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8.9℃
  • 맑음서울 6.9℃
  • 맑음인천 8.1℃
  • 흐림원주 8.8℃
  • 맑음수원 7.0℃
  • 구름조금청주 8.6℃
  • 구름조금대전 7.4℃
  • 포항 9.0℃
  • 대구 9.2℃
  • 맑음전주 9.4℃
  • 흐림울산 9.2℃
  • 구름많음창원 10.7℃
  • 맑음광주 10.2℃
  • 흐림부산 10.5℃
  • 맑음순천 9.1℃
  • 맑음홍성(예) 11.0℃
  • 맑음제주 15.5℃
  • 구름많음김해시 9.7℃
  • 구름많음구미 9.3℃
기상청 제공
메뉴

(전북일보) [新팔도유람] 1930년대로 떠나는 시간여행, 전북 군산

아픈역사 보듬겠다는 듯
이곳의 시계는 천천히 간다

 

군산시 182억원 들여 지은 근대역사박물관서 출발
세관·고우당·동국사·조선은행등 2시간 코스 강추
100년역사 빵집·60년전통 중국집 등 맛집도 풍성

 

2016040801000355100018668

2시간을 투자해 일제강점기인 1930년 시대 모습부터 2016년 현재 모습을 고스란히 보고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시간을 여행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 전북 군산시에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인문도시인 군산시는 일제강점기 아픈 기억의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군산 원도심을 '1930년대로 떠나는 군산 시간여행'을 테마로 정비해, 근현대사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조명할 수 있는 교육역사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군산 원도심 재생은 지난 2013년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경관대상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2014년 유엔 해비타트(UN-HABITAT), 아시아경관디자인학회, 후쿠오카 아시아 도시연구소가 주관한 '아시아 도시경관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도시개발의 패러다임을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제 수탈의 아픔과 경제발전의 변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군산 근대역사문화를 찾아 193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 시간여행 출발, 근대역사박물관…인근에 일제강점기 건축물 이어져

군산의 근대역사문화는 근대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근대 건축물들과 벨트를 형성해 원도심으로 이어진다.

지난 2011년 9월30일 개관한 박물관은 개관 이후 매년 외지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현재까지 20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찾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등록 공립박물관 203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립박물관 대상 평가에서 우수 박물관으로 선정됐다.

월 평균 2만~3만명이 방문하는 근대역사박물관은 총 182억이 투입돼 원도심 지역인 월명동 부지 8천347㎡에 건물 연면적 4천248㎡,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됐다.

이곳은 해양물류역사관(509㎡), 어린이체험관(126㎡), 근대생활관(617㎡), 기획전시실(231㎡)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보유 유물은 7천여점으로 이중 각계 각층의 시민,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기증한 유물이 3천점을 넘어 선다.

해양물류역사관은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서해안 물류중심지로 자리 잡아 온 군산항의 역사를 시대별로 전시하고 있다. 근대생활관은 '1930년대 시간여행'을 주제로 당시 내항과 부잔교(뜬다리), 인력거차방, 영명학교, 상가 등 1930년대 군산에 실존했던 건물을 실제 크기로 복원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가능케 한다.

근대역사박물관 관람이 끝나면 일제강점기 한국과 대륙의 경제수탈을 목적으로 일제에 의해 건립된 옛 조선은행 군산지점(국가문화재 제374호)으로 발길을 옮겨 보자. 조선은행 군산지점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곡물 반출과 토지 강매를 위해 설립된 금융기관으로, 채만식의 소설 '탁류(濁流)'에도 등장하는 곳이다.

이어 바닷가 내항 부잔교와 함께 진포해양공원에 영구히 정박한 위봉함 내부도 둘러볼 수 있으며, 수탈한 쌀을 저장했던 미곡창고인 장미공연장과 적산가옥이었던 장미갤러리, 카페테리아로 변신한 옛 미즈상사 건물 등도 볼 수 있다.
 

 

특히 1908년 대한제국이 건립한 옛 군산세관(전라북도 기념물 제87호)은 서울역사, 한국은행 본점건물과 함께 국내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히며 근대역사벨트화지구에 집적돼 있다.

한편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옛 조선은행과 옛 제18은행, 위봉함 등 인근 3곳의 근대건축물과 시설물들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통합관람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개별 관람의 경우, 박물관은 외지인 기준 2천원(단체 20명 기준 1천원), 위봉함 1천원(단체 700원), 옛 조선은행과 옛 제18은행은 각각 500원(단체 300원)으로 총 3천500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통합관람권은 성인기준 3천원이며, 단체는 2천원이다.

관람객들은 인근 '박물관 바이(BUY) 가맹점'으로 등록된 업체에 입장권을 제출하면 판매금액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 근대역사문화 경관지구의 또 다른 볼거리

군산의 주요 근대역사 콘텐츠들은 박물관을 중심으로 걸어서 20분 정도에 모두 위치해 근대역사문화 경관지구를 형성하고 있다.

근대역사문화 경관지구는 영화동, 월명동, 신흥동, 금광동으로 이어지는 데,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의 촬영지 신흥동 일본식가옥과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였던 초원사진관, 1930년대 풍을 살린 숙박시설 '고우당'을 거쳐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를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군산에서 포목점과 소규모 농장을 운영하던 일본인 가옥이었던 신흥동 일본식 가옥(국가문화재 제183호)은 'ㄱ'자 모양의 2층 가옥과 일본식 정원이 있는 2층 가옥으로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 등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1930년대 근대건축물을 보수·정비해 숙박체험 시설과 카페, 식당 등으로 변신한 '고우당'은 일대가 근대역사체험공간으로 조성됐다.

군산부윤(현 군산시장) 관사를 거쳐 발걸음을 옮기면 국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 동국사(국가문화재 제64호) 가는 길이 나온다.

동국사는 대웅전과 승려들이 거처하는 요사채가 복도로 연결되고, 지붕이 급경사를 이루는 일본식 건축양식의 사찰이다. 또한 근대역사문화 경관지구에는 100년 전통의 제과점과 60년 전통의 중국집을 비롯해 콩나물 해장국, 무국, 생선탕, 칼국수 등 군산의 맛을 느껴볼 수 있다.
 

 

# '구불길' 2시간 정도 걸으면 근대역사문화 섭렵

군산에는 군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아내는 도보여행길 '구불길'이 있다. 구불길은 비단강, 햇빛, 미소, 큰들, 구슬뫼, 물빛, 달밝음, 탁류, 신시도, 새만금, 고군산 등을 주제로 11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이중 군산의 근대역사문화를 둘러볼 수 있는 길은 '탁류'길이다. '탁류'길은 백릉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배경지인 군산 원도심을 중심으로 일제강점기 남겨진 역사의 흔적과 선조들의 삶의 애환을 경험하며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길이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출발해 옛 군산세관, 월명동주민센터, 수덕산공원, 군산서초등학교, 해망굴(흥천사), 월명공원 수시탑, 구불길 탐방지원센터, 신흥동 일본식가옥, 초원사진관, 이성당, 고우당, 동국사, 선양동 해돋이공원, 정주사집문학비, 한참봉쌀가게문학비, 개복동 예술의거리, 빈해원, 군산진사적비, 옛 조선은행, 군산농특산물홍보갤러리, 미즈카페를 거쳐 다시 박물관으로 돌아오는 총 6㎞의 코스를 이용하면 2시간 내에 군산의 주요 근대역사문화 콘텐츠를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이강모 기자 desk@jjan.kr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