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미래 신성장 산업 육성을 위해 해운대구 53사단과 강서구 제2에코델타시티 부지 등 총 1000만 평(34㎢)에 달하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한다. 정부는 지방 소멸 위기 대응과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전략사업을 시행할 경우 비수도권 그린벨트는 예외적으로 풀 수 있도록 했는데, 변경된 정부 지침에 맞춰 불요불급한 그린벨트를 대폭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은 그간 개발 가능용지 절대 부족으로 첨단산업단지 조성과 국내외 기업 유치에 심각한 차질을 겪었다. 시는 그린벨트 해제로 고부가 디지털·친환경 중심으로 부산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한편 글로벌 허브도시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2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정부 ‘지역전략사업 그린벨트 해제 가능 총량 예외사업’ 대상지로 해운대 53사단과 제2에코델타시티 부지 등 4곳을 지정해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다. 이는 지난 2월 울산에서 진행된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비수도권 개발제한구역 규제 혁신’의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 지역전략사업에 선정되면 해제 가능 총량과 관계없이 그린벨트를 풀 수 있게 된다.
현재 부산에서 해제 가능한 그린벨트 잔여 물량은 0.86㎢에 불과해 신규 산업단지 조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동안 부산과 울산, 경남을 중심으로 그린벨트 해제 총량 확대와 기준 완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터져나왔다.
시는 우선 가덕신공항, 항만·철도와 연계해 공항과 신항만 배후단지 일대에 글로벌 첨단 복합물류 단지를 조성하는 ‘동북아 물류 플랫폼 조성사업’을 위해 강서구 죽동동, 봉림동, 화전동 일원 그린벨트 16㎢를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동서 균형발전을 이끌 스마트 친수형 수변도시인 제2에코델타시티 조성을 위해 김해공항 서측 일원 강서구 강동동 10.4㎢도 해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부산 강서구 대저2동 맥도마을 일원 3.9㎢에 달하는 그린벨트도 국가도시공원, 스마트팜, 저밀도 주거단지 등을 포함한 녹색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맥도그린시티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해제를 추진한다.
도심에서는 해운대구 우동, 좌동, 송정동 일원의 육군 제53사단 부지 3.8㎢가 포함됐다. 해운대 신도시와 맞닿아 있는 53사단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첨단 연구단지와 스타트업 기업, 녹지공간이 어우러진 ‘해운대 첨단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겠다 게 시의 구상이다.
시가 이번 사업을 통해 해제를 추진하는 그린벨트의 총 면적은 34.1㎢로, 부산의 해제 가능 그린벨트 면적의 40배에 달한다.
정부는 비수도권 지자체들로부터 제출받은 지역전략사업 신청 대상지에 대해 오는 9월까지 국토연구원의 사전 검토를 거친 뒤 11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12월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그린벨트 해제 여부를 결정한다. 전국적으로 몇 곳을 선정해 최종적으로 그린벨트를 풀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임원섭 시 도시계획국장은 “부산의 동서 불균형 해소와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의 기반이 될 전략사업지 내 그린벨트가 풀릴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