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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대유위니아 회생절차 서둘러야 협력사 줄도산 막는다

광주·전남 2600여명 일자리 위협
임금 체불액도 650억 원 넘어
법정관리 지연 되면 피해 ‘눈덩이’

 

광주에 주요 공장을 둔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들이 잇달아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하면서 광주·전남에 집적해 있는 지역 협력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광주시와 금융권 등이 정책자금 지원 등 조속히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단기적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경제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 협력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광주경영자총협회가 소속 회원사 중 대유위니아그룹 협력사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중 3곳이 광주에 소재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에 소재한 위니아전자를 제외하고, 위니아전자 메뉴팩처링(하남산단), ㈜위니아(하남산단), 대유플러스(소촌산단) 등이다.

수출용 김치냉장고와 에어컨을 생산하는 ㈜위니아의 지역 내 고용인원은 250여명,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생산하는 위니아전자 메뉴팩처링은 230여명이다. 스탠드김치냉장고와 밥솥 등을 생산하는 대유플러스에서도 7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소재 협력사는 약 200개사로, 이들 협력사에 근무하는 직원들만 2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법정관리 사태로 계열사 직원과 협력사 직원 등 근로자 2600여명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된 것이다. 또 위니아전자 메뉴팩처링은 당장 지난해 12월 퇴사한 직원 250여명에 대한 임금 체불이 발생하는 등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들의 임금 체불이 5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협력업체 역시 납품대금 등을 받지 못해 자금난이 심각할 정도로 가중되면서 협력사 임금 체불도 150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위니아의 경우 이번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납품 대금 전자 B2B(어음) 발생, 금융권 차입금 411억원 상당을 지급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금융 차입금을 협력사에서 대환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이를 갚아나가지 못하는 협력사들도 덩달아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위니아전자와 대유플러스, 위니아전자 메뉴팩처링 등 나머지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그 피해금액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다행히 광주시를 비롯해 금융기관과 관계기관 등과 지역 협력업체 지원책 마련에 나서 급한 불은 껐다. 만기일을 앞둔 할인 전자어음을 대출로 전환해줄 것을 해당 금융권 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관계기관 역시 보증과 융자금 만기 연장에 나서기로 하면서이다. 이밖에 광주시는 기업지원 정책자금 50억원을 긴급 지원키로 했고, 광주신보는 특례보증을 시행키로 했다. 당장 차입금 대환과 자금경색으로 줄도산 위기를 맞았던 지역 협력사들은 시간을 벌게 됐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대책에 불과하다. 위니아가 법정관리를 신청해 업무가 사실상 마비, 물량 발주를 하지 않으면서 지역 협력사들은 물건을 생산해도 납품할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광주의 한 협력사 대표는 “공장을 돌려 물건을 팔고, 그 돈으로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데 이번 사태로 공장가동을 멈추게 생겼다”며 “위니아그룹 납품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그 피해가 크다. 이번 조치로 한숨 돌릴 수 있으나, 결국 정상적인 가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도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광주 소재 위니아 계열사들은 연중 김장철(11~1월) 판매가 몰리는 김치냉장고를 주력으로 생산, 이른바 ‘한철장사’라는 점에서 11월 성수기를 앞두고 불안감이 더 크다. 만약 법정관리가 이른 시일 내 개시되지 못하면 판매 시즌을 놓치게 되고, 그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어서이다.

또 다른 협력사 대표는 “11월부터 2월까지 4개월을 벌어 1년을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회생 절차가 미뤄지면 또 1년을 기다려야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아마 그전에 다 망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광주경총 관계자는 “지역 중소 협력사들의 줄도산을 막고, 지역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은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들이 빠르게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빠른 회생 절차가 이뤄져야 지역 기업들도 정상적인 기업운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