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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문화가 있는 주말]26개국 78편의 '새로운 희망'…코로나 없는 일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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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국제평화영화제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재난에 절망하고 있지만 우리는 새로운 일상과 미래를 꿈꾼다. 17일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막을 올린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는 '새로운 희망'을 꿈꾸게 하는 26개국 7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섹션은 총 10개. '개막작'과 '국제장편경쟁', '한국단편경쟁' 섹션 외에도 세계 각국의 다양한 화제작을 소개하는 '스펙트럼', 한국 영화의 흐름을 반영한 '스펙트럼K'로 나뉜다. 북한과 관련된 영화들을 한데 모은 '평양시네마', 길 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는 'POV:온 더 로드', 안재훈 감독을 조명하는 '클로즈업:안재훈', 시원한 여름을 야외에서 만끽할 수 있는 '여름영화산책', 강원도 영화들의 현재를 만날 수 있는 '시네마틱 강원'섹션도 있다. 이 중 영화제가 슬로건으로 삼는 '희망'을 잘 느낄 수 있고 다가올 미래, 일상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 5편을 물색했다.

팬데믹 풍경 수집 다큐 재구성

봄이 있었다

재난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재난 안에서도 답을 찾아가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믿음,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작품. 팬데믹의 시작점이었던 2020년 봄, 세계 각지에서 보내온 팬데믹 풍경을 수집해 다큐멘터리로 재구성했다. 특히 텅 빈 이탈리아 광장부터 병원 병동 앞의 영웅들과 발코니에서 하는 축하, 그리고 집에서 외치는 함성까지 한 예술가의 시선으로 팬데믹 시대 이탈리아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최은영 프로그래머는 “전대미문의 재난 속에서도 서로 돕고 격려하며 현재를 이겨내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공포를 넘어서는 어떤 숭고함이 담겨 있다”고 했다.

이슬람 도시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

라카에서의 9일

한때 IS의 수도였던 라카는 상처로 가득한 도시다. 라카의 젊은 여성 시장 레일라는 폐허가 된 고향을 다시 일으키려 고군분투한다. 라카는 내전 이후 철저하게 파괴된 채 폐허로 남았다. 레일라의 임무는 도시를 재건하고 가부장주의의 편견을 돌파하며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것. 레일라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프랑스 작가 틸리가 라카를 찾는다. 틸리는 새로운 세대가 살아갈 라카의 미래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레일라와 9일간 동행한다. 라카를 배경으로 IS의 만행을 고발했던 수많은 다큐멘터리와 달리 끔찍한 인권 유린의 현장이었던 라카를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으로 되돌리려는 여성 시장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사춘기 학생 미래에 대한 불안ㆍ희망

소중한 날의 꿈

올해 영화제가 조명하는 안재훈 감독과 부인 한혜진 감독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기획부터 제작, 완성까지 총 11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10만장의 종이에 직접 연필로 그려 만든 작품인 만큼 정성이 담겼다. 1970년대 지방의 작은 도시가 배경. 사춘기를 겪고 있는 이랑과 전학생 수민 그리고 과학자를 꿈꾸는 철수, 3명의 10대 앞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희망이 함께 펼쳐져 있다. 이들이 지닌 콤플렉스와 고민, 소망에 대한 이야기는 꿈을 잃고 방황하거나 실수에 좌절하는 이들을 격려한다. 박신혜와 오연서, 송창의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어른이 되는 과정

유쾌한 바흐만 선생님

“그냥 너 자신이면 돼.” 독일 소도시 슈타트알렌도르프의 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바흐만 선생님은 조금 독특한 방식의 수업을 이어간다. 주로 이민자들 혹은 이민 2세인 청소년들로 이뤄진 학교. 바흐만 선생님은 사회와 가정의 괴리, 언어와 문화의 격차를 겪는 이민자 아이 모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 인내심과 존중으로 아이들 각자의 내면의 빛을 이끌어내고 때로는 그저 친구가 된다. 그리고 개인의 이기심이 아닌 서로 격려하고 돕는 공동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2021 베를린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평균 연령 70대' 강릉 명주동 어르신 일상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

강릉 명주동 어르신들의 모임 '작은정원'이 공동연출한 다큐멘터리다. 명주동 언니들이라 불리는 그들은 자신의 일상을 카메라로 기록하며 직접 인터뷰어가 돼 카메라 앞에서 지난 세월을 회상한다. 젊은 시절의 일들, 남편과 자식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현재의 삶에 대해 어떤 격식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난해 '우리동네 우체부'로 평창을 찾았던 이들이 다시 들려주는 이야기. 학창 시절, 결혼식, 아이의 첫돌을 기록한 흑백 사진을 보여주며 꿈 많던 시절을 꺼내는 장면이 뭉클함을 안긴다. 평균연령 70대이지만 매일 배우고 움직이고 나누고 있다는 그들 존재 자체가 생각할 지점을 안긴다.

이현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