… 4년 전 청약 건수의 2%

6월 기준 1순위 청약 총 5492건
2020년 52만여 건서 바닥 추락
아파트 2곳은 접수 10건 안 돼
고분양가 여파 미분양도 잇따라

4년 전만 해도 50만 건 넘게 접수됐던 부산 아파트 1순위 청약 건수가 올해 5000여 건으로 폭삭 주저앉았다. 연말까지 1만 건이 접수된다고 가정해도 4년 전의 2%에 불과한 실정이다. 미분양은 일상이 됐고, 1순위서 청약통장이 채 10개가 접수되지 않는 단지가 있을 정도다. 고분양가 논란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처참히 붕괴된 지역 분양시장이 쉽게 활로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16일 부동산시장 분석 전문업체 랜드월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부산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 14곳(3322세대)에 접수된 1순위 청약통장은 모두 5492건이다. 지난 11일 분양한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의 1순위 청약에 2374개의 청약통장이 몰렸고, 지난 4월 분양한 일광 노르웨이숲 오션포레에는 1083건이 접수됐다.

동래사적공원 대광로제비앙(778건), 더샵 금정위버시티(545건), e편한세상 범일국제금융시티(260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를 제외한 8개 단지는 제각기 접수된 청약통장이 100건을 넘지 못했으며, 청약통장이 채 10개가 들어오지 않은 단지도 2곳이나 됐다.

이는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처참할 정도로 침체돼 있다는 방증이다.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리는 이들로 청약시장이 과열됐던 2016년에는 한 해 동안 무려 131만 3775건의 1순위 청약통장이 부산에서 접수됐다. 올해 말까지 1만 건의 청약이 접수된다 하더라도 130배나 많은 수치다. 매년 대다수 분양이 봄 이사철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세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부동산이 불붙기 시작했던 2020년에는 부산서 52만 6692건의 1순위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4년 전과 비교하면 올해 청약 건수는 당시의 약 2%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1년에는 10만 4199건, 2022년은 16만 5753건이 접수됐고,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들어갔던 지난해 역시 4만 8276건이 접수될 정도였다.

1순위 청약 경쟁률도 크게 낮아졌다.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웠던 2016년에는 부산지역 아파트 1순위 평균 경쟁률이 77.8 대 1에 달했지만, 올해 부산의 1순위 경쟁률은 2.3 대 1에 불과하다.

그나마 최근 분양한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의 1순위 청약이 7.9 대 1의 경쟁률로 선전하면서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함께 분양한 부산지역 아파트 단지들은 여전히 1순위 경쟁률이 1 대 1을 넘지 못하는 등 성적표가 신통치 않았다.

청약시장이 이처럼 급속도로 냉각한 가장 큰 이유는 고분양가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랜드월스 김혜신 대표는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 아파트의 분양가가 9억~10억 원에 육박하는데, 무주택자들이 여기에 관심을 보일 이유가 없다”며 “한 번 올라가기 시작한 분양가가 다시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터라 앞으로도 청약시장 침체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