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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비운의 천재화가’ 박은용을 만나다

동곡미술관·박물관 개관 1주년 기념전시 2제
동곡미술관, 19일부터 특별전…미공개작 등 30여점 전시

 

 

미술관 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드문 광주시 광산구에 문을 연 동곡미술관·박물관이 개관 1주년을 맞았다. 보문고를 운영하는 보문문화재단(이사장 정영헌)이 지상 3층 규모로 오픈한 동곡미술관·박물관은 선조들의 얼이 담긴 의미있는 유물과 다양한 현대미술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개관 후 ‘동곡, 빛이 내린다’, ‘업사이클 예술놀이’, ‘꼭두전’ 등 다양한 기획전을 열어온 미술관과 박물관이 1주년을 맞아 특별전과 학술대회를 마련했다.
 

나는 먼 옛날부터 자연을 지키며 자연에 순응하며 이 땅을 지켜온 선량한 민초들을 사랑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소탈한 모습의 수묵 ‘자화상’과 함께 걸린 이 글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맞다. 그의 화폭엔 언제나 소박한 우리 이웃들이 모습이 담겼다. 평생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고, 정신분열증과 우울증에 따른 고독과 불안, 절망에 시달렸던 그였지만 죽을 때까지 붓을 놓치 않았고 가족, 이웃들의 모습을 꾸준히 그려나갔다.

동곡미술관에서 열리는 ‘석현 박은용:전원에 산다’(19일~2022년 2월13일까지)는 ‘비운의 천재화가’, ‘고독한 농부화가’로 불렸던 박은용(1944~2008)의 작품 세계를 만나는 전시다.

지난 2018년 서거 10주기를 맞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대규모 기획전에 이은 전시로 당시 선보이지 않았던 작품을 중심으로 모두 3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또 그가 쓰던 화구 등 유품과 아내 임정숙 여사, 박종석 화가, 조인호 평론가 등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도 준비, 석현의 작품 세계를 좀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석현 박은용 기념사업회와 준비했다. 사업회가 전국에서 수집한 개인 소장 작품과 함께 정영현 이사장 소장작이 여럿 나왔다. 오래전부터 석현의 작품과 삶에 매료된 정 이사장은 초기 수묵 작품을 비롯해 현재 50여점을 소장하고 있고, 지난해 개관 당시 언젠가는 석현 전시를 열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특별전은 전시 주제처럼 소박하고 아련한 농촌풍경이 주를 이루고 있다. 먹의 번짐과 붓터치, 흑백의 조화가 인상적인 1970년~1980년대 초기 작품과 화순 두강마을 정착 이후 전원생활의 여유와 즐거움을 그려낸 1990년대 작품이 전시됐다.

‘현대 풍속화가’라는 별칭처럼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풍경과 인물은 잊혀져 가는 우리 삶의 모습과 인간의 희로애락을 오롯이 담고 있다. 초가집과 낮은 담장이 어우러진 시골길, 개울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여름풍경, 논밭을 가는 분주한 농부의 모습, 새참을 머리에 이고 가는 엄마와 아이, 높이 달린 감을 따는 모습 등 화폭에선 따사로운 정취가 물씬 풍긴다.

특히 들판에 지게를 내려놓고 앉아 담배를 태우는 인물이 그려진 ‘정담’(1983), 수레 위로 볏단을 올리는 농촌사람들을 대담한 필선으로 단순화하게 표현한 ‘추수’(2000) 등은 자연과 어울리며 더불어 살아가는 전원적 삶의 기쁨이 녹아 있다.

진도에서 태어난 박화백은 조대부중에 입학, 미술반에서 오지호 화백을 만나며 화가의 꿈을 꾸었고 조대부고를 거쳐 서라벌 예대 회화과에서 공부했다. 이후 먹을 중첩시켜 갈필의 흔적이 겹쳐지도록 세필을 운용하는 적묵법(積墨法)을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확고히 굳혔다.

가족의 죽음과 관련한 트라우마와 가난, 정신병원 입원 등 평생 힘든 삶을 이어왔지만, 그가 남긴 작품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휴무, 오전 10시~오후 6시. 무료 관람.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금관총 신라금관 출토 100주년 ‘고구려 불꽃무늬 금관’ 공개

동곡박물관, 20일~12월19일 특별전…학술대회도 개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고구려 불꽃무늬 금관’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동곡박물관은 오는 20일부터 12월 19일까지 특별전을 개최해 유물 30여 점을 비롯해 ‘고구려 불꽃무늬 금관’을 일반인에게 선보인다.

고구려 불꽃무늬 금관은 관테에 두 종류의 불꽃무늬인 세움장식 7개를 이어 붙인 형식으로 전형적인 삼국시대 금관 양식을 띄고 있다. 둘레 59cm, 높이 15.8cm이며 출토지를 추정할 수 있는 당시의 묵서명이 남아 있어 역사적, 학술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특별전은 동곡박물관이 올해로 금관총 신라금관 출토 100주년을 맞아 펼치는 학술대회와 연계돼 개최된다. 경주에서 최초로 발굴된 금관총 금관이 올해로 100년이 됐다는 것은 고고학사에서 의미 있는 ‘사건’이다.

학술대회는 오는 20일 오전 10시30분 ‘한국의 금관 최초 발견 100주년 기념’을 주제로 펼쳐진다. 먼저 1부에서는 ‘나주 복암리 정촌고분 1호 석실의 冠부장 가능성에 대한 연구’(이건용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연구원), ‘쪽샘 44호분과 황남동 120호분 발굴 조사에 대하여’(심현철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특별연구원), ‘금관총의 구조와 출토유물’(김대환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 ‘흉노의 제천금인과 유라시아 금관의 탄생’(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삼국시대 금관의 상징’(김대환 동곡박물관 관장·임보라 동곡박물관 학예사)이 발표된다. 2부에서는 신창수 전 국립공주박물관장이 좌장을 맡아 한국금관의 쟁점에 대한 토론를 진행한다.

박물관에서는 현재 고조선 시대 유물인 비파형동검, 세형동검, 간돌검을 비롯해 삼국시대, 남북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유물 130여 점이 망라된 특별전 ‘고조선에서 조선까지:민족의 얼을 찾아서’를 개최 중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