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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민족상잔 상처 끌어 안은 순교자들 현양 지속 노력”

천주교 춘천교구 7위 시복 추진 본격화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위 전국 81위 시복 안건 예비 심사
6·25전쟁 전후 신자 돌보다 순교…추후 교황청서 최종 재가


이광재 티모테오, 김교명 베네딕토 등 6·25전쟁 전후 강원지역을 비롯해 전국에서 순교한 이들의 시복 심사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최근 서울에서 조환길·정순택 대주교, 김주영 춘천교구장 주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 안건 예비 심사를 마무리했다.

‘시복'은 가톨릭교회가 복자로 선포해 공적으로 공경토록 하는 것을 말한다. 복자는 지역 가톨릭교회에서 공경하며, 복자 중 성인으로 선포된 이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공식적으로 공경의 대상으로 삼게 된다.

주교회의는 2008년 춘계 정기총회에서 한국 교회의 ‘근현대 신앙의 증인', 특히 1950년 전후에 순교한 한국천주교회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에 대한 조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 시복 추진을 결정했다. 민족상잔의 비극과 상처 속에서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여전히 남북으로 분단된 이 땅의 신앙인들에게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향한 염원을 일깨우고자 내린 결정이었다.

81인 대부분이 ‘그리스도교 신앙에 대한 증오'로 공산주의자들의 조직적인 박해를 받고 죽임을 당했다. 이 중 천주교 춘천교구의 이광재 티모테오, 백응만 다마소, 김교명 베네딕토, 진 야고보(James Maginn·제임스 매긴), 고 안토니오(Anthony Colier·앤서니 콜리어), 라 바드리시오(Patrick Reilly·패트릭 라일리), 손 프란치스코(Francis Canavan·프랜시스 캐너밴) 등 7위의 신부가 포함됐다.

양양성당에서 주임신부로 사목했던 이광재(1909~1950년) 신부는 6·25전쟁이 발발하기까지 남하하는 북한주민들의 월남을 도왔다. 신자들을 돌보기 위해 북한으로 떠났다가 1950년 6월24일 북한군에 잡혀 원산 와우동형무소에 수감됐고, 그해 10월8일 총에 맞아 이튿날 소천했다. 김교명(1900~1950년) 신부는 의주본당 주임신부로 활동하다가 1950년 6월26일 피랍 후 행방불명됐다.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소속 아일랜드 출신 앤서니 콜리어 신부(1913~1950년)는 춘천 소양로본당 주임신부를 맡았으며 1950년 6월27일 동료를 끌어안아 대신 총에 맞았다. 삼척(현 성내동) 본당의 진 야고보 신부는 끝까지 교회를 지키다 1950년 7월4일 공산군의 손에 순교했다.

국내 예비 심사를 마친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 문서는 추후 교황청 시성성에 제출된다. 복자 선포는 교황에 의해 최종 재가된다.

시복 예비 심사 관할권자인 정순택 대주교는 “이들은 20세기에 우리와 호흡을 같이하신 분이시고, 우리 삶 안에 정말로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목숨을 바쳐 증언하셨다”고 했다.

이현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