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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2021 광주·전남 문화계 결산 <1> 미술] 대형 예술행사 동시에…이건희 컬렉션 지역문화계 활력

광주비엔날레, 치유·위로 연대 감동
인사잡음 비엔날레재단 혁신 목소리
디자인비엔날레·수묵비엔날레 인기
전남도립미술관 개관 새 문화명소로

 

팬데믹 첫 해였던 2020년, 지역 문화계는 ‘완전 멈춤’ 상태였다. 대형 예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가 연기됐고, 많은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2021년 역시 코로나 19의 위세는 여전했지만 문화예술계는 방역수칙을 지켜가며 행사를 진행했고, 온라인 등 새로운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며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각 분야별로 올해 문화계 움직임을 결산한다.



올해 광주·전남에서는 1년 연기된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등 3개의 메가 예술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무엇보다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은 ‘이건희 컬렉션’이 광주시립미술관과 전남도립미술관에 기증돼 관람객들을 만난 점은 ‘핫이슈’였다.
 

반면 광주를 상징하는 대표 문화 행사인 광주비엔날레를 둘러싼 잡음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미래혁신위원회가 꾸려지고 2023년 다음 행사 일정도 확정된 상황에서 재단의 체질과 시스템을 개선하고 명실상부한 세계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4월1일 개막한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대폭 축소된 39일간의 여정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ning) 주제전과 광주정신을 다양하게 구현한 GB커미션 등이 광주 시내 곳곳에서 함께 열려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치유와 위로 연대의 의미를 담은 다양한 작품들은 감동을 전했다.
 

데프네 아야스·나타샤 진발라 공동 예술감독이 기획한 올해 전시는 샤머니즘적 요소를 강화한 치유와 회복, 강렬한 페미니즘, 민주화 연대, 인류 지성, 환경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관통하는 작품들을 일목요연하게 선보였다. 올해 주제전에는 40여개국 69작가(팀)가 참여해 40점의 커미션 신작 등 모두 450여 작품을 선보였다. 또 국립광주박물관, 광주극장,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등으로 전시 공간이 확장되어 ‘광주의 장소’를 발견하게 한 점도 의미있었으며 오월 항쟁의 현장인 옛 국군광주병원에서 열린 ‘볼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 사이’전은 ‘장소’가 주는 묵직한 무게감이 전달되면서 많은 인기를 모았다.

9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열린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역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디-레볼루션’(d-Revolution)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세계 50여개 국가 421명의 작가 및 국내외 기업에서 총 1039종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작들은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과 AI 등 첨단 과학을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들로 눈길을 끌었으며 환경과 생태, 기계와 인간의 문제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작들도 많았다.

같은 기간 열린 2021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오채찬란 모노크롬-생동하는 수묵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전통적인 수묵 작품은 물론이고, 창의적으로 해체되고 재해석된 작품을 통해 ‘수묵’이 갖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흥미로운 전시공간은 비엔날레 3관으로 활용된 심상소학교(유달초등학교)다. 100년 넘는 시간을 견뎌온 ‘장소’가 갖고 있는 매력이 한껏 돋보이는 나무 바닥의 전시장에서는 ‘신세대의 도원경’을 주제로 젊은 작가들의 재기넘치는 작품들이 전시됐다.

올해 최대 화제는 단연 이건희 컬렉션이었다. 전시회가 열린 광주시립미술관과 전남도립미술관에는 지역은 물론 전국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아름다운 유산-이건희 컬렉션 그림으로 만나는 유산’전에서는 김환기·이중섭·오지호·이응노·임직순 등 5명 작가 작품 30점을 만날 수 있었다. 사람들의 눈길이 가장 많이 쏠린 작품은 광주시립미술관의 첫 소장품이기도 한 이중섭 화백의 작품이었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 ‘고귀한 시간, 위대한 선물’전에는 김환기·천경자·오지호·임직순 등 4명의 지역 작가와 유영국·박대성·김은호·유강열 등 한국 근현대 미술을 장식한 거장 8명의 작품 19점이 나왔다.

지난 3월 광양에 문을 연 전남도립미술관은 새로운 문화명소로 자리잡았다. ‘전남의 풍경을 담다’라는 컨셉으로 설계작업이 진행된 미술관은 전면을 유리로 감싼 독특한 외관이 눈에 띈다. 1만 7598㎡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인 미술관 안에서 내다보는 바깥 풍경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개관특별기획전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전은 ‘의재와 남농:거장의 길’,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 ‘로랑 그라소:미래가 된 역사’ 등 세 개의 전시로 구성돼 인기를 모았다.

광주시립미술관이 올해 기획한 전시는 ‘메타_가든’전, ‘2021 민주인권평화전-나도 잘 지냅니다’전, 리암길릭의 ‘워크 라이프 이펙트’전, 지역예술 아카이빙 작업으로 진행한 ‘배동신·양수아 100년의 유산전’ ‘강용운, 나를 춤추다’전 등이 눈길을 끌었다.

10월28일부터 31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트 광주 21’에는 최근 미술품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이 찾았다. 올해 판매액은 25억 7000만원으로 모두 650점이 주인을 찾아갔으며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모두 2만8530명이었다. 국내외 유명갤러리들의 참여가 저조한 점이나 매년 행사 주체가 바뀌는 점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그밖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안공간 ‘산수싸리’, ‘동명이인’, ‘DDF’ 등 작지만 알찬 문화공간들이 문을 열었으며 이강하미술관, 담양담빛미술관, 오월미술관 등에서도 다채로운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