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기록물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미래세대에 전승하기 위해 4·3기록관(가칭) 건립 사업이 추진된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기록물의 체계적인 보존·전시와 교육·홍보를 위해 4·3기록관을 설치한다. 이를 위해 도는 기본계획 용역비 2억원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 줄 것을 행정안전부에 요청했다. 4·3기록관 건립은 국비와 부지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도는 국비 295억원을 투입해 제주4·3평화공원 맞은편 2만9990㎡ 부지에 4·3트라우마치유센터와 4·3국제평화문화센터를 2027년 말 준공하는데, 이 공간에 4·3기록관 건립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김대진 제주도의회 의원은 지난 18일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5·18기록관은 광주의 중심지인 금남로에 들어섰다”며 “내·외국인 관광객과 학생들의 방문을 위해 접근성이 좋고, 4·3의 상징성이 있는 관덕정 일대에 기록관이 들어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철남 의원은 “5·18기록관은 2011년 5월 기록유산 등재 후 이듬해 1월 건립 사업이 추진했다”며 “조기 대선과 맞물려 4·3기록관 건립이 각 후보와
도로 개설 현장마다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공사가 중단되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귀포시지역 일부 도로 구간은 2년 넘게 공사가 중단돼 흙먼지가 날리고, 교통사고 위험을 낳고 있다. 2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착공 후 중단된 도로 공사 현장은 49곳이다. 지역별로는 제주시 14곳, 서귀포시 35곳으로, 도로를 완공하려면 1176억원이 필요하지만 공사비가 투입되지 않고 있다. 제주시는 아연로(정실마을~KCTV제주방송) 600m 구간 확장공사에 필요한 32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1년 넘게 첫 삽을 뜨지도 못했다 서귀포시는 대포~제주국제컨벤션센터(1200m)를 비롯해 삼성여고~칼호텔(780m) 도로 개설 공사가 2년째 중단된 상태다. 서류상으로 착공만 하고, 공사를 하지 못한 이유는 예산 부족 때문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로 건설분야 예산은 2023년 2067억원, 2024년 1910억원, 올해 1717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공사비 감소율은 20%에 이르고 있다. 도로 공사가 잇따라 중단된 이유는 예산 부족과 물가 인상에 따란 비용 증가, 재설계로 인한 기간 연장 등이 원인으로, 주변 미관 문제는 물론 통행
131년 전인 1894년, 이 땅에서는 거대한 민중봉기가 일어났다. 동학농민혁명은 전라도 고부군에서 일어난 민란에서 시작됐다. 호남평야는 조선시대 쌀 생산의 중심지였지만, 농민들은 탐관오리의 가렴주구에 시달렸다. 1894년 2월 10일 고부군수 조병갑의 수탈과 학정에 항거한 농민들의 민란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는 봉건사회의 부정·부패 척결과 반외세의 기치를 내걸었던 대규모 민중항쟁이었다. 60만명에 달하는 백성이 참여한 동학농민혁명은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민중 봉기로, 그 과정에서 자치 개혁기구인 ‘집강소’를 설치, 부패한 관리를 처벌하고 부당한 관행을 바로잡았다. 고부민란으로부터 2년간 전개됐던 동학농민혁명은 3만~5만명이 희생된 가운데 미완의 혁명으로 끝났지만, 19세기 후반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의 국제질서에 큰 영향을 끼쳤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1894~1895년에 발발한 혁명과 관련한 기록물이다. 동학농민군이 직접 생산한 기록물, 민간인이 남긴 문집과 일기, 조선정부가 생산한 보고서·공문서 등 총 185건(1만3132면)에 이른다. 1894년 동학농민군 유광화는 고향에 있는 동생 유광팔에게 편지를 보냈다. ‘나라가 환난에 처하면 백
제주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본지는 세계기록유산에 오른 역대 기록물과 활용 사례를 살펴보고, 제주4·3기록물이 ‘세계인의 유산’으로 거듭나기 위한 향후 과제를 3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5·18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 동안 광주시민들이 신군부의 독재에 맞서 저항한 의로운 항쟁이다. 신군부가 동원한 계엄군에 의해 광주 전역이 고립됐지만, 시민들은 하나가 돼 주먹밥을 나누고 부상자를 위해 기꺼이 헌혈에 동참했다. 당시 광주는 치안 공백이 됐지만, 약탈이나 매점매석은 없었으며 시민 스스로 질서를 지키면서 평화적 자치공동체를 실현했다. 5·18은 진상규명과 청문회를 통해 ‘사태’와 ‘폭동’이 아닌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시민 항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고, 5·18정신의 세계화를 위한 시민들의 헌신과 노력이 이어졌다. 그 결과, 2011년 5월 25일 5·18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후 5·18은 누구도 은폐하거나 조작할 수 없는 인류 공동의 유산이 됐다. 5·18은 그동안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명예회복 ▲피해 보상 ▲기념사업 5대 원칙 아래 우리나라 민주화는 물론
서귀포시 예래휴양형 주거단지가 도시개발사업으로 재추진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양영철)는 지난 10일 예래동주민센터에서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 기본계획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JDC는 예래휴양형 주거단지를 도시개발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향후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민·관 공동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지역주민들은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시개발 등 다양한 인구 유입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현재 예래초등학교 전교생은 57명인데, 지난해 1학년은 3명이 입학했지만 1명이 전학 가서 현재 2학년은 2명 뿐”이라며 “이번 사업에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극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JDC는 도시개발사업 일환으로 휴양형 주거단지에 단독·공동주택을 조성하고, 글로벌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과 문화·예술 공간을 마련하는 복합시설 건립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1단계로 사업으로 건립된 140동의 콘도에 대해서는 제주도와 협의해 전면 재사용, 일부 재사용, 멸실 후 재건축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JDC 관계자
제주지역 청소년들이 오는 8월부터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7월까지 청소년 버스요금 무료화에 필요한 제주교통복지카드 발급을 마무리하고, 8월부터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발급 대상은 만 13세부터 18세까지로, 현재 청소년 버스요금은 850원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광역자치단체에서 제주도가 전국 최초로 청소년 버스 요금 무료 정책을 시행하게 됐다”며 “제주도교육청과 협의가 완료되면 청소년용 교통복지카드를 발급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도교육청이 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통학지원금 80억원과 도가 농업인 자녀에게 지원하는 통학지원비 17억원 등을 합친 97억원의 재원으로 이번 사업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책으로 청소년들은 학교는 물론 학원 이동과 같은 일상적인 교통 요금도 지원 받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지원 정책에서 소외됐던 학교 밖 청소년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제주에서는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국가유공자, 6~12세 어린이에게 교통복지카드를 발급해 공항리무진·급행을 제외한 시내·외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적용될 청소년(약 4만2000명)까지 포
국세 수입 감소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2년 동안 보통교부세 2766억을 받지 못해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다. 한동수 제주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이도2동을) 8일 공개한 도정질문 자료를 보면 제주도는 2023년 2151억원, 지난해 615억원 등 2년 동안 총 2766억원의 보통교부세를 덜 받았다. 보통교부세는 지방세만으로 재원을 충당할 수 없는 재정 부족 지방자치단체에 재원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2023년 56조원에 이어 지난해 30조원의 국세 수입 결손을 이유로 보통교부세를 삭감했다. 올해 제주도에 교부되는 보통교부세는 1조8000억원 규모로, 세입예산의 25%를 차지하는 중요한 재원이다. 한 의원에 따르면 2023년의 경우 정부가 보통교부세와 부동산교부세 등 1028억원의 지방교부세를 추가 지원하면서 도는 재정 위기 속 ‘단비’로 여겼다. 그런데 정부는 세수 예측 실수로 추가 교부한 1028억원 중 76%인 780억원을 반납하도록 했다. 한 의원은 도정질문에서 “작년과 재작년 정부의 세수 추계 오차 발생은 단순한 추계 오류인지, 의도된 과대 추계로 국세 결손이 발생했는지 의문이 든다”며 “이로 인해 지방정부 예산의 안정성고 계획성을 크게 훼손시키
제주지역 건설경기가 불황의 늪에 빠진 가운데 공공 분야마저도 예산이 제 때 투입되지 않으면서 건설업체들이 줄 폐업하고 있다. 7일 고태민 제주도의회 의원(국민의힘·애월읍갑)이 도정질문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 동안 착공 후 중단된 관급공사는 64건에 계약금액은 총 1660억원에 달했다. 고 의원은 “관급공사 중 장기계속계약 사업의 경우 제주도가 공사기간별로 예산을 반영하지 않으면서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되고 있다”며 “올해 추경예산안을 보면, 예산 미반영으로 중단된 관급공사는 37개 사업장에 757억원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1개 사업장 8억원 규모가 추경에 반영된 것은 지역 국회의원이 특별교부세로 확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영훈 지사는 “공공분야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는 절차 미이행과 예산 미반영, 민원 발생, 계절 요인 등 4가지 사유로 꼽을 수 있다”며 “이 가운데 절차가 진행되지 못해 예산이 반영되지 못한 사례가 가장 많다”고 답했다. 이어 “추경을 편성할 때는 시설비는 연내 사업이 완료되는 사업을 우선 편성하고, 사안의 시급성을 판단해 예산을 편성하고 있고,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
군·경 토벌대에 암매장된 4·3희생자들은 과거 유족들이 시신을 수습했다. 1992년 보안당국은 4·3의 참상을 덮기 위해 다랑쉬굴 희생자 11명의 시신을 화장한 후 바다에 뿌렸다. 이처럼 4·3희생자 유해는 양지바른 곳에 묻히지 못하면서 구천을 떠도는 신세가 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김종민)이 2006년부터 시작한 4·3행방불명 희생자 유해발굴은 4·3사업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1일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그동안 419구의 유해를 발굴, 147명(35%)의 신원을 확인했다. 특히, 4·3당시 ‘사형장’으로 불렸던 최대 학살터였던 제주공항에서 2007~2009년 3년간 유해발굴을 실시해 암매장된 387구의 유해를 찾아냈고, 유전자 감식으로 92구(23.8%)의 신원을 확인했다. 정부의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북부(제주읍·조천면·애월면) 예비검속자 500여 중 200여 명은 1950년 8월 19~20일 이틀간 제주공항으로 끌려갔고, 여기서 집단 학살된 후 암매장됐다. 당시 부역에 참여했던 이들은 “군 트럭에 사람들이 실려 와서 계속 총살됐는데 피 냄새가 역겨워 구덩이에 들어 갈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공항 근처에 살았던 주민들은
정부가 2003년 발간한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에는 4·3당시 인명피해를 2만5000명에서 3만명으로 추산했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어디서·어떻게·왜 희생됐는지 실체가 파악되지 않은 희생자들이 있다. 본지는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추가 진상조사 등 4·3의 현안을 3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제주4·3진상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 8월 4일 제주경찰서 유치장과 주정공장에 수감된 예비검속자 500여 명이 바다에 수장(水葬)됐다는 증언이 수록됐다. 제주항 헌병대에 파견돼 경비로 근무했던 장모씨는 “이날 밤 9시쯤 50명씩 태운 차량 10대가 부두에 도착했고, 500여 명의 알몸인 사람들을 배에 태우고 바다에 나간 후 두 시간이 지나서 빈 배로 돌아왔다”고 목격담을 밝혔다. 당시 해병대 군무관인 박모씨와 제주~목포 화물선 선장 김모씨도 주정공장에 수감된 상당한 수의 예비검속자를 바다에 수장시켰다고 증언했다. 이 외에 주정공장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수감자 3명도 ‘2곳의 창고에 가득 차 있던 예비검속자들의 윗도리를 벗기고 포승을 채운 채 끌고 나갔다’는 목격담을 밝혔다. 정부의 보고서에서 ‘수장 학살’이 기록됐지만, 지금도 누가, 얼마나 희생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