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북도당의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공천을 두고 벌어진 논란이 한층 거센 여진으로 번지고 있다.

 

공천에서 배제된 후보들이 중앙당에 '도당 패싱'을 요구하는가 하면, 지지자들은 25일 하루동안 경북도당을 찾아와 순차적으로 하루종일 항의 집회를 진행하며 경찰과 강하게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 등 컷오프된 현역 세 사람의 움직임이 가장 빨랐다. 이들은 25일 국민의힘 중앙당에 '중앙당 공관위 직접 심사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장욱현 영주시장은 "경북도당 공관위의 공천이 편향적이어서 믿을 수 없으니 중앙당이 직접 심사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당 공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정재 의원(포항북)과 컷오프된 이강덕 시장 간의 '갈등설'에 휩싸여있는 포항시장 선거 국면은 진흙탕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이 시장이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재 의원이 저의 컷오프를 전제로 표적공천을 했다는 의혹이 많다. 결국 김 의원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며 '저격' 발언을 쏟아내면서다.

 

이 시장은 특히 "포스코와 관련된 특정 후보를 공천하려는 컷오프라는 의혹이 있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사실상 여론조사 2위의 같은 당 문충운 예비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그러자 문 예비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4년 전부터 시행된 공천 기준을 이번엔 부정하는 내로남불"이라며 "일부 극렬 지지층과 관변단체가 포항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 배우자 서울 거주 및 서울 약국 운영, 서울 부동산 투기 논란 등 의혹에 책임있게 해명해야 한다"고 이 시장을 맹비난했다.

 

이처럼 공천 구도가 혼란에 빠져들면서 25일 하루동안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는 청송과 의성, 포항, 군위, 영주, 김천까지 경북 곳곳에서 찾아온 각 후보 지지층이 앞다퉈 항의 방문을 이어갔다. 분위기가 격앙되면서 건물 입구를 막고 있는 경찰과 지지자들이 충돌하기도 했다.

 

 

 

 

청송과 의성, 김천에서는 후보자들이 현직 군수와의 경선을 거부하며 재심을 요구했다.

 

청송군수 출마자 전해진 예비후보가 이날 오전 먼저 "전과 4범 윤경희 군수의 경선 참여에 반대한다"며 현수막 가두 시위를 진행했다.

 

뒤이어 의성군수 출마자 최유철·김진욱·이영훈 예비후보도 "김주수 군수는 뇌물수수로 형사재판을 앞두고 있는데, 당규에 따라 경선 피선거권이 없다. 별도 조치가 없다면 경선 불참 등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며 경북도당에 재심을 청구했다.

 

김천에서도 김응규·나기보·이창재 등 시장 예비후보 3명이 "현직 김충섭 시장이 당선되면 재보궐선거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당의 조사를 요구했다.

 

성주군에서도 군수직에 출마했던 전화식 예비후보가 이날 컷오프 방침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경북도의원에 출마한 정영길 예비후보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경북도당을 항의 방문한 지지자들은 모두 공관위원들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도당 내에서 공관위 회의가 열리지 않아 불발됐다. 사면초가에 몰린 도당 공관위의 향후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