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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하루 4만명…“몰려드는 제주 관광객, 그림의 떡”

여행사·전세버스 업계, 5인 이상 집합금지에 적자 허덕
“수학여행 시즌 대목도 사라져”…대형 음식점들도 울상

 

 

“관광객은 많은데, 우리에겐 그림의 떡이죠.”

하루 4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하며 도내 관광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지만, 단체 관광으로 먹고사는 여행사와 전세버스 업계는 눈물 마를 날이 없다.

제주형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5단계로 완화된 데 이어 최근 따뜻한 봄 날씨로 개별 관광이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직계 가족을 제외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는 계속 유지되면서 단체 관광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제주시 용담2동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이상율씨(54)는 코로나19 이후 모처럼 관광업계가 회복되는 모습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고 했다.

이씨는 “여행사는 단체 위주로 운영돼야 하는데,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코로나가 터진 지난해부터 예약이 끊긴 상황”이라며 “4인까지는 받을 수 있지만, 그 인원으론 대부분 개별 관광을 와 사실상 도내 모든 여행사가 개점휴업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씨는 “수입이 전혀 없는 탓에 렌터카 업체와 제휴를 맺어 여행사로 렌터카 예약 문의가 오면 대신 예약을 한 후 그에 따른 수수료만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에 따른 연말연시 특별 방역 대책의 하나로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시행됐고, 방역당국은 이 조치를 다음 달 2일까지 연장했다. 

도내 전세버스 업계도 관광객이 몰리는 게 마냥 달갑지 않다.

단체 관광 전멸로 매출이 사실상 0원인 상황에서 연중 대목인 4~6월 수학여행 시즌이라도 기대했는데, 이마저도 물거품이 됐다. 

도내 전세버스 업체 관계자는 “예년이었으면 전국 각지에서 오는 수학여행 팀들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냈을 텐데 예약이 하나도 없다”며 “업체 대부분이 버스를 할부로 구매하고, 감가 발생으로 일을 하지 않으면 빚만 늘어나 손님이 없어도 문을 닫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버스 업계에 따르면 과거에는 봄·가을 성수기 수학여행 시즌을 포기하면서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도내 업체가 드물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학교 통학버스 입찰을 따내는 것도 업체끼리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제주에 대기업이 많지 않아 회사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도 쉽지 않다”며 “도내 전세버스 업체 60여 곳 가운데 회사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업체는 2, 3곳 정도뿐”이라고 했다.

단체 관광객이 주 고객인 대형 음식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도내 한 갈치 전문 음식점 관계자는 “렌터카나 호텔은 관광객들로 가득하다는데, 부럽기만 하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 여파가 하루빨리 사그라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진유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