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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신입생이 없다…지방대의 ‘눈물’

전남대·조선대 제외한 광주·전남지역 대학들 미달 사태 심화
추가 모집에 사활 … 지방대 육성 대책 없으면 존립 기반 상실

 

 ‘벚꽃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대학가 속설이 광주·전남지역에서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남대와 조선대에 따르면 지난 2일 2023학년도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남대는 모두 1350명 모집에 5631명이 지원해 4.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3.92대 1)보다 다소 상승한 수치다. 캠퍼스별로는 광주캠퍼스가 4.96대 1(지난해 4.6대 1), 여수캠퍼스는 2.58대 1(지난해 2.1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조선대는 총 1387명 모집에 4708명이 지원해 3.3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2학년도 정시모집 경쟁률 2.95대1보다 올랐다.
 

지난해 미달 사태를 겪은 조선대와 전남대는 이번 경쟁률을 위기의 연장선에서 해석하고 있다. 정원 감축으로 경쟁률이 상승했지만, 학령인구 감소라는 불변의 상수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일부 비인기 학과들은 전체 경쟁률에 가려져 있기도 하다. 전남대의 경우 실기·실적 전형(예체능) 경쟁률이 0.67대1에 그쳤고 조선대는 군사학과전형 0.17대 1 등 일부 미달학과들이 있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가 대세를 이룬 상황에서 경쟁률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대학위기는 지속되고 앞으로 더 심화할 것이다. 합격자 발표 이후 학생들의 대거 이탈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지방대 육성책을 강화하지 않는 한 존립기반을 상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대와 전남대를 제외한 광주·전남지역 대학들은 이번 정시모집 결과를 언론에 발표하지 않았다. 보건·의료계열 등 취업에 유리한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줄줄이 미달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전남대·조선대를 제외한 타 대학들의 최근 5년간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이 대략 3대1에 육박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다.

대학 홍보팀 관계자는 “전남대와 조선대가 신입생 모집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대학들은 사정이 뻔하다”며 “두 대학을 제외하고 총경쟁률 1대1을 넘긴 대학을 찾기 힘들다. 추가모집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 지역 대학들은 2023학년도 수시모집에서도 고전했다.

최근 종로학원 분석결과 전남지역 4년제 대학의 202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전형 미등록자 비율이 32.9%(2630명)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광주(18.1%, 2248명)도 7대 대도시 가운데 미등록자가 가장 많았다.

수시 미등록 인원이 1년 전보다도 늘어 지방대가 신입생 모집에 겪는 어려움이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

수시모집 전체 정원 대비 미등록자 비율은 서울권 대학의 경우 3.0%에 그쳤으나 지방대에선 18.6%에 달했다.

수시 미등록자 비율은 1년 전인 2022학년도 당시 서울권 3.8%, 지방대 18.6%였다. 두 지역 격차가 14.8%포인트에서 15.6%포인트로 더 벌어진 것이다.

중도탈락 학생들도 대학 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전남대가 지난해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거점대학인 전남대에서조차 최근 6년간 해마다 500~700여 명의 자퇴생이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퇴 학생은 2016년 505명(신입생 대비 자퇴율 11.9%)에서 2021년 759명(신입생 대비 자퇴율 17.2%)으로 늘었다.

민형배 국회의원이 대학알리미 사이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기준 광주·전남지역 대학교 신입생은 2만2370명이었다. 이 가운데 광주지역 대학교에서 1263명, 전남지역에서 898명 등 약 9.7%인 2161명이 자퇴나 미등록, 미복학을 사유로 중도탈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솔직히 학령인구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내년 신입생 모집이 더 큰 걱정”이라며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학과개편, 구조조정 등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계에 봉착하는 대학들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