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이제 182개 회원국들의 마지막 결정만 남았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운명의 날’이 밝았다. 2030엑스포를 따내느냐는 대한민국과 부산의 미래 항로를 바꿀 중차대한 사안이다. 최근 수일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간 정부와 부산시, 재계, 시민단체 대표는 현지에서 마지막 한 표라도 더 잡겠다며 접촉 가능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설득 작업을 펼치고 있다. 부산을 비롯한 국내에서는 국민들이 대한민국 유치 열망을 전 세계로 발신하기 위해 간절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2030엑스포 개최지 선정은 오늘 밤 프랑스 파리의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회원국 182개국의 투표로 진행된다. 투표 기호는 부산이 1번, 이탈리아 로마가 2번, 리야드가 3번이다. 최종 결과는 29일 0시(현지시간 28일 오후 4시) 조금 지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형준 부산시장을 필두로 정부 고위급 인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파리에 총집결해 지난 2년여간의 유치 성과를 마무리하고, 최종 투표 순간까지 마지막 총력 유치 교섭을 펼쳤다.
정부와 부산시 판단으로는 막판 판세는 대한민국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 승부를 펼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 1차 투표에서 75표 안팎을 확보해 2차 결선투표로 간 뒤 2차에서 95표를 얻어 승리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엑스포 개최지 결정은 BIE 회원국 182개국 투표로 진행되는데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지지를 받는 도시가 나오면 해당 도시가 개최국이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1·2위 도시가 2차 결선투표를 치른다.
파리 현지에서 만난 박 시장은 “사우디가 2차 투표 결과가 뒤집히는 시나리오를 우려해 자신들 지지로 분류되는 회원국들에게 본국에서 직접 투표자를 보낼 것을 압박하고 있지만 우리도 로마 지지표와 1차 투표에서 리야드를 지지했다가 2차에서 부산으로 돌아서는 ‘이탈 표’를 잡으면 승리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했다. 박 시장의 언급은 1차 투표에서 사우디를 지지한 나라 가운데 20표가량을 2차 결선 투표에서 확보해 엑스포 사상 최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겠다는 대한민국 전략의 핵심 내용이다.
프랑스 현지에서 전해지는 유치 열기도 부산이 경쟁 도시를 압도하고 있다. 한국은 막판 표 잡기를 위한 유치 응원전 거점을 프랑스 주재 한국문화원에 잡았다. 마지막 투표장으로 향하는 길목도 한국이 선점했다. BIE 총회장 진입로에 있는 카페를 임차해 부산 홍보존 ‘비스트로 부산’을 꾸며놨다. 한국 대표단은 총회장에 입장하는 각국 대표들에게 “부산 이즈 레디” “부산 이즈 넘버원”을 외치는 마지막 응원전을 펼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응원 열기가 뜨겁다. 부산에서는 27일 오후 3시 30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시민 응원전이 펼쳐졌다. 투표 당일인 28일 오후 8시 30분에는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 1000여 명이 운집해 시민 응원전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