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연극인들의 저력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축제 ‘강원연극제’가 펼쳐진다. 강원도연극협회가 주최하고 강릉연극협회가 주관하는 ‘제40회 강원연극제’가 오는 22일부터 강릉 작은공연장 ‘단’과 강릉 단오제전수교육관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연극제 예선을 겸한 이번 연극제에는 도내 9개 극단이 참가해 저마다의 열정을 뽐낸다. 22일 오후 7시 극단 백향씨어터(강릉) ‘만선’을 시작으로 원주 씨어터컴퍼니 웃끼의 ‘아버지의 상자’(24일), 속초 극단 파·람·불 ‘옥이가 오면’(25일), 속초 극단 하늘천땅지 ‘山菊(산국)’(26일) 공연이 이어진다. 또 동해 극단 김씨네컴퍼니 ‘그들만 아는 공소시효’(29일), 속초 극단 청봉 ‘Enigma(에니그마)’(30일), 삼척 극단 신예 ‘숨바꼭질’(31일), 춘천 극단 art-3 씨어터 ‘안티고네’(4월1일), 태백 극단 동그라미 ‘다시, 봄날’(4월2일)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9개 극단이 선택한 다채로운 이야기 가운데 ‘가족’을 소재로 삼은 공연들이 눈에 띈다. ‘만선’은 동반자살을 위해 배에 오른 가족의 이야기, ‘아버지의 상자’는 아버지가 소중히 여기던 상자와 가족들이 겪는 갈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케하고 ‘옥
"여러분과 다시 뵙게 돼서 반갑고 설렙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를 맡았던 성시연 지휘자가 2017년 고별무대 이후 6년 만에 경기필과 다시 만났다. 성 지휘자는 "이번 경기필과는 오랜만에 보는 거라 약간의 어색함과 놀라움, 그리고 반가움이 공존할 것 같다"며 "경기필이 좋아졌다는 평을 많이 들어 기대가 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성 지휘자가 경기필과 함께 연주하게 된 곡은 '말러 교향곡 6번'이다. 왜 이 곡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그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대신 "안정이 필요할 때 자연 다큐멘터리를 가끔 본다"고 운을 뗀 성 지휘자는 "히말라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라든지 등정하는 영상을 보고 있으면 자연과 신 앞에 극도로 작아지고 겸손해지는 나를 투영하게 된다"고 했다. "자연다큐 보며 작아지는 나를 투영" '말러의 초심' 따라… 2악장은 빠르게 2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서 공연 말러 6번은 성 지휘자에게 '한 번도 넘어보지 못한 첫 등반'과도 같은 존재라는 것. "그 곡 앞에 서면 변화무쌍한 자연과 신과 같은 거대한 존재 앞에 선 자신을 보는 것 같다"고 한 성 지휘자는 "임기 때 경기필과 많은 말러 교향곡을 하고 싶었는데, 이
‘열정 페이’ 논란으로 지난해 추가 모집 사태를 빚었던 부산오페라 시즌 단원 모집이 올해는 성공할 수 있을까. 부산시는 15일 자로 2023년 부산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합창단(시즌 단원) 단원 모집 내용을 확정·공고하고, 28일~4월 3일 신청 접수를 한다고 발표했다. 무용 분야는 작품에 따라 별도로 모집할 예정이다. 시즌 단원은 오페라 전문 인력을 부산에서 양성해 2026년 개관 예정인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제작극장 중심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작품에 따라 일정 기간 활동하는 단원을 말한다. 시즌 단원 모집 공고에 따르면 ‘2023 부산오페라시즌’ 전막 공연은 (재)부산문화회관이 제작하는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지휘 김현수·연출 정선영, 8월 26~27일)와 금정문화회관이 제작하는 콘서트 오페라 도니체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지휘 권민석·연출 이회수, 9월 22~23일)이다. 이에 앞서 열릴 부산국제아트센터 프리뷰 공연은 ‘해설이 있는 오페라 갈라’(지휘 김봉미·합창지휘 김강규, 6월 13일)로 정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시가 직접 시즌 단원 모집 과정부터 챙긴다는 점이 차이가 난다. 시즌 단원 근무 시간과 급여 조건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강원도 콘텐츠를 소재로 한 기획 단계의 시놉시스, 시나리오 발굴이 활발하다. 우리 지역 이야기로 어떤 연극, 영화를 만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강원도립극단은 2020년에 이어 두번째로 ‘강원도 소재 시나리오 공모’를 진행 중이다. 2020년 당시에는 김래임 작가가 국내 유일 무언극인 강릉 관노가면극을 소재로 쓴 ‘소매각시’가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도립극단 2021년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올랐고 강릉을 배경으로 촬영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공모전 당시 이옥경 작가가 양양 독립운동가 조화벽 지사의 삶을 쓴 ‘조화벽,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는 우수작으로 뽑혔고 TBN 강원교통방송이 라디오 드라마로 제작했다. 이번 공모는 6월까지 진행되며 공연장르 제한 없이 강원도와 관련된 모든 소재면 된다. 희곡 공모가 아니라 시놉시스 공모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도 문턱이 낮다. 소재의 참신성과 희곡화 및 공연가능성을 두고 심사, 이후 희곡화 과정을 거쳐 2024년 정기 공연으로 제작된다. 강원영상위원회는 영상 제작의 기획 단계부터 강원도 배경 시나리오 발굴을 도모하는 ‘2023년 기획·개발 지원사업’을 공모하고 있다. 다음달 6일까지 강원도 배경 또는 지역 콘텐
“똥푸맨이 뭐냐고? 똥푸는 우주 최고의 무술이야. 아, 쿵푸랑 헷갈리면 안 돼.” 최기우(50) 극작가가 어린이 희곡 <쿵푸 아니고 똥푸>(문학동네)를 펴냈다. 그는 2017년 발간 이후 독자와 평단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차영아 작가의 동화집을 어린이 희곡으로 각색했다. 작고 서툰 어린이들이 뜻밖의 어려움에 부닥치지만 씩씩하고 바르게 성장해나간다는 세 편의 단편이 담긴 동화집에서 작가가 희곡으로 각색한 작품은 ‘쿵푸 아니고 똥푸’와 ‘라면 한 줄’ 등 두 편이다. 교실에서 바지에 똥을 싼 탄이가 우주 최고의 무술 똥푸를 하는 똥푸맨을 만나는 이색 경험. 시궁쥐 ‘라면한줄’이 외눈박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 책임을 맡으면서 당당한 삶과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깨닫는 줄거리. 이처럼 흥미진진하고 풍성한 이야기들이 한권의 책으로 엮어져 역동적인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동화가 희곡으로 장르가 바뀌었어도 원작의 의미는 결코 퇴색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읽는 몰입감과 느끼는 생동감은 한층 더 고조됐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배우처럼 몰입해 읽다 보면 등장인물들의 말소리와 몸동작까지 어느새 따라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평소 삶과 유희를 소재로 한 집
2023년 칠곡할매글꼴(이하 할매글꼴)은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각계에 보낸 신년 연하장을 할매글꼴로 제작하면서부터다. 연하장에는 "76세 늦은 나이에 경북 칠곡군 한글교실에서 글씨를 배우신 권안자 어르신의 서체로 제작되었습니다"라고 적혀있어 할매글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달아올랐다. 경주 황리단길엔 할매글꼴로 제작한 대형 글판이 내걸렸고, 해병대는 할매글꼴을 활용해 입대 환영 현수막을 제작하기도 했다. 할매글꼴은 한컴오피스·MS워드·파워포인트 정식 글씨체로 등록되고, 국립한글박물관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추유을·이원순·이종희·권안자·김영분 할머니 일제강점기·가난으로 한글교육 받지 못한 세대 일흔 넘어 성인문해교육 노력 끝에 글꼴로 탄생 4개월간 1인당 종이 2천여장 채운 힘겨운 작업 '디지털화' 마치고 칠곡군 홈페이지서 정식 배포 한컴오피스·MS워드·파워포인트 글씨체 등록도 ■ 대통령도 반한 칠곡할매글꼴 할매글꼴을 모르면 간첩(?)이란 시쳇말이 있다. 할매글꼴이 시사용어 사전에 등재될 만큼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의미다. 할매글꼴은 칠곡군이 시행한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일흔이 넘어 한글을 깨친 추유을(89), 이원순(86), 이종희(81),
세기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불세출 명곡이 선사하는 가면 속의 러브 스토리 ‘오페라의 유령’이 부산을 찾아온다. 지난 토요일로 서울 연습을 마무리하고 8일부터 부산에서 의상, 분장, 세트를 추가해 무대 연습을 이어 간다. 2009년 이후 13년 만에 한국어로 공연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오는 30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개막해 부산(3.30~6.18)과 서울(7.14~11.17)로 연결되는 장기 공연을 하게 된다. 그것도 초연 오리지널 무대 세트 디자인과 스케일 그대로 제작되는 이번 공연은 객석 위로 곤두박질치는 1톤의 샹들리에와 가면무도회, 7층 높이의 웅장한 파리 오페라하우스, 자욱한 안개가 솟아오르는 촛불과 함께 유령이 숨어 사는 신비한 지하 호수와 나룻배에 이르는 명장면을 완벽하게 재현할 예정이다. 작품은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오페라의 유령’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러브 스토리를 다룬다.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밤의 노래 (The music of the night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차용한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를 주제로 삼은 이번 비엔날레는 오는 4월 7일부터 7월 9월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94일 동안 광주 전역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주공간인 용봉동 광주비엔날레전시관을 비롯해 국립광주박물관, 무각사, 예술공간 집,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 등 광주 곳곳에서 펼쳐진다. 또 역대 최대 규모로, 프랑스 등 9개 국이 참여하는 파빌리온 프로젝트가 도심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만날 예정으로 있어 비엔날레 기간 동안 광주 전역이 역동하는 동시대 미술 현장으로 변신한다. (재)광주비엔날레 재단(대표이사 박양우)은 8일 비엔날레 홍보관을 개관하고 머물다가는 축제를 위해 2일권 입장권을 개발하는 등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전시장 레이아웃 공사와 함께 해외에서 전시 작품 반입도 시작되는 등 준비가 한창이다. #작품 반입, 설치 작업 분주 이숙경 예술감독이 꾸린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78명의 작가(팀)이 초대됐다. 전시 작품 중 40여점이 신규 커미션으로 관람객과 첫 만남을 갖는다. 지난 1월부터 항공과 배로
"제24회 대학생의 밤 우승자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우승자는…윤형주 군의 11주 연속 우승이 좌절됐습니다. 오늘의 우승자는 홍익대학교의 송.창.식!" 서울 중구 무교동의 음악감상실 '쎄시봉' 영화의 한 장면. 평생의 동지이자 라이벌인 두 사람은 그렇게 처음 만났다. 쎄시봉, 그곳에서 마성의 미성인 윤형주와 음악 천재로 불리는 송창식 트윈폴리오가 탄생한다. 한국 통기타 음악 역사는 1968년 시작을 알렸다. 트윈폴리오가 이끈 통기타 음악 부흥기는 청년문화를 이끌었다. 대중음악에 국한되는 것보다 하나의 문화를 이끄는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일상 깊숙이 자리하면서 오늘날까지 짙은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트윈폴리오의 음악은 옛날 향수 이미지로만 남아있을까. 한국 대중음악사(史)에서는 늘 기타가 있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왔다갔다했지만 기타는 어느 음악에서나 빠질 수 없는 존재였다. 올해는 트윈폴리오 결성 55주년. 가수 윤형주 씨가 통기타 문화 부흥을 위해 나선다. 윤형주 씨와 동료들이 결성한 (사)한국통기타문화협회가 출범을 곧 알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통기타 음악 붐이 다시 일까. 윤형주 씨와 통기타 음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
제주 출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양종훈 상명대 교수. 평생 소아암 환자, 아프리카의 에이즈 환자, 동티모르, 그리고 제주해녀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발간한 양종훈 ‘제주해녀’ 사진집과 스와질란드(Swaziland)에서 20여년간 에이즈(AIDS) 환자를 돌보며 아프리카의 어머니로 불리는 원불교 김혜심 교무의 삶을 기록한 사진집 ‘블랙마더 김혜심’ 모두 세종도서로 선정됐다. 지난 1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제주해녀’ 사진전을 개최한 양 교수를 7일 제주에서 만났다. 당시 맨몸을 바다에 던져 생계를 이어가는 태초의 노동과 바다와 공존하며 공동체를 먹여 살린 해녀의 위대함을 보여줬다는 현지의 평가가 이어졌다. 양 교수는 “오랜 시간 제주해녀 사진 작업을 하면서 제주해녀를 제주에서 해방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연을 멀리 날리고 싶으면 연줄을 끊어야 한다. 해녀의 위대함을 세계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현지의 호평에 힘입어 일본 오사카에서의 ‘제주해녀’ 전시는 5월 3일 그랜드 오픈을 최종 확정했다. 양 교수는 “오사카 한인타운의 재일교포 80%는 제주 사람이다. 어르신들이 오셔서 해녀 사진을 보면서 ‘제주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게 됐고,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