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화판에서 ‘윤미경’이란 이름을 한 번쯤 안 들어본 사람은 찾기 어려울 것 같다.
그는 수많은 ‘인천 책’을 펴낸 출판사 다인아트의 대표이면서 지역 문화계와 시민사회단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지역에서 알아주는 마당발이다. 1996년 인천의 예술촌이었던 구월동에서 다인아트 갤러리를 잠시 운영하기도 했다.
문화인 윤미경이 지역 미술과 작가에 대한 애정으로 30여 년 동안 모아 온 작품들이 중구 개항장 거리에 있는 도든아트하우스에서 전시되고 있다. 전시 제목은 ‘Yuns collection, 仁川’이다.
근래 ‘컬렉터’란 지칭은 단순히 취미와 관심으로 미술 작품을 수집하는 사람이란 의미를 넘어 투자 목적의 자본으로서 작품을 대하는 이들로 그 의미가 확장됐다. 윤미경을 컬렉터라고 할 수 있을까. 그 물음에 대해 윤 대표는 전시 개막일인 지난 3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30여 년 동안 창고에 쌓아 뒀던 작품들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 보니, 제 삶에서 변곡점이 있을 때 만났던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으로 위로받았던 것이 생각났어요. 이번 전시를 통해 저의 소소한 활동으로 만난 예술이 어떤 것들이었는지, 그 예술과의 만남이 제 개인에게 어떠한 전환점이 됐는지를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컬렉터라는 것이 꼭 투자를 목적으로 작품을 구매하거나 유통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전에 인간적인 관계가 전제됐을 때 그 다음 단계로 투자가 전제가 된다는 것을 제 경험에 비추어 얘기하고 싶었고요.”
이번 전시에 나온 윤미경의 작품들에서는 그의 소중한 인연들이면서 인천 미술계의 한 흐름을 볼 수 있는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인천시립박물관 초대 관장을 지낸 석남 이경성(1919~2009)부터 민중미술 1세대 강광(1940~2022), ‘자연율’ 연작으로 유명한 강하진(1943~2023), 인천미술협회 회장을 지낸 홍윤표(1945~2022) 등 작고한 인천 주요 작가들의 작품으로 다시금 그들을 기억할 수 있다.
김진희, 김진안, 양창석, 최병국, 강형덕, 박정선, 김정열, 박충의, 정평한 등 지역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반갑다. 윤미경의 기억 또한 남다르다.
“홍윤표 선생은 스무 살 후반부터 알게 된 자유분방한 멋쟁이 화가였어요. 강하진 선생은 갤러리를 하면서 만난 인천의 비구상 장르에서 한 획을 그은 작가로, ‘자연율’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강광 교수님 부부는 저에게 인간적으로 깊은 멘토 역할을 해줬고요. 인천문화재단 대표를 지낸 최병국 작가의 1997년 작품은 아마 작가도 ‘내가 이런 작업을 했었나’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것 같은 오래된 작품이네요.”
윤미경은 자신처럼 지역에서 누군가 채워 온 예술 보따리를 풀어내는 ‘문화 기획’이 앞으로 이어지고 많아지길 바란다. 이번처럼 30년 축적된 서사조차 귀한 게 인천 문화계의 현실이다. 이번 전시는 오는 14일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