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 거주하는 김영희(가명·30·여)씨는 사랑하는 가족들 앞에서 예비신랑과 미래를 약속하는 작은 결혼식을 꿈꿨다. 하지만 계약을 맺은 웨딩플래너 A씨가 무리한 선납과 추가금을 여러 차례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었고, 결혼을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웨딩플래너의 요구로 계약이 파기됐음에도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예정된 결혼식도 무산됐다. 김씨는 9월 중순 A씨를 사기죄 혐의로 창원서부경찰서에 신고했다. A씨가 계약금을 달라고 독촉한 김씨의 예비신랑에게 스토킹 신고를 한 직후였다. 김씨는 신고 과정에서 A씨에게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6명에 달한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이들의 총 피해금액은 1800여만원. 4명은 웨딩플래너가 계약 과정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약을 파기한 후 계약금을 못 받고 있다. 나머지 2명은 결혼식은 진행했지만 수십만원을 주고 계약한 본식 영상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3월 블로그를 통해 웨딩플래너 A씨를 알게 됐다. 한 카페에서 직접 진행했다는 스몰웨딩 사진이 김씨의 마음에 들었다. 김씨는 웨딩에 관한 모든 금액을 계약과 함께 납부해 달라는 A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마스크 벗기엔 아직 이른 것 같아요.” 26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로봇랜드에는 학교에서 현장체험활동을 하기위해 단체로 방문한 학생들로 북적였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히 해제된 첫날이지만 방문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진해 장복초등학교에서는 5학년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나왔다.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놀이기구를 타고 산책을 즐겼다. A(11) 군은 “물에 젖으면 잠시 벗기도 했지만 그 외에는 다들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며 “벗어도 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마스크를 쓰는 게 버릇이 되기도 했고 부모님도 쓰고 다니는 게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통솔하던 장복초 교사 B씨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긴 했지만 학생들이 이전부터 거리두기 수칙을 잘 지켜왔기 때문에 강조하지 않아도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며 “아이들은 질병에 취약하니 쓰고 다니는 게 안전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전남 광양백운중학교에서 온 C(15) 양도 마스크를 벗는 게 어색하다고 전했다. C양은 “매일 쓰고 다니다 보니 벗는 게 더 부끄러운 기분”이라며 “코로나가 아직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쓰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봄의 끄트머리인 지난 5월 31일, 밀양 부북면 옥교산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닷새 동안 멈출 줄 모르고 치솟던 불길은 운동장 1000개 규모인 763㏊에서 나무 100만 그루가량을 태우고 6월 5일 완전히 진화됐다.1986년 산불 통계 이래 ‘산불보호기간’ 외에 발생한 ‘최악의 산불’이었다. 어느덧 산불 진화 이후 100일이 지났다. 두 번의 계절이 지나는 시간 동안 옥교산은 조금이라도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을까. 지난 13일, 산불의 최초 신고자이자 화산마을의 이장 김진오(54) 씨와 함께 옥교산을 올랐다. 마을과 이어진 산의 초입에는 푸른 잎사귀를 가진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5분을 더 걷자 산의 풍경이 급변했다. ◇생명은 돌아왔을까= 새 소리 한번 들리지 않았다.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산 능선은 불이 꺼지고 난 이후 시일이 지났음에도 누런 살갗을 황량하게 내보이고 있었다. 최근 잦은 강우와 태풍으로 현장에 산적했던 재는 씻겨 내려갔지만, 그날의 상처는 씻어내지 못했다. 새 생명을 내지 못한 채 그저 하늘로 뻗어만 있는 나뭇가지들은 검은 가시 같았다. 죽어버린 소나무의 껍질은 조금만 힘을 줘도 부스러졌다. 손에는 검댕이 묻어나왔
올해 추석에도 경남의 일부 공원 묘역에는 플라스틱 조화가 잔뜩 꽂혔다. 12일 마산의 한 공원 묘역에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임에도 가족 단위 성묘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A씨 또한 가족과 함께 조화 꽃다발을 쥐고 묘역에 올라섰다. A씨는 묘비 옆에 꽂혀있던 색 바랜 조화를 뽑고 새로 산 튤립 다발의 조화를 꽂았다. 그는 “묘역 주차장 옆 광장에서 조화를 구매했다”며 “묘소를 찾을 때마다 조화를 구매해 교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공원 묘역에는 광장을 포함해 묘역을 올라오는 길목마다 조화를 진열한 노점상이 있었다. 이들은 주로 생화보다 조화를 판매하면서 최소 5000원에서 1만원의 가격을 받고 있다. 생화는 없냐는 물음에 한 상인은 “생화는 따로 화분에 꽂아두지 않으면 오늘 저녁이면 까맣게 시든다”며 “헌화로는 조화가 훨씬 보기 좋다”고 설명했다. 260만㎡가량의 넓은 묘역에는 묘비마다 화려한 꽃다발이 헌화돼 있었지만 대다수가 플라스틱 조화였다. 때문에 묘역 휴게소에는 조화 수거용 통도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해당 묘역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유료 조화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진해의 한 공원 묘역은 안내문에 ‘조화 배치는 불가하다’고 적혀 있었지만 대부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경남지역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상황별 행동요령을 알아본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명시된 자연재난행동요령에 따르면, 태풍이 예보됐을 때에는 태풍 영향을 받는 시기를 미리 파악하고 어떻게 대피할지 파악한 후 이웃과 함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태풍 시작되기 전, 안전 대비해야 반지하 등 지하공간이나 저지대, 상습 침수지역, 산사태 위험지역, 붕괴 우려가 있는 노후주택·건물 등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이는 산간·해안가에서 야영·물놀이를 하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 간판, 농업 시설물 등을 미리 결박하고 창틀은 테이프와 두꺼운 종이로 단단하게 고정해야 한다. 하천, 해변, 저지대 등에 주차된 차량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침수가 예상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건물 등은 모래주머니 등을 이용해 침수 예방에 나서야 한다. 집 주변 배수구와 농경지 배수로를 정비하는 것이 좋다. 상수도 공급이 중단될 수 있으므로 욕실 등에 미리 물을 받아두고 정전에 대비해 비상용 랜턴, 휴대폰 보조배터리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태풍 시작 때 외출
속보= 환경부는 지난달 31일 경남과 부산, 대구 가정집 수돗물에서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환경단체의 발표에 대해 “발표한 분석은 신뢰도가 낮고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적이 없다”는 반박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환경단체는 연구팀의 분석법은 문제가 없는데도 환경부가 환경단체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1일 재반박했다.(1일 1면) ◇분석법 표시한계 기준 놓고 이견= 낙동강네트워크 등 환경단체와 환경부 간 진실공방의 쟁점은 마이크로시스틴 분석을 진행한 이승준 부경대 교수 연구팀이 사용한 ‘ELISA분석법(효소면역측정법)’의 신뢰도 여부다. 환경단체의 수돗물 내 마이크로시스틴 농도 분석은 이승준 교수 연구팀의 ELISA분석법을 통해 진행됐다. ELISA분석법은 미국연방환경청(EPA)에서 제시하고 있는 조류독소분석법 중 하나다. 환경부는 분석법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환경부는 보도설명자료에서 “미국연방환경청은 ELISA분석법 표시한계(마이크로시스틴 농도를 정량적으로 표시할 수 있는 최소 한계, 정량한계)를 0.3㎍/L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0.3㎍/L 미만의 값은 신뢰도가 낮아 검출량을 산정하는 자료로 활
속보= 대형마트 코스트코 김해점이 개점 초읽기에 들어섰지만 지역민 교통대란 우려 해소와 지역 소상공인 협약 사항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4일 7면) 코스트코 김해점과 인접해 있는 대형 아파트 단지(김해센텀두산위브더제니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9일 코스트코 측은 아파트 주민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개점 이후 코스트코에 오가는 차량 통행으로 교통대란이 불가피하다는 주민 주장이 공론화된 이후다. 주민들은 이날 보행시 안전문제와 교통정체·차량매연 우려 사항 등을 논의했지만 시원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강경동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코스트코 측은 노력하겠다는 원론만 얘기하고 교통대란과 차량매연 등 우려 사항에 대해 ‘아직 일어나지 않은 피해’라고 입장을 얘기했다”며 “피해가 일어나고 나면 다시 협의하자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아니냐”고 비판했다. 소상공인과의 상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코스트코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소상공인 자녀 우선 채용 △지역우수상품 입점 △지역은행 100억 유치 등을 상생 협약으로 약속한 바 있다. 김길수 김해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상공인 자녀도 4명 정도만
환경부가 낙동강 녹조 저감과 홍수조절을 위해 남강댐 방류량을 늘리고 창녕함안보 개방폭을 확대한다. 환경부는 남강댐과 창녕함안보 연계 운영으로 낙동강 물 흐름을 개선하겠다고 7일 밝혔다. 창녕함안보의 경우 남부지방의 가뭄으로 올해 초부터 수위를 3.9m로 유지했으나 최근 내린 강우를 감안해 영농에 지장이 없는 범위인 3.0m로 낮추기로 했다. 남강댐 또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발생한 태풍 송다와 소나기의 영향으로 수위가 상승하면서 홍수기제한 수위를 넘겨 초당 28t을 방류했던 양을 지난 3일부터 100~300t으로 늘려 운영 중이다. 환경부는 남강댐 방류량을 늘리면서 동시에 창녕함안보 수위를 낮출 경우 낙동강 하류의 물 흐름이 개선돼 녹조 저감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인근 주민 등에게 관련 사항을 사전고지하면서 보 수위 저하에 따른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창녕함안보 수위는 일 평균 약 0.3m로 약 3일에 걸쳐 서서히 낮추고 어패류 구제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수면에 녹조가 쌓이고 겹치면서 단단한 막이 형성됐다. 두툼한 초록막 위로 파리와 날벌레가 기어 다닌다. 플라스틱 와인잔 하나가 녹조물을 가르며 수면 위로 올라온다.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와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기자들을 향해 와인잔을 들어 보이며 “녹조가 쌓이고 쌓여 썩은내가 나는, 이게 바로 우리 물그릇입니다”라고 외친다. ◇영남의 젖줄은 ‘4급수 저서생물 왕국’이다= 경남·부산·대구의 환경단체와 전문가가 낙동강 일대에 모였다. 이들은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 4개 지점이 모두 조류경보 ‘경계’ 단계에 들어 녹조로 덮이고, 남조류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도 검출된 상황에서 ‘수돗물은 안전하다’는 환경부의 발표에 반발해 ‘민간조사단’을 구성, 직접 현장 조사에 나선 것이다. 4일 오후 12시 30분께 창원 본포취수장을 찾은 조사단은 삽으로 강바닥 흙을 퍼 올렸다. 하얀 장갑을 낀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자연생태국장이 검은 흙더미를 펼치고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검은 흙더미를 뒤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장갑 위로 몸을 둥글게만 빨간 생명체가 올려졌다. 진해 석동정수장에 나와 논란이 됐던 4급수 지표종, 붉은깔따구 유충이다. 정 국장이 빨간 바구
낙동강 하류 지점의 남조류 세포수가 10만개를 넘기고 낙동강 관측 4개 지점에 모두 조류경보 경계단계가 내려지는 등 조류 발생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7월 3주차 낙동강 조류경보제 구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낙동강 하류 지점인 물금·매리 구간의 남조류개체수는 지난 19일 11만4062개, 21일 10만9055개로 관측됐다. 반면 비교적 상류인 칠서지점은 지난 11일 처음으로 남조류세포수 10만개를 넘긴 이후 18일 7만2321개, 21일 3만1276개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낙동강 해평 지점도 남조류세포수가 1만개를 넘어서면서 지난 21일 조류경보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이로써 낙동강 4개 관찰 지점 모두 조류경보제 경계 단계로 올라선 상황이다. 내륙 지역인 진양호도 지난 21일 조류경보가 처음 발령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진양호 판문지점에 2주 연속 남조류세포수가 1000개 이상이 관측되자 이날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한 것이다. 이 지점에는 지난 11일과 18일 남조류세포수가 각각 4816개, 1591개가 발생했다. 어태희 기자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