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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빛고을 산들길 사랑모임 "스토리 있는 '빛고을 산들길' 함께 걸어요"

 

 

“아름다운 우리 고장 둘레길을 우리가 먼저 찾아서 걸읍시다. 광주의 명품길 ‘빛고을 산들길’을 싸목싸목, 도란도란 걸으면서 함께 건강도 챙기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길로 만들어 갑시다.”

방치된 채 잊혀질 위기에 처했던 광주 둘레길 ‘빛고을 산들길’을 활성화하고, 함께 걷는 즐거움을 나누고자 광주 시민들이 한 데 뭉쳤다.

빛고을 산들길사랑모임(이하 빛길모)은 ‘빛고을 산들길’을 우리 손으로 직접 가꾸자는 뜻에서 설립된 걷기 모임이다. 빛길모는 올해로 4년째, 200여명 회원들과 함께 매월 꾸준히 빛고을 둘레길을 걸어 왔다.
 

박성수(70) 빛길모 이사장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겠다고 먼 길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던데, 정작 자기 고장에 있는, 풍부한 스토리가 담긴 길은 외면한 채 먼 곳만 찾는 게 늘 안타까웠다”며 “동쪽으로는 무등산 산길, 서쪽으로는 드넓은 평야 들길이 펼쳐진 이 아름다운 둘레길에 많이들 찾아오셔서 함께 걸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빛고을 산들길은 2015년 조성된 둘레길로, 광주시 외곽을 크게 한 바퀴 도는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용산교-도동고개-학운초-풍암저수지-평동역-임곡역-첨단지구 등 6개 구간 총 81.5㎞로 조성됐다.

빛길모는 지난 2018년 박 이사장의 주도로 설립됐다. 당시 광주전남연구원장을 맡고 있던 박 이사장은 빛고을 산들길이 광주전남연구원 제안으로 조성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접했다. 호기심과 책임감을 느낀 박 이사장은 곧장 배낭을 메고 빛고을 산들길을 한 번 걸어봤다.
 

“3코스 정도 걸어 보니 더 걸을 수 없겠더라고요. 길이 칡넝쿨로 가로막히거나 들개가 나오는 등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었거든요. 문득 우리 시민들의 힘으로 이 길을 다시 빛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랐죠. 지인들과 뜻을 모아 4명, 8명 차츰 수를 늘려가며 걷기 시작한 게 벌써 200여명이 모였습니다.”

빛길모는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정기 걷기 모임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도 회원 53명이 모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즐거운 땀을 흘렸다.

박 이사장은 “빛고을 산들길을 걷다 보면 다양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도 만날 수 있다”며 “삼각산 이름의 유래나 무진고성 이야기 등 광주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걸으면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를 열거나, 빛고을 산들길이 아닌 특별한 곳을 걷기도 한다. ‘대추여울’(광주천 옛 명칭)을 알기 위해 시립민속박물관에서 광주천 역사를 공부한 뒤 무등산 용추폭포부터 광주천 끝자락까지 걸어보기도 했다. 또 무등산 무돌길이나 전남대 민주길, 첨단과학산단 과학자의 길 등을 걸으며 역사와 의의를 되새겼다.

빛길모는 해남 달마고도, 충남 서천 하늘길. 강진 바스락길 등 타 지역 둘레길을 찾아가기도 했다. 빛고을 산들길을 더욱 매력적인 공간으로 꾸미기 위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걸음이었다.

박 이사장은 “지금도 빛고을 산들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이 많아 걱정이다”며 “빛고을 산들길을 더 널리 알리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명품길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웃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