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교육감이 장기 집권해 온 경기도에 임태희 전 대통령실 실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임 전 실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만약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3선에 나설 경우 보수와 진보 진영을 대표할 수 있는 중량급 정치인들이 이번 경기교육감선거에서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된다.
15일 임 전 실장은 경인일보에 "경기도교육감 출마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가 공직에 오랫동안 있었던 사람이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前 대통령실 실장·尹 당선인 밀접
'단일화 추대' 무리없이 성사 전망
대선과정에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총괄상황본부장과 선대본 상임고문을 맡아 중책을 수행한 임 전 실장은 명실공히 선거 공신으로 꼽힌다.
그는 성남에서 3차례 국회의원을 지냈고, 보수 정권에서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실 실장을 맡은 데다 이후 한경대학교 총장을 4년 동안 지낸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밀접하게 교류할 수 있다는 면에서 정부와 보조를 맞출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임 전 실장 역시 "교육 철학 자체가 일치하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현재 교육의 문제는 학생과 학부모는 앞서 가는데 교육 현장은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임 전 실장이 출마를 공식화하면 지난해부터 추진돼 온 보수진영 교육감 단일후보 추대 역시 큰 장애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거론된 보수 교육감 후보와는 체급이 다르고, 보수 진영을 대표할 수 있는 중량급 후보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불출마 예상 李, 대선후 심경 변화
"결단 더 못 미뤄…" 곧 결정할듯
임 전 실장 등판이 가시화되면서 진보 진영에선 이재정 교육감의 3선 의지에 관심이 쏠린다. 인지도를 갖춘 보수 후보가 등장하면서 진보 진영에서도 대항할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개연성이 크다. 올 초까지만 해도 불출마로 기울었던 이 교육감의 심경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패배 이후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특히 대선 직후 SNS를 통해 "결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남긴 만큼, 조만간 결정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 이 교육감 측 관계자는 "3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물러나셔야 한다는 의견이 상충하는 상황으로 모든 것은 이 교육감 본인의 결단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송주명 한신대학교 교수가 교육감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반면 출마가 점쳐졌던 최창의 전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장은 "여러 진보 교육감 후보들이 치열한 경선을 치러야 할 형편에 물러서 주는 게 현명할 것 같다"며 불출마 의사를 전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