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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시간이 생명’ 광주·전남 뇌졸중 환자 40%가 병원 옮긴다

치료센터 광주 2곳 뿐·전남엔 아예 없어 병원이송 전국 평균의 2배
전남도민 뇌혈관 질환 사망률 道단위전국 최고 … 대책 마련 시급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들은 10명 중 2명 정도가 응급치료를 위해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데 반해, 광주·전남지역 뇌졸중 환자는 10명 가운데 4명이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뇌졸중 전문 치료센터가 타 지역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은 탓으로, 특히 전남지역 뇌줄중 환자는 전국 평균(20%)에 비해 배 이상 높은 44.6%가 전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뇌혈관 질환 사망률도 도 단위 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최근 ‘뇌줄중 치료향상을 위한 병원 전단계 시스템과 뇌졸중센터 현황 및 방향성’이란 제목의 배포 자료를 통해 “뇌졸중은 치료에 있어 골든타임이 가장 중요한 질환인데, 지역마다 치료시설에 차이가 있어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전남지역 뇌졸중 환자들의 취약한 치료 실태 등을 지적했다.

뇌졸중은 국내 사망 원인 4위의 질환으로, 이중 76.3%가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이고 나머지 20여%는 뇌출혈(출혈 뇌졸중)이다. 뇌졸중 ‘골든타임’은 통상 3∼6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조치에 해당하는 혈전용해제 투여 골든타임은 4.5시간이지만, 전조증상이 있으면 무조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할수록 치료 효과는 더욱 좋다.
 

하지만 전남지역 뇌졸중 환자들이 가장 많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뇌졸중학회의 최근 3년간 분석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가 첫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되는 비율은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제주도가 9.6%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으며 인천(14.1%)·서울(15.6%)·경기(16.4%) 등 수도권이 뒤를 이었다. 부산(16.6%)과 대전(19.6%)도 20% 이하였지만 전남은 44.6%, 광주는 34.5%로 전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같이 광주·전남 뇌졸중 환자들이 병원을 옮겨야 하는 전원비율이 높은 이유는 ‘뇌경색 환자에게 혈전용해제를 사용해 혈전을 녹이거나 기구를 뇌혈관에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이 가능한 뇌졸중 전문 치료센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이다.

뇌졸중 전문 치료센터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40곳이 있으며 대구·경북권 7곳, 부산·경남권에 10곳이 있지만 광주·전남에는 단 2곳(전남대, 조선대) 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전남권에는 아예 한 곳도 없기 때문에 뇌줄중 환자들은 증상 발생시 지역의 종합병원에서 1차 응급처치를 받은 뒤, 광주로 이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반영하듯 2020년 뇌혈관 질환 사망률도 전남이 22.5%로 의료 여건이 대도시에 비해 낙후된 도 단위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북 21.7%, 경남 21%, 경북 20.7% 등의 순이었다.

일반적으로 전체 뇌졸중 환자의 78% 이상이 60세 이상의 고령환자임을 감안하면 전남과 전북, 경북 등 고령화비율이 높은 지역에 대해 뇌졸중 치료센터를 집중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대한뇌졸중학회 관계자는 “뇌졸중은 환자의 생명과 후유 장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심각한 질환이다”며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환자 수요를 감안한 전문 치료센터 개설, 병원 방문 전단계에 환자를 상태에 따라 적확한 의료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