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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아버지는 간첩이 아닙니다” 명예회복 위해 한달음

특별기획-감춰진 진실 `동해안 납북어부 간첩조작사건'

 

`진실규명 시민모임' 창립
피해자 가족들 대거 참석


“무죄까지 가는 길이 힘들겠지만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면 해내야죠.”

지난 10일 `동해안 납북귀환어부피해자 진실규명 시민모임' 창립식이 열린 속초시근로자종합복지관에는 납북귀환어부 피해자 가족들이 대거 찾아왔다. 개인이 나서서 진실규명을 하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며 단체가 출범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온 이들이었다.

창립총회에 이어 마련된 참여마당 자리에서 첫 번째로 진술한 장옥주(60·속초)씨는 고(故) 장천식씨의 자녀였다.

장씨는 “아버지는 대양호 기관장으로 1968년 11월 거진에서 명태잡이를 하다가 납치됐고 1969년 5월 거진항으로 돌아왔다. 이후 다른 피해자들처럼 고문 피해를 입고 고통받았다. 열 식구를 책임졌던 아버지의 부재로 식구 전체가 배를 곯은 것뿐 아니라 간첩 자식이라는 손가락질에 연좌제로 고통받으며 살아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건을 알아보고 싶어 서류를 찾아다녔는데 6년 만에야 국가기록원에 자료가 있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 혼자 아버지 명예회복을 위해 움직이는 일이 너무 힘들었는데 53년 만에 이런 자리가 마련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간첩이 아니었다는 사실만이라도 입증하면 소원이 없다”는 바람도 전했다.

최근 속초시청에 납북귀환어부였던 아버지의 피해사실을 접수한 손금옥(61·속초)씨도 눈물을 보였다. 그의 아버지 손용구씨는 무진호의 선장이었다. 1972년 9월 납북돼 보름 만에 풀려났지만 간첩이라는 죄목으로 1년6개월 옥살이를 했다. 그동안 용기를 내지 못했던 손씨는 최근 언론보도 등으로 납북귀환 어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억울함을 풀기 위해 나섰다.

손씨는 “피해 사실을 명확히 하기 위해 자료를 구하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 어려운 길이 될 것 같지만 최근 창동호 사건 재판도 승소했고 단체가 출범한 만큼 아버지의 억울함을 꼭 풀어드리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특별취재팀=이현정기자 toge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