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새 대구 주택 가격이 17% 넘게 올라 전국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돈 가운데, 공급 과잉 영향에 앞으로 집값 조정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21일 '최근 대구지역 주택시장 특징 점검 및 평가' 보고서를 내고 이처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1월 지수(100)를 기준으로 지난달 대구 주택매매가격지수(117.1)는 17.1% 뛰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10.4%), 서울을 제외한 지방광역시 평균(12.3%) 상승률보다 각각 6.7%포인트(p), 4.8%p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주택 구입 부담도 치솟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대구의 가계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평균 주택가격을 평균 연소득으로 나눈 값)은 2020년 기준 5.9배다. 전국에서 세종(7.2배)과 서울(7.0배) 다음으로 높았다.
'가구주가 된 뒤 생애 최초 주택마련까지 15년 이상 걸리는 가구' 비중도 17.9%에 달해 지방광역시 중 가장 컸다. 자기 소유 주택에 사는 가구 비중은 59.8%로 지방광역시 가운데 대전(53.8%)에 이어 두 번째로 작았다.
이런 가운데 보고서는 다른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등한 대구 집값 변동(조정)이 올해부터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역 내 주택 구입 수요에 비해 공급 과잉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 147.2에서 지난 4월 113.7로 급락했다. 인구유출과 출생율 저하 등 핵심생산가능 인구(25~49세)도 꾸준한 감소세다. 중장기적으로 주택 실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럼에도 올해부터 2023년까지 신규 공급 예정인 아파트는 연간 2만2천가구, 모두 6만7천 가구로 지난 3년 연평균(1만4천 가구)을 크게 웃돌 예정이다.
유혜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기획금융팀 과장은 "주택구입 부담을 낮출 장기임대주택 공급과 함께 주택 수요와 공급을 고려한 주택재정비 사업 허가, 특정 지역에 주택 수요가 쏠리지 않도록 하는 균형발전책 등을 통해 지역 주택시장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홍준헌 기자 hjh@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