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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여기 서면 인생샷]해발 540m 쾌속질주 짜릿한 비명 지르는 행복한 나를 만나

스피드 만끽 '횡성 루지체험장'

 

 

■세계 최장 코스 짜릿한 속도체험='한우 마을' 우천과 '찐빵 동네' 안흥을 잇는 국도 42호선 전재구간이 터널로 신설된 후 옛 국도를 활용해 만든 루지체험장은 2.4㎞구간에 이르는 세계 최장 코스다.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의 고도차이는 140m다. 전재 정상은 해발 540m라고 한다. 조선시대 서울~강릉을 오가던 유일한 관동 옛길인 국도 42호선 폐도로를 추가적인 자연 훼손 없이 친환경 개발한 모범사례로 2020년 8월 개장한 루지 체험장은 특색 체험 관광지로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 모으고 있다.

루지(Luge)는 본래 썰매를 타고 1,000m가량의 얼음 코스를 활주해 시간을 겨루는 겨울 스포츠, 또는 그 썰매 자체다. 횡성 루지체험장에 있는 루지는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작은 바퀴를 달아 만든 썰매형 장비다. 스스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안전하다.

무동력으로 경사면을 이용해 평균 30㎞, 최대 시속 60㎞까지 달릴 수 있다. 안전을 위해 정해진 지정속도를 지키면서 출발점에서 골인지점까지 걸리는 시간은 7분가량이다. 잘 정비된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다 보면 '트릭아트' '폭포터널' '괴물나무' '동화나라' '우주터널' 등 테마구간이 설치돼 이색적인 즐거움을 준다. 루지는 모두 280대가 준비돼 있다. 전 코스에 충돌 대비 완충 안전시설이 갖춰졌다.

이용요금은 월~금요일 평일 1회 1만2,000원, 2회 2만1,000원이다. 주말과 공휴일, 7~8월 성수기에는 1회 1만5,000원, 2회 2만4,000원이다. 연중 상시 할인도 있다. 군인이나 횡성지역 숙박시설 이용객은 20% 할인된다.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단체할인은 30명에서 15명 이상으로 확대됐다. 이용권에는 횡성에서 사용할 수 있는 3,000원 상품권이 포함돼 실제 이용료는 낮아진다.

전국에서 횡성 루지체험장을 찾고 싶은 스피드 마니아들은 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을 빠져나와 10분 정도 국도로 이동하면 된다. 수도권 고객은 KTX 횡성역에서 내려 편리한 시내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지난해 8월 개장 이후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4만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몰렸고, 동절기 휴장을 거쳐 올 3월12일 다시 문을 열었다.

■횡성에서만 즐기는 먹거리·볼거리 체험=루지에 빼앗겼던 정신을 차리면 출출함이 밀려온다. 이때 전 국민이 잘 아는 횡성한우, 안흥찐빵, 더덕구이, 건진국수, 올갱이 해장국, 손두부, 청국장, 꿩만두 등 다양한 먹거리로 횡성을 맛보면 된다.

루지체험장에 인접한 오원저수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산중 호수의 진수를 즐길 수 있다. 태기산, 횡성호수길, 네덜란드 전적비, 안흥찐빵 모락모락마을, 안흥 삼형제 바위, 강림월현 은행나무밭, 노구소, 태종대 등 주변 명소들도 당신을 기다린다.

태기산은 진한의 마지막 왕, 태기왕의 숨결이 살아 있다. 신라의 박혁거세에 맞서 싸우다 태기산까지 후퇴한 태기왕이 쌓은 태기산성은 새로운 고대 왕국을 꿈꾸며 재기를 노렸던 곳이다. 태기왕의 군사들이 냇물에 갑옷을 씻었다는 갑천, 왕이 답사했다는 어답산, 패퇴하면서 햇살에 반짝이는 물줄기에 매료돼 흰물(수백)이라 감탄했다는 공근면 수백리, 무술을 연마한 병무산 등 곳곳의 지명에 태기왕의 역사가 담겨 있다. 횡성댐 공사 때 갑천면 중금리와 화전리에 철기 유적이 발견됐고 강림, 공근, 둔내, 횡성읍 일원에도 철기 유적이 있다. 태기왕의 발자취를 따라 횡성의 진면목을 즐길 수 있다.

횡성 호수길은 횡성과 원주권역 상수원 확보를 위해 건설된 횡성댐이 담수가 되면서 만들어진 횡성호 둘레를 걷는 코스다. 잔잔한 호수 위로 형형색색 봄에 핀 야생화와 푸른 새싹들의 싱그러움이 그대로 비춰 몽환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호수 둘레를 따라 6개 구간 총연장 31.5㎞의 코스가 조성됐다. 2019년 4.5㎞가 추가로 연결된 5구간은 모두 9㎞에 2시간가량 소요되는 산행길로 인기가 높다. 횡성 호수길 5구간은 소뚜레 게이트, 장터 가는 가족, 목공예품 등 예술 조형물이 코스 곳곳에서 방문객을 맞는다. 은사시나무 숲과 전나무 숲이 이색적인 풍광과 청량감을 더한다. 횡성댐 수몰민의 애환이 담긴 호수 주변에는 망향의 동산, 화성의 옛터 전시관도 색다른 휴식을 준다.

강림에 있는 노구소, 태종대 같은 명소도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고려 충신인 운곡 원천석 선생의 쫓고 쫓기는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봄꽃 가득한 횡성의 숲속에서, 인생길 같은 구불구불한 코스를 따라 루지의 스릴을 온몸으로 즐기며, 행복에 빠진 당신의 얼굴이 어떤 모습일지 확인해 보자! '원초적 당신'을 만난 후 돌아온 일상에서 횡성의 매력이 그리워지면 언제든 다시 찾으면 된다.

'횡성 루지체험장'은 늘 당신을 환영한다.

횡성=유학렬기자 hy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