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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1500년 전 ‘아라가야’로 봄나들이하실래요

말이산고분군 관광명소로 부각
1~6세기 조성, 유물 1만여점 출토… 고분전시관엔 다양한 유물·영상
재개관한 함안박물관도 볼거리

함안 말이산고분군은 1500년 전 아라가야의 역사를 품고 있다. 겨우내 금빛을 띠던 고분은 이달 들어 초록으로 물들고 작은 풀꽃들이 봄마중을 나왔다.

 

말이산고분군은 웅장하면서도 주변을 압도하지 않는 조화로움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말이산고분군= 올해 말이산고분군의 봄은 특별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최종 결정을 두 달여 정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말이산의 ‘말이’는 ‘우두머리의 산’이라는 뜻으로 이곳에 옛 아라가야의 왕과 귀족들이 잠들어 있다. 해발 40~70m의 나지막한 구릉지에서 이어지는 말이산고분군은 1세기부터 6세기까지 조성된 아라가야의 대표 고분군으로 가야시기 단일 고분유적으로는 최대 규모다. 1500년 전 소멸된 고대 가야 문명을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물이자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인근 성산산성에 올라 내려다보면 오랜 기간 능선을 따라 축조된 거대한 고분이 줄지어 선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분군을 보면 함안이 ‘역사문화관광도시’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오는 7월경이면 말이산고분군을 비롯한 7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말이산고분군에서는 현재까지 200여 기의 고분에서 1만여 점 이상의 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지난 2018년 구릉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13호분에서는 가야문화권에서는 처음으로 별자리가 새겨진 덮개석이 발견됐다. 고구려가 아닌 지역에서 발견된 유일한 별자리로 5세기 후반에 아라가야가 최전성기를 누렸음을 짐작할 수 있다. 190개 이상의 홈이 새겨진 덮개돌은 머리를 북쪽에 둔 무덤의 주인공이 남쪽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서 발견됐는데, 이곳에 남두육성(南斗六星) 별자리가 그려졌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북두칠성은 죽음을, 남두육성은 삶을 주관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말이산고분전시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아라가야 시대로 안내할 근사한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곳이 바로 고분전시관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11월 발굴된 아라가야의 국제성을 나타내는 연꽃무늬 청자그릇이 영롱한 자태를 뽐낸다. 또 1~6세기 널무덤, 덧널무덤, 돌덧널무덤 등 시대별 무덤형태가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돌덧널무덤인 말이산 4호분 내부를 실제 크기로 재현한 공간도 눈에 띈다. 아라가야 지배자의 위상을 보여주는 마갑총과 말갑옷을 비롯해 다양한 출토유물을 영상과 터치스크린, 모형 등을 통해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디지털 실감 영상관에서는 아라가야 유물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미디어아트에 접목한 영상이 펼쳐진다. 성인이 여러 번 보아도 지루하지 않고 황홀한 경험을 선사한다.

 

◇리모델링을 마친 함안박물관 제1전시관= 함안박물관 제1전시관은 리모델링을 끝내고 지난 1일 재개관했다.

 

이곳에는 말이산 45호분에서 발굴된 배 모양 토기, 사슴 모양 뿔잔 토기, 집 모양 토기 등 아라가야인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토기도 전시돼 있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사슴 모양 뿔잔 토기에서 아라가야 사람들의 뛰어난 토기 제작 기술과 예술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13호분에서 발견된 실제 별자리 덮개석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이 밖에 새모양장식 미늘쇠, 마갑총 출토 불꽃무늬 토기 등 각종 토기류도 전시돼 있다. 제1전시관 옆에는 전시·교육·체험이 어우러진 제2전시관 공사가 진행 중으로 국내외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관광명소로 재부각= 4월이 되자 말이산고분군을 찾는 인파가 크게 늘고 있다. 올해 방영을 앞둔 한 방송사의 드라마 촬영이 고분군 일대에서 진행되는가 하면, 강아지와 산책하는 지역주민, 아이와 함께 나들이 온 가족, 연인들, 3대가 함께 거니는 모습도 보인다. 주말이면 고분군에서 흰 드레스를 입고 셀프 웨딩 촬영을 하는 커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노을이 내려앉는 시간에는 노을 지는 고분군 사이를 걷는 것도 운치 있다.

 

김명현 기자 mhkim@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