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해수욕장이 개장한 지 한 달이 됐지만, 많은 이용객이 체온스티커와 안심밴드를 외면하는 등 방역지침을 따르지 않으며 여전히 방역 사각지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일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은 물놀이를 즐기는 수많은 인파로 오전부터 북적였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달 1일 협재와 금능 등 도내 12개 지정 해수욕장을 일제히 개장하면서 ‘제주형 코로나19 안심 해수욕장 조성 방역지침’에 따라 체온스티커와 안심콜, 안심밴드를 도입했지만, 많은 사람이 이를 이용하지 않았다.
해수욕장 근무자들이 “발열 체크 후 안심콜 등록을 해 달라”며 계속 외쳤지만, 이용객 대부분은 외면하고, 가버리기 일쑤였다.
금능해수욕장 근무자는 “체온스티커와 안심콜을 굳이 왜 해야 하냐며 따지듯이 묻는 이용객도 많다”며 “체온스티커와 안심콜 기능을 설명하는데, 다 듣고 그냥 가버리는 이용객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역지침을 따르지 않아도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탓에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없다.
현재로서는 이용객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 시기임에도 연일 4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하면서 방역 사각지대가 늘어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8월 1일까지 도내 12개 지정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도 총 52만422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36만4792명과 비교해 15만9430명(44%)이나 늘었다.
이와 함께 탑동광장과 이호해수욕장에서의 야간 음주·취식 행위가 금지되자 되레 풍선효과로 오후 10시 이후 함덕해수욕장과 월정해수욕장 등으로 청년층이 몰리면서 집단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수백 명의 방문객이 삼삼오오 모여 음주·취식하는 모습은 물론 이성 간 합석도 이뤄지면서 6인 이상 모이는 등 방역수칙 위반 사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도민과 관광객들의 자발적인 방역수칙 준수가 요구되고 있다.
진유한 기자 jyh@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