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구지봉 자락에 자리한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 건국 신화의 숨결이 깃든 땅에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축물이다. 박물관은 고(故) 장세양 건축가가 1991년에 설계해 1998년 완공한 건축물로 현대 건축의 거장 김수근 건축가의 철학을 계승한 작품이다. 박물관은 2021년부터 상설전시실 전면 리모델링을 시작해 2022년 2층 재개관에 이어, 지난해 1월 23일 1층까지 새롭게 단장하며 ‘세계유산 가야’라는 이름으로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최신 가야 문화 연구 성과와 발굴 자료를 반영하고 누구나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철의 왕국’, 땅과 대화를 시작하다 국립김해박물관의 건축 언어는 ‘철의 왕국’ 가야의 정체성을 향한다. 건물을 감싼 검은색 벽돌은 철광석과 숯을 형상화한 듯하며 투박하면서도 묵직한 질감을 통해 가야의 제철 기술과 철의 가치를 은유적으로 전달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녹의 옷을 입는 철판은 제련되는 쇠의 변화를 보여주며 가야 문화의 상징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건물 전체는 원형으로 설계되었는데 이는 동양의 전통 사상인 ‘천원지방’(天圓地方·하늘은 둥
이홍훈 전 대법관이 11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전북 고창 태생인 이 전 대법관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사법연수원 4기로 1977년 판사로 임관했으며,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원장을 거쳐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대법관을 지냈다. 정통 엘리트 법관이면서도 '법조 내 재야'로 불릴 만큼 개혁적 인물로 평가받았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 사법 정의에 중점을 두고 판단해 기본권 보호에 충실하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는 개혁 성향의 판결을 많이 내렸다는 평가다. 대법관 퇴임 이후에는 법조윤리협의회 위원장과 화우공익재단 이사장, 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7년부터 2년 동안 서울대학교 법인 이사장을 지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개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설치한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맡는 등 최근까지도 법조계 원로로서 활발히 활동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에 마련됐다. /박준영기자 jyp@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