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주·신명원 결혼
2021년 4월 24일 오후 2시 30분
M스타하우스웨딩 5층 화이트스타홀
2019년 봄, 접촉사고가 났다.
부딪힌 충격을 느끼지 못할 만큼 다소 사소한 사고였지만 난 얼굴이 새파래져 앞뒤를 분간하지 못할 만큼 어리숙한 남자였다. 그때 그녀가 타고 있던 차에서 나와 제일 먼저 한 일은 나를 안심시킨 일이었다.
산더미같이 쌓인 일들을 뒤로하고 눈앞에 벌어진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자신보다는 나를 챙겨주던 그녀. 그녀가 바로 내 평생을 함께할 여자임을 직감했다.
6개월간의 결혼 준비를 마치던 날, 그리고 조촐한 안주에 소주 한 잔으로 그동안의 고생을 위로하던 날. 그녀는 "그동안 흐드러지게 핀 벚꽃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 마음껏 꽃도 보고 싶고, 다리가 아프도록 한없이 길도 걷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확실하게 매듭짓는 그녀는 결혼이라는 중대한 일을 앞두고 그 흔한 벚꽃조차 마음껏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건 사랑뿐'이라고 했다.
나는 오늘 우리 앞에 펼쳐질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경심을 가질 수 있는 그녀와의 사랑을 잡았다.
나의 머뭇거림보다 앞서 움직여 준 그녀에게 감사하며 내 평생 가장 잘한 일은 그녀를 놓치지 않은 일이다. 사랑해요♡ 명원씨!
공은혜 기자 kong@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