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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화장터 대란에 관 품귀까지…유가족 속탄다

대전지역 3일차 화장률 2월 86.9%→3월 13.8%로 뚝…"최소 4일장 치러야"
수입 감소에 화장용 관(棺)·국화 품귀 현상도

 

 

코로나19 일일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전국적으로 화장(火葬) 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장용 관(棺)과 국화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는 등 현장의 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3월 30일 0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사망자는 432명으로 일주일(3월 24-30일) 동안 총 2423명이 숨졌다. 이에 더해 환절기 사망자까지 겹치면서 전국적으로 화장 적체가 발생한 탓에 화장터를 구하지 못해 4일장 또는 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전의 '사망 후 3일 차 화장률'은 지난 2월 86.9%에서 3월 13.8%로 73.1% 포인트 뚝 떨어졌다.

 

최근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서 부친상을 치른 강모(56) 씨는 "장례가 끝났는데도 대전 내 화장터 예약을 하기 어려워 고인을 안치실에 2일 더 모시고 나서야 화장을 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 등으로 사망자가 많이 늘어난 것은 이해하지만 장례를 제 날짜에 치르지 못하고 절차가 지연되면서 심적으로 정말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유족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화장로의 화장 회차를 증가시키며 운영 시간 연장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화장시설의 단기 근무자 인력을 지원하고 전국 화장시설 1일 운영실적에 따른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전시 서구 정림동에 위치한 대전정수원의 하루 시신 처리도 기존 24구에서 33구로 무려 37.5%나 증가됐으며, 단기 인력도 채용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장 상황은 여전히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가족과의 이별을 슬퍼할 틈도 없이 장례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정수원 한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화장로 1기당 기존 3.3회에서 7회까지 가동하도록 지시가 내려와 상황을 보며 점진적으로 가동률을 높이고 있으며 4월부터는 하루당 회차도 늘릴 예정"이라며 "다만 다른 특·광역시 대비 화장 업무 인력이 부족하고 단기 채용한 인력도 보조 업무만 가능하기 때문에 한 번에 가동률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코로나 장기화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관련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직원들의 피로도 나날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화장용 관과 장례식 조의용 화환에 쓰이는 국화도 수급 난을 빚고 있다.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수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월 중순 국화 가격은 1단(20송이) 5만 원을 넘어서는 등 역대 경매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정목 대전보건대 장례지도과 교수는 "화장용 관의 경우 재료인 오동나무는 100%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수입 등이 까다로워졌다"며 "국내 사망자 10명 중 9명은 매장이 아닌 화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있다 보니 관 품귀 현상까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omsol2@daejonilbo.com  조은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