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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경도에 ‘여수판 엘시티’ 짓나

미래에셋 컨소시엄, 설계 변경
마리나 시설 계획 백지화 하고
타워형 레지던스 조성 9월 분양
부동산 사업 속도·관광시설 뒷전

 

여수 경도 관광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인 미래에셋컨소시엄(이하 미래에셋) 측이 당초 계획했던 마리나시설을 백지화하고 대신 최고 29층짜리 타워형 레지던스를 조성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광양만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이미 사업안변경 승인까지 받고 전남도 건축·경관위원회 심의를 신청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미래에셋 측이 국비·지방비를 투입해 연륙교 설치가 결정된 뒤 당초 약속한 관광시설은 취소하거나 소극적인 반면 주거시설을 분양해 수익을 올리려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관할청인 광양만경제자유구역청, 여수시 등이 사업 변경 타당성을 검증해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사업자 측의 입장만을 반영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일 전남도와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측은 지난 3월 경도해양관광단지 숙박시설 1단계(타워형 레지던스) 사업에 대해 전남도 건축·경관위원회 심의를 신청했다. 해당 사업안 심의는 이달 21일로 예정돼 있다. 미래에셋측은 전남도 심의를 거쳐 교육환경평가(도교육청), 건축허가(광양만경제청), 구조안전심의(전남도)를 받아 올 6~7월 사업 착공, 9~10월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도 내 초등학교도 인근으로 옮겨 설치하고 해당 부지에 6성급 특급 호텔 착공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6만5000㎡의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29층 규모의 타워형 레지던스 1184실(11개동)을 짓겠다는 것이다. 47평(155㎡)부터 최대 85평(280㎡)형 규모로, 여수 내륙 국동항과 연결하는 연륙교의 경도 진입부 주변이 예정부지다. 접근성과 조망권이 뛰어나 분양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당초 마리나시설 예정부지에 타워형 레지던스 사업 추진이 가능했던 것은 광양만경제청이 지난해 10월 경도지구 개발·실시계획 변경 승인을 해줬기 때문이다. 여수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그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래에셋측은 또 경도초교를 인근으로 이설하고, 오는 2022년까지 6성급 호텔 착공에 나선다는 세부 계획도 세웠다.
 

또 당초 제출한 투자 계획서에 명시된 ‘런던아이’와 같은 대관람차를 폐지했으며, 돌산과 경도를 잇는 케이블카 조성 여부도 분명한 추진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무소속)은 최근 시정질문에서 “1조2000억원이 투입돼 대대적 개발이 추진 중인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사업이 시민사회가 우려했던 부동산 투기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미래에셋이 경도에 투자하는 목적이 결국 지가 상승에 따른 차익과 부동산 개발 이익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최무경 전남도의회 안전건설소방위원장(더민주·여수4) 역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경도 사업 착공식에서 세계적인 관광단지를 만든다고 했는데 정작 돈 되는 숙박시설만 속도를 내고 있다”며 “주민들의 비판 여론을 바탕으로 의회에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광양만경제청 측은 “미래에셋측이 사업성 등 사업 전반을 고려해 사업 우선순위를 정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경도 사업이 당초 목적대로 진행되도록 관리감독하겠다”고 해명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