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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서진’ 약발 안 먹힌 부산… 동서 격차 더 벌어졌다

부산시, 2023 사회조사 결과
수영·해운대·남·금정구 등
동부산 주민 거주 만족도 높아
소득·사교육비 등도 양극화
지속적인 서부산 투자 필요

부산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동·서부산 간 지역 불균형이 여러 대책에도 개선은커녕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부산시가 동서 격차 해소를 위해 서부산에 제2 시청사를 짓고 서부산발전협의체를 가동하는 등 ‘서진 정책’를 펼쳐도 ‘약발’이 잘 먹히지 않는 만큼, 주거, 건강, 교육, 문화·편의시설 등 일상 전반에 걸쳐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부산시가 발표한 ‘2023 부산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부산 주민들의 거주 만족도(거주 중인 구·군에서 계속 살고 싶은 의향)가 원도심이나 서부산 주민들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영구가 81.6%로 가장 높았고, 해운대구(77.4%), 남구(74.4%), 금정구(72.9%) 등의 순이었다.

반면 사상구(53.0%), 동구(57.4%), 사하구(58.5%), 부산진구(59.5%)의 경우 상대적으로 거주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인 2021년 조사에서는 기장군(77.0%), 해운대구(74.2%), 수영구(72.6%), 동래구(72.5%) 순으로 거주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최근 광안리 해안가를 중심으로 고분양가 주거단지들이 들어서면서 동부산권 내에서 ‘부의 이동’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주거 만족도 하위권에 머문 서부산과 원도심의 경우 2년 전과 비교해 구·군별 순위 변동이 별반 없었다.

양질의 일자리와 직결되는 소득 수준에서도 동서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연 소득 1억 원 이상의 고소득자 비율은 해운대구( 11.4%), 동래구(9.7%), 남구(8.3%) 등이 높았다. 반면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경험했다는 비율은 부산진구(56.6%)와 사상구(53.6%), 동구(51.2%) 등에서 높았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라 할 수 있는 사교육에서도 차이는 여실했다. 남구 고등학생 월평균 사교육비는 113만 원인데 비해 동구는 46만 원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여가나 문화 활동 접근성 역시 마찬가지다. 여가활동 만족도는 해운대구(36.6%)와 수영구(33.6%) 주민들이 높은 반면, 동구(13.3%)와 사하구(16.5%) 주민들은 제대로 여가를 즐기지 못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여가 시설에 만족한다는 답변 역시 수영구(40.8%)가 가장 높았고, 동구(10.7%)가 가장 낮았다.

이는 수십 년간 지속돼 온 동부산 중심 개발과 이로 인한 부와 각종 사회 인프라의 편중으로, 시민들이 주거 교육 여가 생활환경 등 일상 전반에 걸쳐 동서 격차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성대 도시공학과 강동진 교수는 “동서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낙후된 서부산 인프라 확충을 위해 부산시가 투자를 이어나가는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과거의 개발 위주 투자보다는 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서부산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면서 지속가능한 변화를 위해 투자하고 다음 세대가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5.7%가 '부산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주거환경 중 만족도가 가장 높은 부문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59.6%)이었고, 가장 낮은 부분은 주차장 이용(40.5%)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부산시가 지난해 10월 11일부터 22일간 1만 7860개 표본가구 내 15세 이상 부산 시민 3만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1996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 조사는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역사회 정책 개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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