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 유배시에 쓴 추사 김정희의 시 다음은 김정희가 쓴 대정 마을에 대한 시 ‘대정촌회(大靜村會)’이다. 알록달록 종이 위에 / 붉고 검은 글씨들이 여기저기 어지럽다 / 관청의 문서들은 색깔도 선명하여 / 벽에다가 붙여 놓자 시를 보는 듯하구나 대정현에 유배생활을 할 때 지은 시의 초고이며 완당전집 10권에 수록돼 있다. 제주 유배 시 초라하고 궁핍한 시골집의 방 모습이다. 관청의 공문서를 마치 대단한 문서처럼 벽에 붙여 놓고 하나의 작품처럼 감상하는 모습을 시로 표현한 것이라 여겨진다. 다음은 수선화 ‘몰마농(말마늘)’에 대한 시이다. 수선화는 물에 떠 있는 신선이라는 뜻을 지닌 꽃이나, 당시 제주에서는 수선화를 소도 안 먹는 잡초로 여겨 뽑아 버렸다. 수선화는 설중화라고도 하며 자존심과 자기애를 뜻하기도 하고 제주에서는 금잔옥대라고도 한다. 자존심이 매우 강했던 김정희와 닮았다. 제주 지천에 널린 수선화의 가치를 몰라보는 것에 자신의 가련한 처지를 빗대어 노래하고 있다. 날씨는 차가워도 꽃봉오리 둥글둥글 / 그윽하고 담백하여 감상하기 그만이다 / 매화나무 고고해도 뜰 밖 나기 어렵지만 / 맑은 물에 핀 수선화 해탈 신선 너로구나 / 멍청한 사내놈들 신산
▲박태승朴太昇:1914(일제강점기)~?, 애월우체국장 박태후(朴泰厚)의 아우, 도일(渡日)해 다니던 대학을 중퇴, 일본인 부인은 ‘야마모도-사도코’, 재일본 문단(文壇)의 작가, 본관은 밀양, 규정(糾正)공파 27세손. 박준경(朴準卿)의 둘째아들로 애월리 ‘하-물’에서 태어났다. 1927년 ‘이히츠카-고지로’ 교장 때에 애월초등학교를 제3회로 졸업해서, 숙부 박기경(朴己卿)의 아들로 입양됐다. 일본인 부인은 ‘야마모도-사도코’이다. 일본에서 문단에 등단한 작가로 그의 문장력에 반한 일본 여인과 인연이 닿아 결혼, 생활에 여유가 있어 오로지 문학 활동에 몰두할 수 있어 훌륭한 작품을 남길 수 있었다. 병몰하자 서적과 원고들은 없어졌고 일본에 사는 조카 박정희(朴貞姬)가 작품 목록(目錄)을 찾으려 노력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박태룡朴泰龍:1921(일제강점기)~2010, 교포사업가, 본관은 밀양, 규정(糾正)공파 27세손, 애월읍 애월리 ‘하-물’에서 박대경(朴大卿)의 큰아들, 1933년 ‘세라데츠오’ 교장의 영향을 받아 애월국민학교를 제9회로 졸업했다. 도일(渡日), 일본인 부인 이노우에(1928~?), 박태룡은 일본에서 재력을 크게 이루자 선친은 이에 감복해
1월 1일, 가는 세월 덧없음에도 가슴 뛰는 날이다. 새해 첫날이기 때문이다. 365일 가운데 처음 맞는 날이란 것만으로 충분히 설렐 수 있다. 첫날은 티 하나 얹지 않아 신선하다. 속되거나 축나지도 않았다. ‘첫’은 새로움과 설렘을 주는 접두사다. 첫돌, 첫달, 첫날밤, 첫길, 첫걸음, 첫딸, 첫사랑…. 하물며 새해 첫날임에랴, 1년의 1번째 날! 이날을 기점으로 1월 7일까지의 모든 요일은, 그 해의 첫 요일이다. 차렷, 앞으로 나란히! 구령에 365일이 새카맣게 달려오는데 ‘기준!’ 하며 외치는 날, 1월 1일이다. 새해 첫날 전야, 어젯밤엔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을 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해 오던, 보신각 ‘제야(除夜)’의 타종 행사가 취소됐다. 코로나19의 폭발적 유행으로 부득이한 조치였다. 질병의 확산세를 막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온라인에 의탁했다. 1953년 이후 유례없던 일이다. 눈 꼭 감고 TV에서 흘러나오는 종소리에 경건히 귀 기울여, 송구영신하는 마음자리를 닦아 정결히 했으리라. 그믐밤에 잠자면 눈썹이 허예진다는 속설이 있다. 단지 밤을 하얗게 새워야 한다는 게 아니다. 새해를 맞기 위해 마음을 정갈히 해, 소망을 빌고 새로이 각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