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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19일 만에 만난 文대통령-尹당선인…상춘재에서 2시간 51분 회동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구상에 협조할 부분은 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가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간 회동 브리핑에서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 (서울) 용산 이전 이야기가 나왔다"며 "문 대통령께서는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 몫이라 생각하고,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또 '집무실 이전 예산을 위한 예비비를 국무회의에 상정할지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절차적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으셨다"면서 "제가 느끼기엔 아주 실무적으로 시기라든지, 이전 내용이라든지 이런 것을 서로 공유해서 대통령께서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취임식 전에 집무실 이전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두 분께서 시기까지 가능하다, 하지 않다는 말은 없었다"며 "어쨌든 문 대통령이 협조를 하고 실질적인 이전 계획 예산을 면밀히 살펴보시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부연했다.

 

이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대해 장 실장은 "일체 거론이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조직 개편 관련 대화도 없었다고 전했다.

 

회동 전 윤 당선인이 50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 것과 관련한 질문엔 "구체적으로는 안 됐고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하자고 서로 말씀 나눴다"고 답했다.

 

 

그간 신구 권력 간 충돌로 비화한 인사권 관련 논란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지를 묻자 장 실장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제가 실무적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문 대통령도 남은 임기 동안 국민 걱정 덜어드리도록 해달라고 했고, 윤 당선인도 두 사람이 잘 협의하길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장 실장은 이번 회동을 "흉금 터넣고 이야기 한 자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문 대통령께서 윤 당선인에게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했는데 의례적인 축하가 아니고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뜻이었다"면서 "문 대통령께서 '정당 간 경쟁은 할 수 있어도 대통령 간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라고 말했고, 윤 당선인은 이에 '감사하다.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다. 잘 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간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은 주로 청와대 본관에서 이뤄져 이번 상춘재 회동은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상춘재는 200년 이상 된 춘양목에 기와를 얹은 청와대 내 유일한 전통 한옥이다. 청와대 본관이나 집무동인 여민관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은 2017년 7월 국내 주요 기업 총수의 '호프 회동' 같은 비공식 회의나 그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부부의 첫 방한 때 만찬 장소 등 외빈 접견 장소로 썼다.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이 '청와대'라는 공간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 만큼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고자 상춘재를 택한 것으로 풀이한다. 상춘재는 청와대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녹지원을 앞에 두고 있어 두 사림이 거닐며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한편,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 19일 만에 이루어졌다. 역대 가장 늦은 대면 기록이었지만, 총 2시간 51분간이라는 역대 최장시간 회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