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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구형 배달앱 '대구로' 본격 서비스…자영업자 부담 "확 줄였다"

2%대 중개·카드수수료…지자체·지역기업이 함께 제작
대구로 25%만 이용해도 대형 플랫폼 견제 가능해 '성공'
코로나로 배달앱시장 커지자 대형 플랫폼 과한 수수료 장사, 수익금도 수도권으로 유출

 

 

광고비가 없고 중개수수료, 카드결제수수료를 각각 2%, 2.2%로 낮춰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대구형 배달앱 '대구로'가 25일 대구 전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은 배달앱 없이 독자 생존이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기존 민간 배달앱이 요구하는 높은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은 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이었다. 대구형 배달앱 대구로는 자영업자의 과도한 비용 부담을 줄이고, 민간 대형 배달 플랫폼의 독과점 폐해를 견제하려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게다가 민간 대형 플랫폼의 본사가 있는 수도권으로 지역자금의 유출도 일정 부분 방어하는 효과도 있다.

 

◆커지는 영향력, 자영업자 압박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음식배달서비스 온라인 거래는 확대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기준 배달 전문 사이트 및 앱을 통한 주문 비중은 59.5%, 73.9%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비중 증가폭은 각각 12.9%p, 14.4%p로 갈수록 커졌다.

 

반면 같은 시기 전화 주문은 27,4%, 15.9%로 10.4%p, 11.5%p씩 감소했다. 음식점 브랜드 웹사이트나 앱을 통한 주문도 2020년 4.2%(-1.6%p), 2021년 3.2%(-1.0%p)로 매년 감소했다. 배달앱이 음식 주문 시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급성장하는 배달앱시장에서 소상공인은 오히려 약자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배달앱 없이는 장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면서 앱 내에서 노출 순위를 높여주는 광고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대형 배달앱의 중개수수료(6.8~12.5%), 카드결제수수료(3.0%~3.3%) 역시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구의 한 음식점 주인은 "더 이상 혁신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서비스인데 민간 배달앱이 점유율을 무기로 너무 과한 수수료를 받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최근에는 대형 배달앱들이 한 집만 빠르게 배달해주는 '단건배달' 경쟁을 하면서 높아진 대행료를 자영업자들이 떠안는 문제가 나타나기도 했다. 높아진 수수료탓에 수익이 줄어들면 장기적으로는 음식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되는 것이다.

 

대형 플랫폼사업자의 이런 갑질을 막자며 소상공인연합회, 참여연대 등 8개 소상공인 및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3일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을 촉구했다.

 

 

◆미미한 지역경제 기여도

 

또다른 문제는 지역의 돈이 수도권에 본사를 둔 대형 플랫폼업체로 유출되는 반면 이들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수준은 미미하다는 점이다.

 

김현덕 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플랫폼 기업의 성장은 본사가 있는 지역에 한정되고, 나머지 지역은 이것이 활성화될수록 부의 유출이 심화된다. 국내 플랫폼 기업 대부분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대형 배달앱 플랫폼은 지난해 대구경북 음식점에서 수백억원의 수수료를 걷었지만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투자, 지역기업과의 협업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독과점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카카오택시 등 플랫폼 사업자가 일단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구축할 때까지는 적자를 감수하며 사용자 혜택을 늘리지만 나중에는 서비스 제공 가격을 올리는 방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대구형 배달앱이 배민, 요기요 등 민간 대형 업체를 앞서지 못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존재감만 보여준다면 대형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을 기반으로 한 잠재적 '전횡'을 방지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대구로'가 해결사

 

결국 '대구시와 함께하는 대구형 배달앱'을 표방하는 대구로가 해답이 될 수 있다. 지역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대구형 배달앱의 경우 소상공인과 소비자 보호에 지속적으로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구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배달앱 생태계를 가꿔나가는 데 기여하는 셈이다.

 

대구로는 '우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할 수 있을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대구시 관계자는 "적정 수준의 수수료와 개방적 운영을 통해 지역 내 25%의 시장점유율로 3위권을 확보하면 존재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우선 연말까지 하루 주문 5천 건, 가맹점 수 5천 개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대구시와 인성데이타는 앱 출시 초기에 바람을 일으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달 30일까지 대구로에서 주문을 완료하면 자동응모되는 오픈기념 경품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이달 31일까지 불편사항이나 각종 제안을 작성하면 추첨을 통해 200명에게 2만원 쿠폰을 제공하는 '옥에 티를 찾아라' 이벤트도 진행한다.

 

장기적으로는 시민의 일상과 밀접한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생활서비스 플랫폼'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모색한다. 배달앱에서 만들어진 골격에 로컬푸드 및 식자재 공동구매, 소상공인 쇼핑몰과의 연계, 문화·스포츠분야 티켓구매 기능까지 더해질 수 있다.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지역 경제가 어렵다는 우려와 기대 속에서 '대구로'가 출발했다"며 "초기 파격적인 프로모션과 풍성한 혜택을 준비하고 있으니 시민들께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대구로'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윤기 기자 yoonk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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