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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수어 통역·자막 해설…문화장벽 허물고 모두가 즐겼다

[리뷰 - 강원도립극단 ‘소매각시' 배리어프리 공연]

 

 

“문화의 세계에서는 누구나 동등합니다.”

지난 3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는 조금은 낯선 연극이 이 화두를 갖고 무대에 올랐다. 강원도립극단 연극 ‘소매각시'가 배리어프리(Barrier free)로 선보인 것.

배리어프리는 장애인도 살기 좋은 사회를 위해 물리·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이다. 이날 연극이 펼쳐진 90여분은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벽을 헐고 함께 즐기는 시간이었다.

소매각시는 대사 없이 손짓과 몸짓으로만 연희가 구성된 강릉 관노가면극을 소재로 했다. 도립극단은 관노가면극이 무언극이라는 점에 착안, 도농아인협회와 농아인도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제작해 왔다.

무대 중간에서는 강원도 배우들이 연기를 펼쳤다. 무대 왼편과 오른편에는 수어통역사들이 교차로 등장해 수어로 대사를 통역했다. 또 무대 양쪽 스크린에는 ‘사물놀이 소리' 등 한글자막이 떠올라 연극 상황과 대사, 음악 분위기 등 극의 이해를 도왔다.

작품 내용도 뜻깊었다. 조선시대 노비와 양반의 신분 차이, 현대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선(線)'에 대해 이야기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결국 우리 모두 신분, 직책을 떠나 같은 사람이 아니냐는 물음을 던졌다. 소리문화가 중심인 사회에서 농아인과 비농아인의 문화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메시지로도 읽혔다.

공연 관람을 위해 양양에서 왔다는 이추자(33)씨는 “연극을 배리어프리로 본 것이 강원도에서는 처음이었다. 이런 기회가 더 자주 생기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이상용 도농아인협회장도 “다양한 공연에서 농아인들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